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보다 소속팀 집중" 김민재, 지쳐버린 괴물

"대표팀보다 소속팀 집중" 김민재, 지쳐버린 괴물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3.03.29 12:31
  • 수정 2023.03.29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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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은퇴 시사로 해석될 발언…지난 1월부터 정신적 피로감 호소

(사진=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가 28일 열린 A매치 평가전서 우루과이의 마누엘 우가르테와 공을 다투고 있다. / 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김민재가 많이 지쳤나 보다. 정신적으로 무너졌다며, 대표팀 보다 소속팀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것으로 들릴 수 있는 발언이기에 시선이 집중된다.

김민재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A매치 평가전(1-2 패)이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그냥 힘들고, 정신적으로 무너져 있는 상태"라고 말한 그는 "대표팀보다 소속팀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축구협회와) 조율이 됐다고는 말씀 못 드리겠다. 이야기는 좀 나누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대표팀 소집되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이해되는 발언이다. 더 나아가 국가대표 은퇴를 시사한 것으로 읽힐 여지도 있는 그야말로 '폭탄 발언'이었다.

김민재는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대표팀에서의 목표로 "몸이 다하는 만큼 뛰지 않겠나"라고 말했었다. 하루 만에 정반대되는 말을 내뱉은 셈이다.

대표팀 수비진은 이번 3월 평가전을 2경기 4실점으로 마쳤다. 수비 에이스 김민재가 있었지만, 그 역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기대했던 나폴리에서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고, 특히 우루과이전에서는 후반 16분 무리한 태클로 상대 결승골의 시발점이 된 프리킥을 내주기도 했다.

김민재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의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것일 수 있다. 또 나폴리에서 거의 매 경기 90분을 소화 중이기에 대표팀 소집으로 인한 장거리 비행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자신을 대표팀 수비의 핵심이라고 계속해서 부르는 것에 대한 정신적 피로일 수도 있다. 이적설 때문은 아니라고 스스로 말했기에, 이외 다른 이유는 없어 보인다. 

김민재가 직접적으로 은퇴를 입에 올린 것은 아니지만, 여론은 그의 발언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은 그가 전성기인 26세의 나이로 은퇴를 고려한다는 것은 일반 국민들 상식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의 설명을 들어보면, 김민재가 대표팀 은퇴를 원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끝난 뒤 지난 1월부터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했다는 게 축구협회의 설명이다. 

즉 이번 발언은 대표팀 은퇴가 아닌 잠시 휴식을 원한다는 뉘앙스의 발언이라는 셈이다. 실제 김민재는 소속팀 나폴리에서 리그 우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동시 우승에 도전 중이다. 체력 고갈로 인한 경기력 저하 혹은 부상으로 인한 전력 이탈 등이 상당히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클린스만 감독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소집 직후 선수들과 일대일 면담을 진행했고, 김민재와 피로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후문이다. 대화는 문제없이 잘 풀렸다고.

클린스만 감독은 내달 유럽 출장길에 올라 유럽파 선수들의 기량과 몸 상태를 직접 점검한다. 나폴리를 방문해 김민재와도 만날 예정이다. 흔들리고 있는 김민재를 클린스만 감독이 잘 다독이는 게 이번 출장의 가장 큰 임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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