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차혜미 기자] 지난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NC다이노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는 NC의 6-2 승리로 끝났으나, 경기보다 더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바로 양 팀의 유니폼이었다.
NC와 삼성은 같은 네이비색 계열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했다. NC는 공식 원정 유니폼인 네이비색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그러나 홈인 삼성은 흰색 유니폼이 아닌 세로 줄무늬가 들어간 네이비색 유니폼을 착용했다. 자세히 보니 삼성 유니폼이 NC 유니폼보다 조금 더 밝은 색상이었고, 줄무늬 형태로 점차 구분되기 시작했다.
홈 팀과 원정 팀의 유니폼 색이 겹치는 일은 올 시즌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kt위즈와 NC다이노스의 경기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원정팀인 kt는 예정대로 검정 원정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그런데 홈 팀 NC가 흰색 상의가 아닌 검정색 유니폼을 착용했다. 해당 유니폼은 NC가 '한산대첩 승전의 날' 스페셜로 입은 '충무공 유니폼'이다. NC는 이 유니폼을 1년에 두 번 가량 착용하는데 이날 kt와 색이 겹쳐버린 것이다. NC는 충무공 유니폼을 지난 4월 29일 한화와의 홈경기 당시에도 입은 바 있다.
이외에도 5월 1일 인천 두산-SSG전에서 양 팀의 유니폼 색깔이 겹쳤고, 4월 22일 사직 SSG-롯데전에서는 홈·원정 구분이 안 가는 밝은 색 유니폼을 입었다.
KBO 야구 규칙 유니폼 관련 규정을 살펴보자. 규정에는 "각 팀은 항상 고유의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각 팀은 홈 경기용으로 흰색 또는 유색, 원정 경기용으로 유색 유니폼을 별도로 준비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KBO 관계자는 "구단 특별 유니폼은 사전에 공문이 온다. KBO 사무국이 (공문을) 검토 후 승인한 뒤에 입기 때문에 규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스포츠 유니폼은 엇비슷한 디자인 같지만 종목별로 규정이 정해져 있다. 축구 유니폼에는 기본적으로 유색이 최소 1개가 포함되어야 하며, 백색 1개가 포함되어야 한다. 농구는 색 제한은 없지만 원정 경기용은 밝게, 홈 경기용은 어두운색을 쓴다.
최근 몇 년 새, 스포츠 구단들은 홈·원정 유니폼에서 벗어난 구단만의 아이덴티티가 들어간 스페셜 유니폼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올 시즌 SSG는 계열사와 협력해 스타벅스 유니폼·NBB(노브랜드버거) 유니폼 등을 출시했고 kt 역시 밀리터리 유니폼·쿨 서머 유니폼, 삼성은 선데이 유니폼, NC는 벚꽃 유니폼 등 팬들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유니폼을 출시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KBO 총재로 부임한 허구연 총재는 늘 '팬 퍼스트'를 외치고 있다. 시즌 시작을 앞둔 미디어데이에서도 허 총재는 "우리 프로야구는 심하게 표현하면 현재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며 "야구계 전체가 팬들을 위한 야구, 그 속에서 선수들 기량을 높여야 한다. 진정으로 팬을 위한 그런 서비스를 해야 하지 않나 본다"고 말했다.
다양한 마케팅과 팬들의 니즈 충족을 위해 유니폼이 다채로워지는 점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물론 야구팬들은 본인팀, 상대팀 유니폼 구별이 쉽다. 하지만 이제 막 야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이들이 색을 구별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는다면 이 또한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