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선수의 감정 절제와 표현력은 ‘또 다른 능력’

프로 선수의 감정 절제와 표현력은 ‘또 다른 능력’

  • 기자명 차혜미 기자
  • 입력 2023.02.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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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가장 주목받는 특급 신인인 한화이글스의 김서현이 정식 데뷔도 전에 팬들의 뭇매를 맞았다. 

김서현은 2023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됐다.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보유하며 즉시 전력감으로 꼽힌다. 김서현을 품에 안은 한화는 자연스럽게 그를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합류시켰다. 스프링캠프지에서 첫 불펜 피칭을 한 김서현은 가볍게 최고 시속 151km를 찍었다. 그를 향한 기대감과 관심이 더 커졌다. 

그러나 김서현이 본인의 SNS 비공개 계정을 통해 소속팀 코치의 지도 방향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팬들을 향한 비난 글도 있었다. 이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됐고 한화는 김서현과 면담을 거쳐, 본인 계정임을 확인한 뒤 3일 훈련 제외 처분과 동시에 구단 내규에 따라 벌금 징계를 부과했다. KBO리그 데뷔전도 치르기 전에 소속팀의 징계를 받은 것이다. 

징계가 끝난 후 김서현은 스프링캠프지 취재진 앞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정말 죄송하다”라며 “팬분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만 안겼다. 열심히 훈련하는 선배님들과 코치님들께도 정말 죄송하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그렇게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던 ‘SNS 논란’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김서현은 숙소에서 자숙을 시작한 첫날, 다시 SNS에 접속했다. 자신의 공개 계정으로 구단 SNS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 팬들은 다시 분노했다. “반성하고 있는게 맞나” “자숙 중 아닌가” 등 비난 댓글이 줄을 이었다. 김서현은 황급히 ‘좋아요’를 취소했지만 물은 이미 엎질러진 뒤였다. 

잊을 만 하면 선수들의 SNS 논란이 발생한다. KBO와 10개 구단은 매년 선수들에게 SNS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사건은 계속해서 터지고 있다. 

김서현의 한화 선배인 김원석은 2017년 SNS 파문으로 하루아침에 퇴출 됐다. 당시 김원석은 구단은 물론 한화 연고 지역인 충청도와 팬, 치어리더뿐 아니라 정치인까지 비하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밝혀지며 구단으로부터 방출조치를 받았고 야구계에서도 완전히 사라졌다.

2020년에는 삼성 라이온즈의 신인 내야수이던 신동수가 SNS에서 구단과 야구 관계자는 물론, 연고 지역과 장애인, 미성년자를 비하하는 막말이 담긴 비공개 게시물을 지속적으로 올렸다는 내용이 밝혀지며 역시 방출 조치를 받았다. 이외에도 SNS나 사생활 문제 등으로 크고 작은 도마에 오른 사례는 김서현 이전에도 많다.

아직 데뷔도 안 한 신인의 멋모르고 한 실수라고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기준이 높아지고 있다. 

프로 선수는 대중의 주목을 받는 직업이다. 선수 역시 사람이기에 때로는 불편도, 불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프로로서 감정 절제력과 표현력은 자기관리의 덕목이고 ‘또 다른 능력’으로 통한다. SNS 활동은 개인의 자유지만, ‘유명인의 자유’에는 필연적인 책임이 따른다. ‘유명인’은 ‘미디어’ 플랫폼을 거치면서 신뢰와 다양한 가치로 포장되고 청소년과 대중에 미치는 효과가 커진다. 김서현뿐 아니라 수많은 프로 선수가 수시로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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