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허문 ‘대한제국 영빈관’…덕수궁 돈덕전 복원 마쳐

일제가 허문 ‘대한제국 영빈관’…덕수궁 돈덕전 복원 마쳐

  • 기자명 한휘 인턴기자
  • 입력 2023.05.2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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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사라진 뒤 100년 만에 재건
단계적 공개 거쳐 올 9월 정식 개관

지난 22일 제막식에서 공개된 돈덕전 전경과 현판 (사진=연합뉴스)
지난 22일 제막식에서 공개된 돈덕전 전경과 현판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인턴기자] 일제에 의해 사라진 대한제국의 ‘외교 무대’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문화재청은 22일 오전 11시 서울특별시 중구 덕수궁 돈덕전 앞에서 현판 제막식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5년간의 복원 공사를 마친 돈덕전의 재건을 기념하고자 열렸다.

돈덕전은 덕수궁 석조전 뒤편에 있는 서양식 2층 건물이다. 당초 고종 황제(재위 1863~1907)의 즉위 40주년 기념 행사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1902년경 건축된 것으로 전해진다.

즉위 40주년 기념행사가 무산되면서 돈덕전은 외교를 위한 교류 공간으로 쓰였다. 청와대 영빈관과 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1907년 고종 황제가 일제에 의해 강제 퇴위 된 후 융희황제 순종(재위 1907~1910)이 즉위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제가 대한제국을 병탄해 식민지로 삼으며 돈덕전은 쓰이지 않는 건물이 되었고, 1920년대 일제가 건물을 허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 궁내청 사진첩에 있는 과거 돈덕전의 모습 (사진=문화재청 제공)
일본 궁내청 사진첩에 있는 과거 돈덕전의 모습 (사진=문화재청 제공)

덕수궁 일대를 공원화하는 사업을 추진한 일제는 돈덕전을 허물고 그 자리에 어린이를 위한 유원지를 조성했다.

광복 이후로는 덕수궁관리소 등 임시 건물이 들어섰으나, 덕수궁을 복원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굴조사를 위해 철거되었다.

돈덕전은 2015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덕수궁 복원정비사업의 일환으로 2017년부터 발굴조사에 들어갔다. 조사를 통해 발굴된 타일·벽돌 등 유구(遺構·사라진 건축물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흔적), 남아있는 사진 자료 등을 토대로 건물 위치와 외형 등을 추정해 2019년부터 복원 공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준공된 돈덕전은 주변 정비와 조경 공사까지 최근 모두 마쳤다. 이를 기념하고자 문화재청은 현판 제막식을 열고 돈덕전의 복원을 기념했다.

제막식에서 공개된 현판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보존하고 있는 원본 현판을 실측해 전통 안료를 사용해 만든 복제본이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제막식에서 "돈덕전은 과거 고종 즉위 40주년 기념 행사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건립되었고, 이후로는 나라의 외교를 위한 영빈관과 알현관으로 사용된 역사적인 건물"이라며, "가슴 아픈 역사로 인해 훼철된 후 아동 유원지로 쓰인 과거를 지닌 곳"이라고 돈덕전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역사 속 한 장면으로 사라졌던 돈덕전의 재건을 기념하는 현판을 제막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제막식 이후 본격적인 내부 전시 준비에 들어가는 돈덕전은 오는 9월 개관식을 열고 관람객들을 받는다.

이에 앞서 7월부터는 돈덕전을 비추는 경관 조명을 야간에 상시로 켜고 주변 일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복원된 돈덕전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복원된 돈덕전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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