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 영화 '오마주'..."그림자처럼 내게 중요했던 사람들을 생각해볼 기회"

[시사회] 영화 '오마주'..."그림자처럼 내게 중요했던 사람들을 생각해볼 기회"

  • 기자명 박영선 인턴기자
  • 입력 2022.05.15 14:19
  • 수정 2022.05.15 14:24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우 이정은의 첫 장편영화 주연작, '마돈나', '유리정원' 신수원 감독 작품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인턴기자] 영화 ‘미성년’, ‘기생충’ 등 다수 작품에 출연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떠오른 이정은의 첫 주연작 ‘오마주’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난 12일 용산아이파크몰CGV에서 영화 ‘오마주’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배우 이정은과 신수원 감독이 자리해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12일 용산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린 영화 '오마주' 언론배급시사회 현장 (사진=준필름 제공)
12일 용산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린 영화 '오마주' 언론배급시사회 현장 (사진=준필름 제공)

영화 ‘오마주’는 한국 1세대 여성 영화감독의 작품 필름을 복원하게 된 지완(이정은)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시네마 여행을 그린다. 영화는 ‘명왕성’, ‘유리정원’, ‘마돈나’ 등의 작품을 통해 국내 여성 감독 최초로 칸에 입성하며 주목을 받은 신수원 감독의 작품이다. 도쿄국제영화제, 트라이베카영화제, 호주시드니영화제, 영국글래스고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에 초청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으며, 피렌체한국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배우 이정은의 활약 외에도 지완의 가족으로 출연한 배우 권해효, 탕준상의 열연도 눈길을 끈다. 지완의 남편 역으로 출연한 권해효는 실감 나는 현실 생활 연기로 극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또한 ‘라켓소년단’, ‘무브 투 헤븐’에 이어 2022년 기대주로 떠오르는 탕준상 배우가 이들의 아들 역으로 출연해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는 거듭되는 투자 실패에 갱년기까지 맞아 슬럼프에 빠져 있는 지완이 우연히 아르바이트로 필름 복원을 하며 시작한다. 당시 검열로 인해 드문드문 끊어진 필름의 일부를 찾기 위해고투하던 지완은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을 긍정하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 지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영화인들의 발자취를 좇는 과정은 그 자체로 ‘존경, 경의’를 뜻하는 제목처럼 선배 영화인들의 삶에 박수와 찬사를 전하고 있다.

영화 '오마주' 스틸컷 (사진=준필름 제공)
영화 '오마주' 스틸컷 (사진=준필름 제공)

계속 영화를 하고 싶지만, 일을 지속하기 힘든 상황에 부딪힌 지완에게 오래전 사라진 필름을 찾는 일은 단순히 ‘아르바이트’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역사 너머로 잊혀진 옛 감독의 흔적을 찾아 헤매는 지완의 모습은, 마치 영화 일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 같다. 지완의 모습과 자연스럽게 겹쳐지는 ‘여판사’의 필름은 영화 중간에 자주 등장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오마주’의 주축이 되는 인물은 1960년대에 제작된 작품인 영화 ‘여판사’ 감독 홍은원이다. ‘여판사’는 홍은원 감독의 작품으로 1962년 당시 사회에 충격을 주었던 여판사의 죽음을 소재로 했다. 신수원 감독은 이 ‘여판사’가 굉장히 세련된 작품이라 평하며, 투자를 받았더라면 김기영, 이만희 감독 못지 않은 여성 거장이 탄생했을 것이라 말했다. 홍은원 감독은 인물을 다루는 데 있어 권선징악이 없고 전형적인 악인도 없는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했다.

다큐멘터리 취재 차 홍은원 감독의 자취를 밟은 신수원은 그에게 강한 동질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1960년대 활동했던 여성감독의 방, 책상 앞에 앉았던 순간을 결코 잊을 수 없다. 그날의 경험은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를 만들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영화 '오마주' 스틸컷 (사진=준필름 제공)
영화 '오마주' 스틸컷 (사진=준필름 제공)

배우 이정은에게 ‘오마주’는 첫 장편영화다. 연극 연출, 배우부터 시작해 영화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품에 참여해왔지만 단독 주연으로 나선 것은 이 작품이 처음이다. 이정은은 이에 대해 “촬영 21회차 동안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지 않은 컷들이 없다. 모든 장면에 공감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서, 심도 있는 얘기를 나누면서 정성 들여 찍었다”며, “우리는 어떨 때는 실패하기도 하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소외되기도 한다. 또 먼저 그 길을 갔던 사람에게 위로 받기도 한다”며 주인공 지완을 통해 영화가 전달하는 지점을 이야기했다.

이정은은 최근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최근 방영중인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제주도 토박이 중년 여성의 모습을 위트있게 전하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어떤 역할이 주어져도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이정은에 대해 신수원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감독은 “영화 미성년과 기생충을 보면서 연기를 한다는 느낌을 못 받았다. 정말 살아있는 캐릭터 그대로, 필터링 없이 들어오는 모습이 충격적이라 꼭 같이 해보고 싶었다”며, “영화에서 (이정은이) 안 나오는 장면이 없다. 왜 이 사람이 뒤늦게 주연을 하게 되었나 놀랐다. 너무 수많은 표정이 있어 그걸 고르느라 편집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촬영 비하인드를 밝혔다.

오마주’로 데뷔 후 처음 장편영화의 원톱 주연을 맡은 이정은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삶과 예술을 사랑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담았다. 신수원 감독은 이날 시사회를 마무리 하며 “‘오마주’를 보면서 그림자처럼 내게 중요했던 사람들을 생각해볼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배우 이정은 주연, ‘마돈나’, ‘유리정원’의 신수원 감독의 영화 ‘오마주’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용산=박영선 인턴기자 djane7106@dailysportshankook.com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