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의 슬픔…K팝 시장의 이면,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아이돌의 슬픔…K팝 시장의 이면,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 기자명 신수정 기자
  • 입력 2023.05.1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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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아이돌들의 슬픈 결심이 계속되고 있다.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난 20일 보이 그룹 ‘아스트로’의 멤버로 활동하던 가수 문빈이 전날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가 들렸다. 경찰은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고, 그의 소식에 많은 팬이 슬퍼했다.

문빈의 죽음은 이후 한국뿐만 아니라 외신들도 크게 충격을 받으면서 이번 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뉴욕 타임즈는 “문빈의 죽음은 K팝 시장의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고, 영국 가디언은 “K팝 스타는 10대 초중반의 어린 나이에 소속사에 들어온다. 이후 엄격한 노래와 춤 연습으로 하루를 보내며 통제된 삶을 살아간다”고 전했다. 

외신들의 말처럼 누구보다 반짝이는 K팝 스타들에게는 극단적인 이면이 존재한다. 2010년대 후반부터 아이돌 가수의 극단적 선택이 뉴스 속보를 보면 알 수 있다. 2017년 그룹 샤이니 종현을 비롯해 2018년 그룹 백퍼센트 민우, 2019년 그룹 에프엑스 설리, 그룹 카라 구하라까지 안타까운 죽음들이 있었다.

그들의 극단적 선택에 이유는 개인의 사생활이기에 대부분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는다. 이에 그들이 죽음을 택한 이유를 추정할 수밖에 없는데, ‘우울증’을 그 원인으로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통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는 계기로 특정되는 원인이 없을 경우에는 정신건강의 질병을 강하게 의심하기 때문이다.

일단 이들은 연습생 시절부터 치열한 경쟁 중심의 구도에 놓여 있다. 그러다 보니 심적으로 과할 정도의 스트레스와 불안감, 좌절감, 자존감 결핍 등을 안은 채 살아가는 법을 강요당한다. 

이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정상에 오르더라도 상처를 받지 않거나 이전에 받았던 상처가 치유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욱더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게 된다. 대중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심한 악플이 달리는 등 혹독한 질책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화려하게 빛나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대가로 계속 수많은 상처들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아이돌은 대중들의 의견이 아주 중요하다. 대중의 관심이 있어야 돈을 벌 수 있고, 직업도 유지된다. 관심을 받지 못한다면 잊혀지고 사라진다. 따라서 아이돌은 대중의 사랑을 받기 위해 비현실적인 모습으로 자신을 꾸민다. 자신의 의견과 생각은 죽인 채 사람들이 원하는 방식에 자신을 꿰맞추는 것이다.

또 이들의 죽음은 슬픔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된다. 그 이유는 K팝을 소비하는 주 연령층이 10~20대라는 점이다. 아직 단단하게 성장을 끝내지 못한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 아이돌의 죽음은 팬으로서 마주하는 비보만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의 부재로 다가오게 된다. 아이돌의 극단적 선택은 그들에게 단순한 슬픔 그 이상의 큰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아이돌들의 영향력과 인기는 날이 갈수록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또 이를 즐기는 대중들의 정신적 성장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까지도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 지점에서 우리는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몇 개 기획사가 방송과 대중문화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들만의 리그에서도 경쟁은 치열하다. 그런 매커니즘에서 설령 일부라도 아이돌의 삶은 경도당할 수 밖에 없다. 

차제에 우리 대중문화가 대중은 없고 공허한 팬덤을 빙자해 붕어빵 찍기식 대중문화를 양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반성해야 한다. 과연 ‘대중문화 산업’과 ‘대중문화’ 괴리감은 어느 정도인지, 그 거리만큼 공존한 대중문화와 K팝문화의 문제는 무엇인지,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분석과 대안 마련이 시급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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