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의 전문가

인공지능 시대의 전문가

  • 기자명 조성겸 독자권익위원장
  • 입력 2023.03.2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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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욕타임즈의 컬럼에 미국 의대교수의 챗 지피티(ChatGPT) 사용경험이 소개되었다. 지피티에게 환자의 병력과 입원 이후의 여러 증상들을 의학용어로 알려주고 치료방법을 질문했는데, 챗 지피티가 제시한 치료방법이 해당 의대교수가 생각한 방법과 같았다고 한다. 또한, 뉴욕타임즈의 기사를 주고 요약하라고 했을 때 아주 정확하게 요약했다고 한다.

지피티 등장으로 학교 교육의 필요성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고, 장기적으로 의사와 같은 전문적인 일도 어느 정도는 챗 지피티가 대신할 것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컴퓨터 코딩을 배울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기계가 인간의 육체적 단순노동을 대신했듯이 이제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전문적 지식을 제공해 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그래서 챗 지피티에서 물어보았다. 우선 정보생산의 전문가인 과학자와 기자와 비교해 보라고 했는데, 챗 지피티가 한글로 다음과 같은 답변을 했다.

챗 지피티: 기자는 사건과 사실에 대해 조사하고 보도하는 전문가로, 정보를 수집하고 검증하여 정확하고 편견 없는 뉴스 기사를 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자의 역할은 대중에게 사실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과학자는 실험을 수행하고 과학적 방법론을 사용하여 가설을 검증하고 이론을 확인하여 인류의 지식을 발전시키는 전문가입니다. 과학자들은 연구에 참여하고 증거를 수집하고 데이터를 분석하여 결론을 도출합니다.

ChatGPT는 인공지능 언어 모델로, 훈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과 유사한 텍스트를 생성합니다. ChatGPT는 실험을 수행하거나 이론을 확인할 수 없으며, 기자처럼 사건이나 사실을 조사하거나 검증할 수도 없습니다. 대신, 다양한 언어 관련 작업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거나, 아이디어를 생성하거나, 텍스트를 생성하는 데 사용됩니다.

(따라서) ChatGPT를 종합 백과사전이나 정보 검색 엔진과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다양한 주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사용자는 그 정보의 정확성과 타당성을 판단하기 위해 비판적 사고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 답변에서 알 수 있듯이 과학자와 기자는 자신이 가진 정보나 이론을 관찰된 사실과 경험을 토대로 검증하지만, 챗 지피티는 자신이 제공하는 정보나 추론이 현실과 부합되는지를 직접 검증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챗 지피티를 백과사전에 비유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

지피티 : 맞습니다. 백과사전과 ChatGPT는 다릅니다. 백과사전은 검증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반면에, ChatGPT는 훈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론하고 텍스트를 생성합니다. 이로 인해 ChatGPT는 빠르게 정보를 처리하고 사용자의 질문에 응답할 수 있지만, 때로는 추론이 잘못되거나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피티: ChatGPT는 동일한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 능숙합니다. 예를 들어, ChatGPT를 사용하여 동일한 정보를 간결한 형태로 요약하거나, 자세하게 설명하거나, 시적인 언어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표현 능력은 콘텐츠 제작, 마케팅, 교육,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응용이 가능하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ChatGPT에서 생성된 텍스트의 정확성과 적절성을 항상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피티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없는 것인지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나온 챗 지피티 4.0은 이전 버전에 비해 놀라울 만큼 기능이 좋아졌다. 한글도 위의 답변에서 보듯이 상당히 잘 작성한다. 잘 활용하면 분야에 따라 우리 일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된다. 예컨대 기존의 사례를 찾아 정리를 한다던가 관련 이론을 찾아줄 수도 있다. 문서의 초안을 작성하면 그것을 보다 잘 정리해 줄 수도 있고, 외국어 자료도 요약해 줄 수 있다. 물론 챗 지피티 자체의 추론이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그 정확성은 반드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챗 지피티가 정보를 찾아서 요약해 주고 표현해 주는 것은 잘 도와줄 수 있겠지만, 전문가 일을 일부라도 대신할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오히려 챗 지피티가 발달하면서 전문가들이 과거 자료 검색이나 요약 등과 같은 일은 지피티에게 맡길 수 있게 되어 경험, 직관 및 판단능력을 갖춘 전문가들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볼 수 있다. 책에서 습득한 지식만으로는 전문가라고 주장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의 전문가가 갖추어야 할 역량이 달라지는 것이다.

조성겸(독자권익위원장·전 한국언론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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