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파헤치기] (49) 파키스탄 발전에 있어서 여성 역할의 중요성

[파키스탄 파헤치기] (49) 파키스탄 발전에 있어서 여성 역할의 중요성

  • 기자명 주한파키스탄대사관
  • 입력 2023.02.2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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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미라클’(miracle). 아프카니스탄에서 지난 2021년 8월 우리 정부와 기관을 도운 현지인 조력자와 그 가족들 390명을 국내로 이송한 군 수송 작전명이다. 수도 카불이 혼란에 빠지자 우리 군은 공군 수송기 3대를 아프카니스탄 인접 국가인 파키스탄으로 급파해 구조에 성공했다. 한국과 파키스탄이 수교 40주년을 맞았다. 본지는 파키스탄의 전통·음식·관광문화와 문화교류, 한국과 파키스탄의 민간·외교와 그 전망을 매주 1회씩 싣는다(편집자 주).

파키스탄의 건국자 무함마드 알리 진나(Muhammad Ali Jinnah)는 파키스탄의 성공에 있어 여성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며 동시에 여성들에게 기회가 얼마나 적은지 잘 알고 있었다. 파키스탄의 건국 기간 동안, 그는 나라의 발전에 있어서 여성의 기여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그는 1944년 3월 10일 알리가르 무슬림 대학(AMU)에서 열린 무슬림 연맹 회의 연설에서 “어떠한 국가도 그 나라의 여성들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영광의 최고점에 도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단지 은유적이거나 이념적인 것이 아니다. 

진나는 또 “우리는 악습의 희생자이다. 우리 여성들이 죄인처럼 집 안에만 갇혀 있는 것은 반인륜적인 범죄이다. 여성들이 이렇게 개탄스러운 상태에서 살아야 하는 것에 대해서 아무도 제재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말 그대로 여성들이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남성들과 더불어 함께 일하는 것과 여성들이 그렇게 하는 것을 방해하는 문화를 비판하고 있었다. 그러나 73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묘사한 평등을 향한 장애물은 여전히 존재한다. 진나가 경고했듯이, 만약 이러한 장벽들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다면, 그 장벽은 여성들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의 성장을 저해할 것이다.

파키스탄은 경제 발전에 있어 양성이 동등하게 참여하는 방향으로 진전을 이루었다. 여성 노동자의 참여율은 1997년 14%에서 2020년에는 거의 22%로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파키스탄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우리는 여전히 남성에 비해 여성 노동 참여율이 가장 낮은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2020년 세계 성별 격차 지수에서 151위를 기록해 성별 격차에서 56%만 좁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 여성들의 여건은 대체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경제 참여와 기회의 측면에서의 격차는 여전히 암담하다. 

파키스탄 경제가 농업 부문에서 서비스 부문으로 이동함에 따라 여성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서비스업은 풍부한 숙련된 인적 자본을 필요로 하는 소매업, 접객업, 교육, 엔터테인먼트, 금융, 행정, 통신, 기술 등의 모든 분야를 포함한다. 파키스탄의 경우 서비스업의 성장률이 농업과 산업 분야의 성장률보다 높고 GDP의 50% 이상, 전체 고용의 3분의 1을 조금 넘게 차지한다. 서비스 분야는 또한 세계 경제, 생산, 고용, 가치 창출 및 무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이다. 파키스탄이 인적 자본이 성공의 열쇠인 시대에 인력 기술의 50%를 낭비할 여유가 없다.

예를 들어, 베트남은 1980년대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그 지역의 성공 사례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경제적 번영 과정에는 베트남 여성의 역할이 크다. 베트남의 여성들은 전통과 문화적 관행을 따르면서도 베트남의 경제적 번영에 있어 남성과 동등하거나 더 큰 역할을 했다. 베트남 거리에서 오토바이를 탄 여성들이 남성들만큼 많고, 생계를 유지하고 경제에 기여하기 위해 일하러 가는 여성들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베트남이 여성 노동력에 대해 서구 국가들과 다른 접근법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베트남 정부는 여성에 대한 진보적인 노동 규준을 법제화함으로써 여성의 노동력에 대한 동등한 참여를 장려해 왔다. 여성을 엄마이자 아내인 동시에 노동자로 보는 젠더 정책을 제정했다. 2020년 베트남 노동법 제10장은 여성 고용인에 관한 구체적인 조항을 제시한다. 정부와 민간 기관들은 여성 직원들에게 아이 돌봄 시설과 더 많은 훈련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과 차별되는 점은 베트남에서 여성들에게 제공되는 산후보장제도이다. 임신한 근로자는 계약을 중단하거나 종료할 수 있으며 자녀 1명당 6개월의 출산휴가를 사용할 수 있고 그 이후에도 근로가 보장된다. 정부는 여성의 경제 성장에 있어 여성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동시에 어머니와 아내로서의 역할을 인식하고 있다.

베트남은 이상적인 서양의 제도를 뛰어넘어 무엇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연구 사례이다. 베트남은 개국 이래로 경제, 정치, 안보 문제로 가득했지만, 이후 지역에서 가장 큰 수출국 중 하나로 부상했다. 게다가, 노동력에서 있어서 베트남 정부의 여성에 대한 정책과 태도는 전통과 현대 중 하나를 선택하기 보단 전통과 현대성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었다. 

베트남과 마찬가지로 파키스탄도 일억 명의 노동자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파키스탄 경제의 미래는 서비스 분야에 달려 있고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더욱 수용 가능해졌기 때문에 여성들이 IT, 소셜미디어 마케팅, 콘텐츠 작성, 고객 서비스 등 신흥 분야에서 기술을 배우도록 장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이제 유튜브 비디오를 보거나 가상대학 과정에 등록하는 것만큼 간단해졌다. 따라서, 노동력에 대한 여성의 동등한 참여는 실리적일 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것이다. 오늘날 인터넷 시대에 여성들이 우리의 번영에 기여하는 것을 막고 있는 것은 우리의 문화적 제약이다.

2023년 현재 파키스탄은 기로에 서 있다. 호황을 누리는 서비스 분야에서 세계의 다른 나라들과 경쟁할 수 있고 경쟁해야 한다. 결국, 필요한 투자는 인프라나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수백만 달러가 아니라 교육과 기회의 평등이다. 파키스탄 인구의 절반이 이러한 노력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러한 노력을 하는 사람들에게 뒤처지게 될 것이다. 

글‧사진: 주한파키스탄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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