매 작품마다 역대급...염혜란, "항상 본질에 닿아있는 배우 될 것"

매 작품마다 역대급...염혜란, "항상 본질에 닿아있는 배우 될 것"

  • 기자명 박영선 기자
  • 입력 2023.08.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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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걸'에서 아들을 잃고 광기에 휩싸인 '김경자'로 열연
'더 글로리'·'마스크걸' 연이어 찬사...믿고 보는 배우
"시대적 흐름 잘 만났다...배우로서 쓰임 많아졌다고 느껴"

배우 염혜란 (사진=넷플릭스 제공)
배우 염혜란 (사진=넷플릭스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기자] 폭발적인 연기로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은 배우 염혜란이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에 출연한 소감과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배우 염혜란의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드라마 ‘도깨비’, ‘동백꽃 필 무렵’, ‘경이로운 소문’,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등 참여하는 작품마다 인상 깊은 연기로 시청자를 붙들었던 염혜란이 ‘마스크걸’의 김경자 역으로 돌아왔다. 

‘마스크걸’에서 염혜란은 아들의 복수를 위해 장총을 들고 서슬 퍼런 눈으로 주인공을 쫓는 ‘김경자’를 연기하며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어긋난 모성애와 분노에 휩싸인 한 노인의 처절한 복수심을 모두 표현한 염혜란은 “역시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굳히며 찬사를 받고 있다. 

카페에서 마주한 배우 염혜란은 ‘마스크걸’에서 받은 호평에 대해 “같은 일을 하는 주변인들에게 연락이 많이 온다. 대중분들이 주시는 사랑도 감사하고, 동료들이 좋다고 말해주는 게 큰 응원이 됐다”라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극중 ‘김경자’는 아들 주오남(안재홍 분)의 죽음 이후 멈출 수 없는 복수전을 시작하는 인물이다. 그는 주변에서 볼 법한 노년의 어머니이면서도, 일말의 타협 없이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킨다. 사랑과 죄책감, 집착과 광기 등 많은 감정 위에서 거친 외줄타기를 펼치는 다층적인 캐릭터. ‘김경자’는 ‘마스크걸’ 세계를 지탱하는 단단한 기둥 중 하나다. 

일부에서는 ‘김경자’가 작품의 주인공 같다는 후기도 등장했다. 염혜란은 “이 호평이 백 프로 찬사처럼 들리지는 않았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주인공 김모미 역을 세 명이 나누어 연기하면서 김경자의 분량이 늘었다. 김모미 역을 연기한 배우들이 더 어려웠을 것이다. 오히려 김경자는 한 인물로 이어져서 연기할 때 이 인물로 살고 있는 느낌이 들더라”라고 짚었다. 

또한 “멀티 플롯으로 가면서 각 회마다 주인공이 달라지는 재미가 있다. 그 회차의 새로운 주인공이 나타나고 이야기의 전체적인 궤가 맞춰진다. 모든 인물이 선을 넘는 지점이 있어 한 사람만 응원할 수 없는 구조”라며 ‘마스크걸’의 관전포인트를 꼽았다. 

쏟아지는 호평 중 “김경자가 되어버렸다”라는 말이 가장 좋았다고 언급한 염혜란은 “사건의 실마리가 김경자의 모성애이기만 해서는 안된다고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모든 해결책이 모성애로 귀결되지 않고, 캐릭터가 전형성에 빠지지 않게 접근했다. 김경자의 편협함이 모성애로 발현됐지만,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자신만의 프레임으로만 보는 모습이 계속 표출된다”라며 역할에 다가가게 된 출발점을 짚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김경자 역을 소화하기 위해 염혜란은 노인 분장을 시도하기도 했다. 덕분에 노년의 김경자가 지닌 카리스마가 한층 빛을 발했다. 그는 “제 본 모습보다 분장한 김경자가 더 멋있었다. 배우가 가장 아름다울 때는 그 인물 같을 때다. 분장 덕분에 가장 자유롭게 얼굴을 쓸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자’의 복수는 처절하고 잔인하다. 자신이 아들을 잃은 것처럼, 김모미의 딸 김미모를 해치기 위해 13년에 걸쳐 따라다닌다. 

염혜란은 “김경자는 미모가 손녀인 줄 모른다. 그래서 더 비극적”이라며, “알았다면 과연 미모를 인정했을까 싶더라. 하지만 아들 오남이에게 했던 것과 똑같이 대하지 않았을까. 지긋지긋한 사랑이 시작되고 미모를 더 집착할 수도 있을 것 같다”라며 캐릭터를 다시 한번 곱씹었다. 

배우의 디테일을 통해 김경자의 어긋난 모성애가 한층 도드라지기도 했다. 그는 “김경자는 아들 주오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제대로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던 사람이다. 차안에서 주오남이 자신을 원망하는 환영을 볼 때에도 원래는 김경자가 부정만 하는 장면이었는데, ‘미안하다’는 대사로 바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라며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 

배우 염혜란 (사진=넷플릭스 제공)
배우 염혜란 (사진=넷플릭스 제공)

1999년 극단 ‘연우무대’에서 연극 데뷔, 2003년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으로 영화에 데뷔한 염혜란은 오랜 시간 많은 작품을 통해 관객을 만나왔다.

2016년 드라마 ‘도깨비’를 시작으로 ‘동백꽃 필 무렵’, ‘경이로운 소문’, 영화 ‘빛과 철’, 넷플릭스 ‘더 글로리’, ‘마스크걸’에 이르기까지 이제는 흥행 보증 마스코트로 떠올랐다. 

그는 최근 출연한 작품에서 호평 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 “시대적 흐름”을 꼽았다. “낯선 얼굴도 몰입할 수 있고, 평범한 누군가가 나오기를 바라는 시청자 분들의 요구가 있는 것 같다. 그 덕분에 여성 캐릭터들도 풍부해지고, 저의 쓰임도 많아졌다고 느낀다. 오히려 젊었을 때보다 더 잘 쓰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염혜란은 “천의 얼굴, 천의 배우가 있는 게 아니라 천의 작품만 있다”라고 짚었다.

그는 인터뷰의 끝으로 “배우는 유행도 타는 것 같다. 지금 핫하다는 말이 좋은 말 같지만, 살짝 지나면 촌스럽게 보일 수도 있다. 저는 한때 유행이 아니라 클래식이 됐으면 좋겠다. 기술적인 부분이 모자랄지라도, 언제나 본질에 닿아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지금 쓰임이 곧 신선하지 않게 될 수도 있지만 늘 이런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라며 연기를 향한 진심을 꺼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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