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의 벽' 김민재, 한국 최초 세리에A 우승

'나폴리의 벽' 김민재, 한국 최초 세리에A 우승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3.05.05 12:42
  • 수정 2023.05.0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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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리그 데뷔 첫 시즌 리그 우승 달성
핵심 수비수로 맹활약하며 팀 리그 최소 실점 견인

(사진=나폴리의 김민재가 5일(한국시간) 우디네세전 무승부로 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경기장에 난입한 팬들과 함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사진=나폴리의 김민재가 5일(한국시간) 우디네세전 무승부로 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경기장에 난입한 팬들과 함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한국 선수 최초의 세리에A 우승자가 탄생했다.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가 그 주인공이다.

김민재의 소속팀 나폴리는 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우디네 소재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열린 우디네세와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33라운드 경기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25승 5무 3패를 기록한 나폴리는 승점 80을 획득, 2위 라치오(승점 64)와 승점 차를 16으로 벌렸다. 라치오가 남은 5경기를 모두 이겨도 승점 15 획득에 그치기에, 나폴리의 우승이 확정됐다.

나폴리가 세리에A에서 우승한 건 아르헨티나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가 뛰었던 1989-1990시즌 이후 33년 만이다. 1986-1987시즌 포함 통산 세 번째 우승이기도 하다.

이날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며 나폴리의 정상 등극에 힘을 보탠 김민재는 유럽 빅 리그 데뷔 시즌부터 우승을 경험하게 됐다. 유럽 5대 빅 리그 중 세리에A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 건 김민재가 처음이다. 

김민재는 올 시즌 팀이 치른 리그 33경기 중 32경기에 선발로 나서며 핵심 중앙 수비수로 활약했다. '철기둥'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김민재의 수비 덕분에 나폴리는 33경기서 23골만 내주며 리그 최소 실점도 기록 중이다.

나폴리는 지난 시즌까지 팀 수비의 중심이었던 칼리두 쿨리발리를 첼시로 떠나보낸 뒤 그 대체자로 김민재를 택했다. 다만, 영입 초기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나폴리에 오기 전 K리그 전북 현대, 중국 베이징 궈안,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등에서 뛰며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유럽 빅 리그는 처음이었기 때문. 

나폴리의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회장도 5일 스포츠 매체 디애슬래틱이 공개한 인터뷰서 "김민재를 영입할 때 아무도 우리를 믿지 않았다"라며 "일부는 믿었지만, 이적을 둘러싸고 팬들의 여론과 불만을 뒤집을 정도는 아니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나 김민재는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하며 빠르게 팀의 중심이 됐다. 190cm가 넘는 큰 체격이지만, 빠른 주력을 앞세워 중앙성 너머로 뛰쳐나가 상대 패스를 끊어내는 예측 수비가 일품. 또 라인을 올렸을 때 뒷공간 패스가 들어오면 재빨리 달려가 상대 공격수들을 차단하는 모습도 올 시즌 내내 보여줬다.

지난해 9월에는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최초로 세리에A 이달의 선수에 뽑히기도 했고, AC 밀란과 경기서는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수비수 출신인 파울로 말디니를 놀라게 만드는 멋진 수비를 보여주기도 했다. 

해외 매체 역시 올 시즌 나폴리 우승에 있어 김민재의 역할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AP통신은 빅터 오세민,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와 함께 김민재를 지목했고, AFP통신 역시 '보이지 않는 영웅'이라며 김민재를 언급했다.

AFP통신은 "입단 초기만 하더라도 의문 부호가 달렸지만 지금은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라며 "올 시즌 나폴리 수비력의 상당 부분의 그의 공헌"이라고 김민재를 치켜세웠다.

결과로 보여준 김민재이기에 믿지 않았던 팬들도 이제는 경기장에서 '김'을 연호한다. 이날 우디네세전이 끝난 뒤에도 우승 축하를 위해 그라운드로 들어온 나폴리 팬들은 김민재를 향해 달려들었다. 팬들에 둘러싸인 김민재는 행복한 듯 웃으며 술래잡기하듯이 내달렸다.

경기 후 김민재는 개인 SNS를 통해 "우리가 이탈리아 챔피언"이라며 "역사적인 순간의 일원이 돼 행복하고 영광스럽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쿨리발리 대체자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팀 성적을 지난 시즌 3위에서 1위로 끌어올린 김민재는 자신의 몸값 역시 상한가로 만들었다.

유럽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김민재의 이적료는 5000만 유로(한화 약 731억원)로 추정된다. 이는 시즌 초반이던 지난해 9월 2500만 유로에서 두 배가 오른 수치다.

완벽한 빅 리그 데뷔 시즌을 보낸 김민재가 다음 시즌에는 얼마나 더 멋진 활약을 선보일지, 치솟는 몸값만큼 더욱 발전할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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