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설재혁 기자] 생애 첫 FA 자격을 획득한 김연경의 거취가 흥국생명으로 확정됐다. 이적 대신 잔류를 택한 그는 다음 시즌 반드시 통합우승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은 16일 "자유계약선수(FA) 김연경과 계약기간 1년, 총 보수액 7억 7500만원(연봉 4억 7500만원, 옵션 3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김연경은 내년에도 흥국생명의 분홍색 유니폼을 입고 인천삼산월드체육관을 누빈다.
한국배구연맹은 '매 시즌 출장 경기(경기 중 한 랠리에만 교체 출전해도 1경기 출장으로 인정)가 정규리그 전체 경기의 40%를 넘을 경우 1시즌 경과로 보며, 이 같은 조건을 5시즌(고졸 입단 선수의 경우 6시즌) 충족 시 FA 자격을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연경은 지난 시즌 중 프로 데뷔 이래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거취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다.
본래 김연경은 올 시즌 종료 후 현역 은퇴를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패해 통합우승에 실패한 뒤 선수 생활 연장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시상식에서도 "통합우승에 대한 갈망이 커졌다"면서 다음 시즌 우승에 대한 야망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김연경이 "통합우승이 가능한 팀에 입단하고 싶다. 친한 몇 명의 선수가 같이 가서 뛰자고 말하는 팀도 있다"면서 "조건을 낮추고서라도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이 된다면 그 팀으로 갈 수도 있다"라는 말을 해 '페이컷'을 통해 이적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김연경의 최종 선택은 흥국생명이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2005년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팀이다. 2009년 임대 선수 신분으로 일본으로 건너간 이래 11년간 터키, 중국 등 해외무대에서 활약한 시절을 제외하면 그의 V리그 소속팀은 언제나 흥국생명이었다.
김연경은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2020-2021시즌 흥국생명으로 복귀해 한 시즌을 치른 뒤 다시 중국리그에서 뛰었고, 1년 만인 2022-2023시즌 흥국생명으로 돌아와 코트를 누볐다.
김연경은 잔류 확정 후 구단을 통해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님의 다음 시즌 구상 계획이 흥국생명과 계약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이어 "2022-2023시즌 관중석을 가득 채워준 팬들의 함성이 생생하다"면서 "아쉽게 우승컵을 놓쳤지만 다음 시즌에는 꼭 들어 올릴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시즌 중반 흥국생명을 맡아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한 아본단자 감독도 김연경의 잔류를 반겼다. 그는 "기술 외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팀에 좋은 영향을 준 선수"라고 김연경을 치켜세우며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