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결정전 더 뜨겁게 만드는 사령탑 수 싸움

챔피언결정전 더 뜨겁게 만드는 사령탑 수 싸움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3.05.02 11:37
  • 수정 2023.05.0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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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 SK의 자밀 워니(오른쪽)가 1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4차전서 안양 KGC의 대릴 먼로 상대로 돌파를 시도 중이다. / KBL)
(사진=서울 SK의 자밀 워니(오른쪽)가 1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4차전서 안양 KGC의 대릴 먼로 상대로 돌파를 시도 중이다. / KBL)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밖은 아직도 쌀쌀한데 코트 안은 한여름보다 뜨겁다. 두 감독의 치열한 수 싸움이 열기를 배가시키는 중이다.

안양 KGC와 서울 SK는 3일 오후 7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경기를 치른다. 

지난 1일 열린 4차전서 SK가 100-91로 승리하면서 시리즈는 다시 2-2 원점으로 돌아갔다. 1차전을 따낸 뒤 2~3차전을 내리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던 SK는 기사회생했고, KGC는 연승의 기운을 이어가지 못한 채 원정 3연전의 마지막을 맞이하게 됐다.

챔피언결정전이 시작되기 전 많은 이들은 KGC가 우위를 점할 것이라 내다봤다. 시작부터 끝까지 1위를 지키며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고, 주전부터 벤치 멤버까지 제 몫을 다했다. 김상식 감독의 리더십도 시즌 내내 선수들의 찬사를 받았다.

반면, SK는 지난 시즌 통합우승 멤버인 최준용이 부상으로 빠졌고, 안영준도 군 복무를 위해 팀을 떠났다. 원투펀치인 김선형과 자밀 워니가 건재했지만, 6강 플레이오프(PO)부터 치르며 올라오느라 체력적인 부담이 존재했다. 6강과 4강 PO 모두 3연승으로 끝냈어도, KGC보다 6경기나 더 치른 셈이기 때문. 경기 감각은 확실히 올라왔을지 몰라도 이틀에 한 번씩 열리는 챔피언결정전을 매 경기 풀타임 가까이 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SK는 1차전을 따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KGC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패배였다. 그리고 2차전부터 본격적인 사령탑들의 수 싸움이 시작됐다. 

(사진=안양 KGC 김상식 감독이 지난달 29일 열린 서울 SK와 챔피언결정전 3차전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KBL)
(사진=안양 KGC 김상식 감독이 지난달 29일 열린 서울 SK와 챔피언결정전 3차전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KBL)

1차전을 내준 KGC 김상식 감독은 2차전서 김선형의 수비를 문성곤에게 맡겼다. 김선형은 1차전서 22점을 올리며 워니와 함께 45점을 합작, 팀 득점(77점)의 절반이 넘는 점수를 책임졌다. SK의 모든 공격이 김선형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이에 시발점부터 틀어막기 위해 4년 연속 최우수 수비상을 수상한 문성곤을 붙인 것이다.

김상식 감독의 작전은 적중했다. 문성곤은 좌우 방향을 바꾸는 김선형 특유의 리듬 타는 드리블을 철저히 봉쇄했다. 찰거머리처럼 딱 붙어 김선형이 오른쪽으로 돌파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막았다. 왼쪽 공격을 강제당한 김선형은 그럼에도 10점 10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작성했지만, 그가 묶인 SK의 공격은 제대로 풀리지 않았고 KGC가 반격에 성공했다.

이어진 3차전서도 문성곤의 수비가 통했고, 변준형과 오마리 스펠맨의 침묵에도 박지훈과 대릴 먼로가 제 몫을 해주면서 KGC가 연승을 챙겼다. SK는 김선형에 대한 봉쇄로 코너 3점슛으로 풀어갔으나, 지친 모습이 역력했고 역전패하고 말았다. 3차전을 내준 뒤 SK 전희철 감독은 "더 이상 짜낼 게 없고, 바꿀 작전도 없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사진=서울 SK의 전희철 감독이 지난달 29일 열린 안양 KGC와 챔피언결정전 3차전서 작전 지시 중이다. / KBL)
(사진=서울 SK의 전희철 감독이 지난달 29일 열린 안양 KGC와 챔피언결정전 3차전서 작전 지시 중이다. / KBL)

그런데 "바꿀 작전이 없다"라던 전희철 감독의 말은 4차전 시작과 함께 거짓말로 드러났다. 김선형과 워니를 벤치에 두고 리온 윌리엄스, 송창용 등을 선발로 내보내며 변칙 라인업을 꾸려 나왔다. 올 시즌 김승기 감독의 고양 캐롯이 상대와 전력 차 극복을 위해 종종 썼던 방법이기도 했다.

특히, 최성원과 오재현이 함께 선발 출전했는데 이들은 1쿼터 초반 상대를 적극 압박했다. 여기에 최원혁도 SK 킬러라 불리는 렌즈 아반도의 체력을 갉아먹으며 후반 들어 김선형이 보다 편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들은 승부처에서 외곽포도 터뜨리며 SK 승리에 힘을 보탰다. 김선형과 워니 외 고루 터진 덕분에 시리즈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승리를 위해 작전을 쥐어짜내는 사령탑들의 지략 대결. 선수들의 명품 플레이와 함께 챔피언결정전의 재미를 더하는 최고의 흥행카드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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