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마침내 '노 마스크', 드디어 '공동체 사회'?

[기자수첩] 마침내 '노 마스크', 드디어 '공동체 사회'?

  • 기자명 신수정 기자
  • 입력 2023.02.09 15:45
  • 수정 2023.02.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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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신수정 기자] 약 3년 만에 마스크 없는 맨얼굴로 집 밖을 나서는 날이 찾아왔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 곳곳에 여러 흉터를 남겼다. 국민의 60% 이상이 감염된 코로나19는 누구도 겪어보지 못했던 시대를 만들었다. 단순히 질병뿐만 아니라 다수의 국민들에게 '코로나 블루'라는 불안, 두려움, 무기력증 등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 이와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집단 통제를 불러왔으며, '마스크 세대'라고 불리는 어린이들은 마스크를 장기간 착용하면서 언어 발달, 관계 형성 등에 어려움을 만들었다. 

이렇듯 힘든 시간 뒤에 그토록 원하던 실내마스크 해제가 찾아왔다. 지난달 30일부터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2020년 10월 실내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지 이후 27개월, 약 2년 3개월 만이다. 

실내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조정되면서 대형마트, 백화점, 쇼핑몰 등 다중이용시설이나 수영장, 헬스장 등 운동 시설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대신 대중교통을 비롯한 병원, 약국 등 감염 취약 시설에선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이미 여러 국가에서는 일찌감치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OECD 회원국 중 마스크 착용 의무를 고수해온 국가는 한국뿐이었지만, 이번 조치가 내려지기까지 방역 당국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다.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발표 당시 환자 발생 안정화, 위중증·사망자 발생 감소, 안정적 의료 대응 역량, 고위험군 면역 획득 등 4개 지표를 제시하며 2개 이상이 충족될 시 중앙방역대책본부 논의를 거쳐 1단계 의무 해제를 검토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만큼 우리에게 찾아온 '노 마스크'는 감회가 더욱 남다르다. 이제 서울 도심 내 대형마트,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선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가게에서 울려 퍼지던 "실내에선 마스크 써주세요"라는 안내도 더는 들리지 않는다. 

뜨거운 열기와 관중들의 함성이 가득한 체육관에서도 평소보다 많은 맨얼굴들이 보였다. 그동안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지켜보던 감독들과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응원하는 팬들도 가벼운 얼굴로 경기를 지켜봤다. 친구들과 경기장을 찾았다는 한 팬은 "그동안 흥분하며 응원하면 땀도 차고 숨쉬기가 힘들었다. 이제야 좀 편하게 응원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물론 아직은 다수의 사람들이 실내 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2020년 초 코로나19 발발 이후 3년여 동안 마스크 착용을 해온 터라 단번에 마스크를 벗어 던지기는 어색하다는 입장이 많았다. 또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이기에 코로나19가 없던 이전으로 한 번에 돌아가기에는 아직 무리인 것이다. 

하지만 끝이 없을 것 같던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에 한 줄기의 빛이 보이게 된 지금이다. 집을 나설 때 귀중품처럼 챙기던 마스크를 두고 나서는 일, 많은 이들의 얼굴을 제대로 보면서 인사할 수 있는 일 등 영원히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마스크 없는 세상에 성큼 다가서게 됐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현재 진행 중이 아닌 마침표를 찍으며 사람들의 기억 속으로 사라져 가기를 바란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 서 있는 지금, 많은 이들이 바라던 일상으로 완전히 돌아가기 위해서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 진정한 '우리 공동체'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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