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KT, 허훈 말고 하윤기도 있다

잘 나가는 KT, 허훈 말고 하윤기도 있다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1.12.29 11:02
  • 수정 2021.12.2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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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수원 KT 하윤기 / KBL)
(사진=수원 KT 하윤기 / KBL)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KT가 10연승 실패로 기세가 꺾이나 싶더니 4연승을 내달리며 다시 한번 고공비행 중이다. 이 같은 상승세에는 올 시즌 프로 무대에 데뷔한 신인 하윤기도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수원 KT는 28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3라운드 원정 경기서 88-74로 승리했다. 1쿼터 막판 리드를 잡은 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며 완승을 거뒀다. 올 시즌 오리온과 3번의 맞대결을 모두 10점 이상 차 승리로 끝냈고, 리그 4연승을 질주했다. 지난주 2위 서울 SK와 경기서 힘을 많이 빼지 않았을까 우려가 있었으나, KT 선수들은 경기를 지배했다.

경기 후 서동철 감독이 "지절할 게 없다. 모든 선수들이 다 잘했다"라고 '폭풍 칭찬'을 할 정도로 경기력은 좋았다. 적장인 강을준 감독도 "KT는 구멍이 없다"라고 평할 정도였다. 굳이 옥에 티를 찾자면 몇 차례 공격 리바운드를 내준 정도.

이전까지 '허훈 원맨팀'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KT가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는 데는 전체적인 선수들의 고른 활약 덕분이다. 실제 허훈 의존도를 많이 낮췄고, 허훈이 부상으로 빠진 기간에도 승수를 쌓으며 더 이상 한 명에 좌우되는 팀이 아니라는걸 증명했다.

이날 경기서는 특히, 하윤기의 활약이 돋보였다. 28분 21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14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지명돼 KT 유니폼을 입은 하윤기는 대학 시절부터 이름을 날린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그리고 프로에 입성, 정규리그를 치른지 3개월 가량 지난 현재 잠재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는 중이다.

이날 하윤기의 매치업 상대는 이승현. 오리온의 핵심 선수이자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선수다. 서동철 감독도 "이승현은 KBL을 대표하는 선수"라고 말하며, "하윤기가 이승현을 꽁꽁 묶어야 하고, 묶었으면 좋겠다"라고 경기 전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출발은 이승현이 좋았다. 공격 리바운드를 따냈고, KT 수비 로테이션을 적절히 활용하며 미들슛으로 득점을 올렸다. 1쿼터 6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이중 2개가 공격 리바운드였다. 

그러나 경기 중반으로 갈 수록 하윤기가 감독의 바람에 부응하기 시작했다. 이승현을 앞에 두고도 적극적인 공격으로 점수를 쌓은 하윤기는 수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이승현을 2쿼터 2점으로 묶었고, 3쿼터에는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하윤기는 "이승현의 슛을 모두 막을 수 없지만 성공률을 낮추기 위해 눈 앞에 손을 갖다 댄다"라고 수비 비법을 밝혔다. 이 방법이 주효하면서 KT는 3쿼터를 76-56, 20점 차로 마무리하며 일찍이 승기를 잡았다.

이날 하윤기와 이승현(14득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의 기록은 비슷했지만, 하윤기는 야투 성공률 83%로 41%의 이승현에 크게 앞서며 효율적인 농구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서동철 감독은 "이승현을 상대로 공·수에서 밀리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라며 칭찬했다. 이어 "지금까지 이승현과 하윤기가 3번의 매치업을 벌였는데, 이제는 거북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라며, 하윤기가 존재감이 빛이 발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하윤기도 자신감이 넘쳤다. 이날 수훈선수로 꼽힌 그는 "이승현과 매치업은 힘들지만 100% 다 쏟으면 버틸 만하다"라며, "포스트업 공격 때는 밀고 오는 타이밍에 힘을 맞추니 괜찮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KT 상승세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괴물 신인 하윤기. 국가대표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경기력과 자신감을 보여준 그의 잠재력은 어디가 끝일까. 올 시즌 우승을 노리는 KT에 큰 힘이 될 하윤기의 남은 경기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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