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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 앞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전 세계 영화인이 만나고 연대하는 기회"총 57개국, 217편의 영화 상영, 다채로운 이야기와 시선
  • 박영선 인턴기자 djane7106@dailysportshankook.com
  • 승인 2022.05.0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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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8일 전주돔에서 개최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 (사진=JIFF)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인턴기자] 국경과 장르를 뛰어넘어 다양한 영화를 소개하는 자리이자, 대한민국 대표 영화제 중 하나로 손꼽히는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전국제, JIFF)가 7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

지난 달 28일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가 개막했다. 배우 장현성, 유인나의 사회와 함께 다채로운 작품들과 수많은 영화인들이 자리해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원활한 축제 운영이 어려웠던 만큼 관심이 집중됐다. 17개의 섹션으로 나눠진 제23회 전국제는 올해 총 57개국, 217편의 영화를 상영했다.

미리 관객에게 눈도장을 찍고 다양한 리뷰를 쏟아낸 작품도 있지만, 영화제의 묘미는 한 번도 상영되지 않은 새로운 작품들을 먼저 관람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영화제’라는 공간이 아니라면 마주하지 못했을 새로운 얼굴들이 올해도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에프터 양' 스틸컷 (사진=JIFF)

화제가 됐던 작품 중 하나는 바로 개막작 ‘에프터 양’이다. ‘에프터 양’은 애플tv+ ‘파친코’를 통해 디아스포라 작품의 정수를 보여준 코고나다 감독의 신작이다. ‘킬링디어’, ‘더 랍스터’의 콜린파렐이 주연을 맡고 넷플릭스 시리즈 ‘엄브렐라 아카데미’로 화제를 모은 배우 저스틴 H. 민이 출연한 작품이다. 먼 미래 제이크(콜린파렐) 가족이 갖고 있던 아시아계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양(저스틴 H. 민)이 작동을 멈추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정적이고 미니멀하며 독특한 SF 연출을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은 ‘에프터 양’은 예매 오픈 3분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특히 인기 시리즈 ‘엄브렐라 아카데미’로 전세계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계 할리우드 스타 저스틴 H. 민이 전주국제영화제에 방문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저스틴 H. 민은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너무 좋은 이야기였고 공감이 많이 됐다”며, “특히 미국에서 아시안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공유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영화에 나오는 가족은 최근 미국에서도 점점 늘어나는 형태의 가족이다”라며, “영화는 인종에 대해 직접적이면서도 미묘한 탐구를 보여주되, 냉소적이거나 부정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대신 가족의 렌즈를 통해 질문을 던지고 희망과 사랑으로 이야기한다”라고 말했다.

한국경쟁섹션 영화 '경아의 딸' 스틸컷 (사진=JIFF)

해외 작품과 더불어 국내 작품들의 활약도 눈에 띤다. 특히 한국경쟁 섹션은 지난해에 이어 위기 속에서도 버티고 있는 한국 독립영화의 현실을 드러냈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지난 수년 동안 영화 흐름이 사회 부정의와 모순 등 외부 세계에 관심을 쏟는 방향으로 향했다면, 최근엔 가족 이야기나 사랑 이야기처럼 내적 세계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바뀐 듯 보인다”며, “여기 한국경쟁 본선에 오른 아홉 편은 변화의 파고 속에서도 자신의 진실을 잃지 않으려 한 영화들이며, 주어진 현실로부터 한 발짝 더 나아가려 한 작품들”이라 밝혔다.

올해 전국제 한국경쟁의 키워드는 가족과 여성이었다. 김정은 감독의 ‘경아의 딸’은 동영상 유출로 고통 받는 딸과 그 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이야기다. 작품의 주인공 경아는 딸 연수가 겪은 일에 점차 다가가며 딸을 이해하고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정립한다. 피해자의 고통과 회복을 점진적으로 보여준 ‘경아의 딸’은 갈등 속에서도 결국 서로를 향해 있는 모녀의 모습을 조명하며, 피해자가 ‘피해자성’을 탈피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완민 감독의 ‘사랑의 고고학’은 고고학 연구자 영실이 8년 전 우연히 만나 사귀게 된 애인의 이야기와 새로운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밀접한 관계가 함의하는 모순과 극복을 동시에 보여준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마인’으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 옥자연이 주연으로 나섰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사랑의 고고학’은 영실이 남긴 사랑의 유물을 통해 관계의 본질을 섬세하게 파고드는 작품”이라 밝혔다.

한국경쟁의 유일한 다큐멘터리 ‘잠자리 구하기’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잠자리 구하기’는 홍다예 감독의 19살 시절부터 이후 8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좁고 건조한 공간에서 하나의 목표를 위해 ‘입시’ 이외의 것을 배제하며 자라온 아이들의 모습은, 한 청소년의 실화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이번 한국경쟁 섹션은 어린 아이, 중년 여성, 어느 날 갑자기 조난된 가족과 친구 등 다채로운 이야기를 보여줬다. 피할 수 없이 겪어야만 했던 사회적 문제부터, 애써 들여다보지 않은 관계의 복잡한 이면을 내밀하게 담는 데 성공한 작품들이 다수 보인다.

코리안시네마섹션 옴니버스 영화 '말이야 바른 말이지' 중 단편 '진정성 실천편' 스틸컷 (사진=JIFF)

장편뿐만 아니라 단편의 활약도 크다. 코리안시네마 섹션에서 선보인 ‘말이야 바른 말이지’는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의 윤성호 감독의 프롤로그를 중심으로 다섯 편의 단편이 함께 묶인 작품이다.‘ 서울독립영화제 2022 옴니버스 챌린지‘ 기획작으로 다섯 명의 쟁쟁한 감독이 풍자와 유머가 가득한 블랙코미디 단편을 완성했다.

이별 후 함께 키우던 고양이의 거처를 고심하는 커플, 지방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하려는 딸을 반대하는 아빠, 혐오 표현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사과문 작성을 요구 받은 직원들, 사랑은 하지만 종교관이 너무 다른 연인, 업무 몰아주기에 시달리는 직원 등 소재로서 독특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모두 10분 남짓한 분량 안에서 사회의 약자인 ’을‘이 그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병’과 ‘정’을 타자화하고 대상화하는 풍경을 재치있게 담았다.

그 중 ‘진정성 실천편’에서 주연을 맡은 오경화 배우는 상영 이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이 작품을 통해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이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 됐다. 벽을 허물고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품을 총괄한 윤성호 감독은 “모든 작품을 감독들의 자유에 맡기면서 좋은 이슈들이 담겼다. 이번에 다 담기지 못한 여러 사회적 이슈들을 다뤄 ‘말이야 바른 말이지’가 시즌제 제작이 됐으면 한다”라는 희망을 밝혔다.

한국단편경쟁 섹션에서도 다양한 시선들이 담긴 작품들이 등장했다. 한국단편경쟁3에서는 일상에 작은 사건으로 관계에 변화를 맞이하는 부부, 사업 실패로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아이, 계속 좀비 역할을 맡는 데 지친 한 배우의 이야기 등 흥미로운 이야기로 채워졌다. 관객과의 대화에는 영화 ‘접몽’의 감독이자 시인 유진목과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신록 배우가 참여했으며 ‘29번째 호흡’의 감독 국중이, 한성수 배우가 자리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편 전주국제영화제는 7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만에 부활한 폐막식은 7일 오후 7시 전주돔에서 개최 예정이다.

 
전주=박영선 인턴기자 djane7106@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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