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두 얼굴의 일본…쓰레기 치우기와 욱일기 응원

[카타르 월드컵] 두 얼굴의 일본…쓰레기 치우기와 욱일기 응원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2.11.2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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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본 축구팬이 지난 27일(한국시간) 열린 코스타리카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경기에서 욱일기를 들고 응원 중이다. / 연합뉴스)
(사진=일본 축구팬이 지난 27일(한국시간) 열린 코스타리카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경기에서 욱일기를 들고 응원 중이다. / 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각종 세계 대회가 있을때 마다 쓰레기를 깔끔히 치우고 가 '질서있는 민족'이라는 소리를 듣지만, 욱일기를 꺼내들어 논란을 자초하기도 하는 두 얼굴의 국가 일본이다.

일본은 2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경기서 코스타리카에 0-1로 패했다.

앞서 1차전서 독일을 꺾으며 이변을 일으켰던 일본은 이로써 1승 1패가 돼 스페인과 최종전에 사활을 걸게 됐다.

이날 경기장을 채운 일본 팬들은 비록 패했지만, 분통 터지는 상황에서도 여느 때와 다름 없이 관중석 쓰레기를 깔끔히 치우고 돌아갔다. 독일전 당시에도 관중석을 깨끗히 청소해 외신의 주목을 받았던 일본 팬들은 각종 세계 대회가 있을때 마다 매번 청소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선수단 역시 라커룸을 쓰레기 하나 없이 정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같은 일본 팬들의 행동에 영국 신문 데일리메일은 "이번 월드컵의 진정한 승자"라며, "심지어 자국 경기가 아닌 카타르와 에콰도르 간 개막전 당시에도 경기장을 청소했다"라고 감탄했고, FIFA 역시 공식 SNS를 통해 "승패와 관계없이 언제나 존경스럽다"라고 치켜세웠다.

이쯤 되면 일본 팬들로서는 그냥 나가고 싶어도 주변 시선에 쓰레기를 꼭 줍고 나가야 할 정도.

(사진=일본 축구팬들이 지난 27일(한국시간) 열린 코스타리카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경기가 끝난 뒤 관중석을 청소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사진=일본 축구팬들이 지난 27일(한국시간) 열린 코스타리카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경기가 끝난 뒤 관중석을 청소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그러나 경기장에는 선행에 앞장서는 일본 팬만 있는게 아니었다. 욱일기를 들고 경기장에 출입해 눈쌀을 찌푸리게 만드는 이들도 있었다.

욱일기는 일본이 19세기 말부터 태평양전쟁 등 아시아 침략 전쟁을 펼칠 때 사용한 군대의 깃발이다. 일본의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인 셈이다.

유럽인들이 나치의 하켄크로이츠를 철저히 외면하듯이 과거 일본에 침략당한 아픈 역사가 있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욱일기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 역사적 상처를 들추는 행위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타리카전에서 일부 일본 팬들은 욱일기를 들고 응원했고, 또 어떤 이는 경기장에 욱일기를 걸려고 했다. 다만, 경기장 안전요원에 의해 제지 당해 관중석에 욱일기가 내걸리는 일은 없었다. 

욱일기 퇴치 운동을 펼치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SNS에 코스타리카전 욱일기 응원에 대해 "경기장 안전요원이 곧장 출동해 제지했다"면서, "이는 FIFA가 드디어 욱일기 응원을 공식적으로 제지한 것이라 아주 큰 의미가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FIFA는 지난 25일 열린 잉글랜드와 미국 간 조별리그 B조 경기 당시 십자군 복장으로 나타난 잉글랜드 팬들의 입장도 제한한 바 있다. 십자군 전쟁은 그리스도교 원정대와 이슬람 세력 간 벌여진 종교전쟁인데, 이를 아랍 지역 사람들이 볼 경우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FIFA의 판단이었다.

(사진=27일(한국시간) 열린 일본과 코스타리카 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경기에서 경기장 안전요원이 일본 팬의 욱일기 응원을 제지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사진=27일(한국시간) 열린 일본과 코스타리카 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경기에서 경기장 안전요원이 일본 팬의 욱일기 응원을 제지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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