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넘어짐 사고 257건 발생

5년간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넘어짐 사고 257건 발생

  • 기자명 차혜미 기자
  • 입력 2021.11.0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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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엘리베이터 위치 알림·직원 안내 등 홍보

[데일리스포츠한국 차혜미 기자] 지난달 청량리역 6번 출구. 열차를 이용하고 나오던 승객이 손에 물건을 한가득 들고 내려오던 중 미처 중심을 잡지 못하고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졌다. 이에 뒤따르던 승객 3명도 연달아 넘어졌고, 함께 넘어진 다른 승객은 머리카락이 에스컬레이터 틈 사이로 끼어들어가 피를 흘리는 등 큰 부상을 입었다. 역 직원이 곧바로 출동해 에스컬레이터 전원을 끄고 119를 호출했다. 다행히 부상자 모두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청량리역 6번 출구는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의 목소리와 함께 한동안 혼란스러웠다.

에스컬레이터 앞 부착되는 엘리베이터 이용 안내문
에스컬레이터 앞 부착되는 엘리베이터 이용 안내문

서울교통공사는 최근 5년간 간 서울 지하철 내 에스컬레이터 넘어짐 사고를 집계한 결과, 총 257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4~5건 가량으로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특히 신체 반응이 빠르지 않은 60대 이상 어르신들의 사고가 150건(58.4%)으로, 전체 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넘어짐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역은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13건)이었다. 일일 수송인원이 5만 3963명으로 혼잡한 역이며, 에스컬레이터 대수 또한 12대로 많은 데다 인근 상업지역(쇼핑몰·아울렛 등)에서 물건을 사고 지하철을 타는 인원이 많은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여기에 1호선과의 환승 시 어르신들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다 발생한 사고도 많았다.

넘어짐 사고의 유형은 다양했다. 보행보조기나 물건을 가득 실은 손수레 등 큰 짐을 든 승객이 에스컬레이터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거나, 도착 시 끝부분에 있는 턱 부분에 짐이 걸려 넘어지면서 발생하는 사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외에 술에 취한 채 에스컬레이터를 탑승하다 손잡이를 놓치는 등 부주의로 인한 사고도 있었다.

자체 집계된 경미 사고까지 합해 개별 유형을 살펴보면, 1호선 제기동역은 손수레로 인한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잦았다. 승차인원 중 어르신 비율이 51.5%로 가장 높은 데다, 인근에 경동시장·약령시장 등이 위치해 물건을 사러 온 어르신들이 손수레를 끌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다 부주의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까치산역·암사역도 손수레 사고가 많았다.

이 외에 음주로 인한 에스컬레이터 부주의 사고는 충무로역·신대방역·이수역 등에서 많이 발생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에스컬레이터 탑승 시 유모차나 수레 등 큰 짐을 휴대할 수 없으나, 이러한 내용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 승객들이 거리낌 없이 이용하던 것이 지금까지의 상황이었다.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사고 예방을 위해 ‘손수레·보행보조기 등 큰 짐을 든 승객은 에스컬레이터 대신 엘리베이터!’라는 이용예절 방침을 정하고, 이를 널리 알리기로 했다.

지난달 5호선 아차산역·천호역 에스컬레이터 탑승구 앞에 대신 이용 가능한 엘리베이터 위치를 알리는 홍보물을 한국승강기안전공단 국민참여단과 함께 부착했으며, 이달부터는 사고 발생건수 상위 30개 역사를 대상으로 엘리베이터 위치 알림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석호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큰 짐을 들고 에스컬레이터를 탑승하다 발생하는 사고는 자칫 대형 사고로 발생할 우려가 큰 데다, 대부분 개인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기에 피해자와 민·형사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승객 여러분께서도 안전을 위해 짐이 많을 때는 꼭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주시고, 주변 분들에게도 널리 알려주시길 부탁드린다. 아울러 몸이 불편하신 분들은 보호자와 함께 이동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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