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 공사중인 광화문 월대 밑에서 조선전기 흔적 나와

복원 공사중인 광화문 월대 밑에서 조선전기 흔적 나와

  • 기자명 한휘 인턴기자
  • 입력 2023.05.3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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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발굴조사를 마치고 공개된 광화문 월대 유적지.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5일 발굴조사를 마치고 공개된 광화문 월대 유적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인턴기자] 고종 시기에 조성된 월대 자리에서 조선 초기의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발견되었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서울문화재연구소는 30일 광화문 월대 유적지 일대에서 진행한 추가 발굴조사의 성과를 알렸다.

특별히 눈에 띄는 성과는 광화문 월대 하부에 고종(재위 1863~1907) 재위 시기보다 앞선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구(遺構·옛 건축물의 잔존 흔적)를 일부 확인했다는 점이다.

이전 조사에서 월대가 고종 재위기에 형성된 사실이 이미 알려졌지만, 이번에 발굴한 유구는 그보다 앞선 조선전기의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확인된 유구는 사각형 석재를 중심으로 양쪽에 남북방향으로 석재를 열을 맞춰 깔아 둔 형상으로, 이는 차일(遮日·궁중 행사에서 햇빛을 가리기 위해 사용되는 장치)을 고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경복궁 근정전이나 종묘에서도 유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연구소는 이러한 형태의 유구가 다른 탐색 구역에서도 일부 확인되는 점을 들어 월대 유적 아래에 유사한 양상의 조선전기 유구가 분포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월대 아래에서 확인된 조선전기 유구. (사진=문화재청 제공)
월대 아래에서 확인된 조선전기 유구.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와 함께 연구소는 “기록상으로만 존재했던 광화문 앞 공간 활용에 관한 물적 증거가 처음으로 확인된 사례”라고 알렸다.

이미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재위 1418~1450), 중종(재위 1506~1544) 재위기에 광화문 밖 공간에서 행사를 연 기록이 남아있었는데, 그 증거가 될 법한 흔적이 처음 발굴된 것이다.

더불어 연구소는 이번 발굴을 통해 광화문 밖 공간의 유적지 퇴적양상이 자연층에서 조선 전기(14~16세기), 조선 중·후기(17세기 이후), 월대 조성층(19세기)을 거쳐 근현대 도로층(20세기)의 순서로 형성되었음을 확인했다고 알렸다.

이어 연구소는 조선 중·후기 유구의 파괴 정도가 심하고 민가 흔적이 있는 점 등을 들어 임진왜란 이후 경복궁이 방치되어 있던 상황을 엿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조선전기부터 광화문 앞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했고, 임진왜란 이후 경복궁이 방치되며 광화문 앞 공간도 관리되지 않던 것을 고종 재위기에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월대를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성과를 알리며 “향후에도 발굴조사 자료를 정밀하게 분석해 조사·연구를 진행함으로써 국민이 우리의 역사문화 공간을 바로 알고 충분히 향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일제강점기에 해체된 것으로 알려진 광화문 월대는 지난달 25일 유구에 관한 일차적인 발굴조사를 마쳤다.

추가 발굴조사와 함께 복원 공사를 진행 중인 월대는 오는 10월 그 모습을 다시 드러낼 예정이다.

월대 유적지의 퇴적양상. (사진=문화재청 제공)
월대 유적지의 퇴적양상. (사진=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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