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현장] 짜증 낸 페리, 죽어라 뛴 구탕과 커닝햄

[데일리현장] 짜증 낸 페리, 죽어라 뛴 구탕과 커닝햄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3.04.1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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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창원 LG의 레지 페리는 18일 열린 서울 SK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PO서 10분 출전 1점 1리바운드에 그쳤다. / KBL)
(사진=창원 LG의 레지 페리는 18일 열린 서울 SK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PO서 10분 출전 1점 1리바운드에 그쳤다. / KBL)

[잠실학생=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LG의 봄 농구가 4강에서 끝났다. 반전의 신호탄을 쏠 수도 있었던 3차전. 20점 넘는 리드 허용에도 1점 차까지 추격했던 LG이기에 외국선수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창원 LG는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서울 SK에 84-85로 패했다. 

이로써 정규리그 2위로 4강 PO에 직행했던 LG는 시리즈 전적 0-3으로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LG가 정규리그 2위로 4강 PO 직행한 것은 총 다섯 차례인데, 2000-2001시즌을 제외하면 그 끝은 모두 탈락이었다.

아울러 지난 2019년 4월 치른 인천 전자랜드(現 대구 한국가스공사)전 패배부터 시작된 PO 연패가 6경기로 늘었고, 2015년 3월 울산 현대모비스전을 시작으로 이어진 PO 원정 연패도 끊지 못했다. PO 잔혹사의 계속이다.

올 시즌 LG의 4강 PO는 2018-2019시즌 이후 4시즌 만에 밟은 PO 무대였다. 또 2013-2014시즌 이후 9년 만의 4강 PO 직행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3연패로 시리즈를 마친 것은 상당한 아쉬움일 수밖에 없다. 정규리그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준 아셈 마레이가 PO 직전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대체 선수로 영입된 레지 페리는 2차전서 31점을 넣는 등 활약하기도 했지만, 공수 모두 맹활약을 펼쳤던 마레이와 비교할 때 분명 아쉬움이 있었다. 

지난 2차전서 팀 동료 이관희와 신경전을 펼쳤던 페리를 두고 조상현 감독은 경기 전 "공을 누가 치고 나가느냐에 대해 분명히 정리했다"면서 "가드에게 공을 주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페리는 경기 초반 이를 잘 수행했다. 이재도에게 공을 주고 코트를 넘어가 스크린도 열심히 걸고, 몸싸움도 적극적으로 펼쳤다.

하지만 돌파와 리바운드 싸움에서 파울을 얻지 못하자 심판에게 강하게 불만을 표했고, 상대 선수를 의도적으로 잡으며 U파울을 범하기도 했다.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파울이었고, 무엇보다 프로 선수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저지른, 이른바 '욱'하는 파울이었기에 보기 좋지 못했다. 

(사진=창원 LG의 저스틴 구탕이 18일 열린 서울 SK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PO 3차전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KBL)
(사진=창원 LG의 저스틴 구탕이 18일 열린 서울 SK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PO 3차전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KBL)

이미 짜증이 난 페리는 리바운드 싸움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1쿼터 10분 동안 1점 1리바운드에 그쳤다. 오히려 그보다 신장이 13cm 작은 190cm의 저스틴 구탕이 골밑으로 달려들어 자밀 워니(199cm), 최부경(200cm)과 싸웠다. 구탕은 21점 차 리드를 내줬던 LG가 두 차례 1점 차까지 쫓아가는 득점을 만드는 등 추격전 선봉에 섰다. 시종일관 움직이며 공간을 찾아다닌 덕에 원정팬들을 열광케 만드는 3점슛도 넣을 수 있었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던 조상현 감독은 2쿼터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페리를 벤치에 앉혀뒀다. 대신 단테 커닝햄이 빈자리를 채웠다. 본인 말대로 후회 없는 경기를 치르기 위한 선택이었다.

정규리그서 평균 15분을 뛰었던 커닝햄은 이날 30분을 뛰며 9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기록을 남겼다. 23점 12리바운드의 워니에 비하면 아쉬울 수 있지만, 적극적인 리바운드 싸움과 동료를 활용하는 모습은 분명 페리 보다 좋았다. 

구탕과 커닝햄은 정규리그 내내 국내선수들과 함께 한 사이고, 페리는 PO를 뛰기 위해 긴급 수혈된 자원이니 팀 워크를 기대하면 안 된다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페리 역시 프로 선수다. 자기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아도, 경기에서 져도 끝까지 열심히 뛰는 선수가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이날 보여준 페리의 짜증 내는 모습은, LG의 시리즈 0-3 패배와 함께 상당한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그래도 조상현 감독은 페리를 감쌌다. 경기 후 조 감독은 "한국에 와서 힘들었을 텐데 고생했다"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PO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지만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많은 것을 느꼈고, 다음 시즌에 준비할 것을 배웠다. 내년에는 더욱 강한 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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