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 환불 되나요?"...기발한 상상력 넘치는 '신이 나를 만들 때'

"이번 생, 환불 되나요?"...기발한 상상력 넘치는 '신이 나를 만들 때'

  • 기자명 박영선 기자
  • 입력 2023.04.2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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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삶에 건네는 재치 있는 위로
2022년 스토리움 우수 스토리 매칭 제작 지원 선정작

뮤지컬 '신이 나를 만들 때' 공연 사진 (사진=연극열전 제공)
뮤지컬 '신이 나를 만들 때' 공연 사진 (사진=연극열전 제공)

[대학로=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기자] “제 인생 망한 것 같은데, 환불 되나요?”

영수증도 없는 인생 환불 버라이어티를 담은 뮤지컬 ‘신이 나를 만들 때’의 막이 올랐다. 

28일 서울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뮤지컬 ‘신이 나를 만들 때’의 프레스콜을 진행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는 표상아 연출을 비롯해 김희은 음악감독, 배우 황한나, 정다희, 임진섭, 장윤석, 류찬열, 박새힘, 전혜주, 심수영, 정찬호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신이 나를 만들 때’는 신이 재료를 배합해 인간을 만드는 곳, 천상계 클라우드를 배경으로 한다. 불공평한 자신의 인생을 환불해달라고 요구하는 ‘악상’이 ‘신’ 앞에 나타나며 일어난 모험을 그렸다. ‘악상’에게 들어가야 할 재료가 신의 실수로 인해 ‘호상’에게 담겼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확장되는 독특한 모험담이다.

작품은 ‘신이 인간을 만드는 모습은 어떨지’, ‘어떤 재료로 나를 만들었을지’라는 궁금증을 바탕으로 한 인터넷 밈에서 출발했다. 2022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토리움 우수 스토리 매칭 제작 사업에 선정, 2년여의 개발 과정을 거치며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사후 세계를 디지털 공간으로 설정한 점이 눈길을 끈다. 클라우드, 휴지통, 바이러스, ID카드 등 신, 삶과 죽음 그리고 환생을 기발한 소재로 표현했다. 억울하고 힘든 순간, 혹은 인생에 관해 고민하면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을 파고들어 공감대를 만든 점이 관전 포인트다. 

뮤지컬 '신이 나를 만들 때' 공연 사진 (사진=연극열전 제공)
뮤지컬 '신이 나를 만들 때' 공연 사진 (사진=연극열전 제공)

표상아 연출은 작품에 대해 “기발한 각본들이 제게 많이 찾아와 감사하다”라며, “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현대판이라고 생각하며 작업했다”고 말했다. 

또한 무대 구성에 대해 “대극장에서 올려야 할 극이 아닌가 싶었다. 작은 공간에서 운영하기에는 필요한 장치가 많았다. 스토리가 굉장히 아날로그적이면서도, 이 공간을 설명하는 모든 용어가 디지털 용어다. 모든 소재를 연결해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신이 나를 만들 때’는 뮤지컬 음악의 전형적인 틀을 넘어 밴드 음악, 록, 팝송 등 리드미컬하고 익숙한 톤의 음악이 담겼다. 김희은 음악감독은 “코미디라는 장르가 쉽지 않기에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이 많았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어떻게 하면 더 다양한 사운드로 코미디를 잘 살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 쉽게 관객의 마음을 열 수 있는 넘버이지만, 리듬이 한정적이다보니 가사를 많이 넣어야 했다. 편곡 부분에서 많은 고민을 담은 작품”이라고 전했다. 

뮤지컬 '신이 나를 만들 때' 공연 사진 (사진=연극열전 제공)
뮤지컬 '신이 나를 만들 때' 공연 사진 (사진=연극열전 제공)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사후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신이 나를 만들 때’만이 가진 독특함이 선명하다. 천상계를 ‘클라우드’로 표현하며 인간의 생과 사를 디지털 세계의 문법에 맞게 해석한 점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인간을 만드는 천상계의 ‘신’은 흔히 상상하는 신의 모습과 사뭇 다른 캐릭터로 그려졌다. ‘신’ 역을 맡은 배우 황한나는 “처음에는 ‘신’ 역이 부담스러웠다”고 말하면서도 “작품에 등장하는 창조의 신은 전능자라기보다는 공무원 느낌이 더 강하다. 관객분들이 극중 신을 보고 자신이 잘못 만들어졌다는 생각을 하면 어떡하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약점이 강점이 될 때도 많다. 공연을 하면 할수록 많은 걸 찾아가고 있다”며 작품에 참여한 소회를 밝혔다. 

인생 최고의 날 삶을 마감해버린 불운의 아이콘 ‘악상’ 역을 맡은 배우 장윤석은 “작품에서는 판타지적인 요소로 인생을 환불한다는 소재가 등장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지 않나. 지친 일과를 마치고 공연을 보시면서 행복감을 갖고 다음 일상을 이어가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뮤지컬 '신이 나를 만들 때' 공연 사진 (사진=연극열전 제공)
뮤지컬 '신이 나를 만들 때' 공연 사진 (사진=연극열전 제공)

표상아 연출은 ‘신이 나를 만들 때’가 보여주고자 하는 점에 대해 “극중 ‘영’이라는 캐릭터가 질문을 많이 한다. 질문을 잃지 않는 힘이 삶에서 중요한 것 같다. 호기심을 가지고 계속 그 다음이 있을 것이라 믿고 질문하는 것. 어떤 일이든 뒷면이 있다는 걸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호기심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로 지친 삶에 위안을 전하는 뮤지컬 ‘신이 나를 만들 때’는 6월 11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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