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도전' 울산 vs '어게인 2009' 포항…ACL 동해안 더비 빅뱅

'2연패 도전' 울산 vs '어게인 2009' 포항…ACL 동해안 더비 빅뱅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1.10.1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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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는 20일 열리는 ACL 4강 경기에서 맞붙는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오는 20일 열리는 ACL 4강 경기에서 맞붙는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 / 한국프로축구연맹)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 간 '동해안 더비'가 ACL 무대에서 성사됐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각자 목표가 확실한 두 팀이다.

오는 20일 오후 7시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동아시아 권역 4강전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 간 맞대결이 펼쳐진다. K리그1 팀이 동반 4강에 성공한 건 지난 2016년 전북 현대와 FC서울 이후 5년 만이다. K리그1 팀 간 4강전 역시 당시 이후 처음이다. 

여기서 이기면 내달 2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단판으로 치러지는 결승전에 나선다. 서아시아 권역 4강에 진출한 알 힐랄과 알 나스르(이상 사우디아라비아) 간 맞대결 승자가 상대다. 이들 역시 울산, 포항과 같은 날 승부를 겨룬다.

(사진=지난 17일 열린 ACL 8강 전북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울산 현대의 이동경 / 울산 현대)
(사진=지난 17일 열린 ACL 8강 전북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울산 현대의 이동경 / 울산 현대)

울산은 ACL 2연패와 트레블에 도전한다. 지난 17일 전북과 치른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3경기 포함 올 시즌 전북과의 상대 전적에서 2승 2무를 기록, 13년 만의 단일 시즌 상대 전적 우위를 점했다. 지독했던 '전북 공포증'의 끝을 알린 올 시즌이다.

울산은 현재 리그에서도 승점 64점으로 2위 전북(승점 63)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선두를 지키고 있다. FA컵 역시 4강에 안착한 상황. 그동안 국내 무대 무관으로 남았던 설움을 떨칠 절호의 기회다. 그리고 트레블이라는 대업을 완성하기 위해 꼭 이겨야 할 길목에서 전통의 라이벌 포항을 만났다. 울산 선수단에게는 상당한 동기부여가 될 순간이다.

한 가지 신경 쓰이는 건 전북과 벌인 120분의 혈투다. 김태환을 비롯해 김기희, 불투이스, 설영우 등 포백 수비라인 전원이 풀타임을 소화했다. 최전방의 오세훈도 끝까지 고군분투했다. 사흘 만에 다시 경기를 펼치기에 체력 부담이 문제다.

그럼에도 울산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의견 역시 많다. 두터운 스쿼드 때문이다. 왼쪽 측면 수비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경기에 나섰던 홍철이 지난 전북전 벤치에서 대기하며 체력을 비축했다. 지난 경기 선발로 나섰던 바코와 원두재, 윤빛가람 등도 이청용, 이동경, 신형민 등 전·현직 국가대표로 대체할 수 있다. 특히, 이동경은 지난 전북전에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결승골로 한껏 기세가 올랐다. 후반전 투입돼 경기 템포에 빨리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결국엔 능력을 증명해냈다. 한 방을 갖춘 만큼, 포항으로서는 선발로 나오든 교체로 나오던 주의해야 할 선수임이 분명하다.

(사진=지난 17일 열린 ACL 8강 나고야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포항 스틸러스의 임상협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지난 17일 열린 ACL 8강 나고야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포항 스틸러스의 임상협 / 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의 경우 12년 만의 ACL 결승행을 노린다. 마지막 결승이었던 2009년 ACL에서는 우승까지 차지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리그에서는 승점 42점으로 7위에 위치해 파이널 A 진출을 확정 짓지 못했지만, 단판 승부인 ACL에서는 충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더불어 울산과 달리 90분 안에 나고야를 제압하면서, 체력적 부분도 약간이나마 우위를 점했다.

김기동 감독의 '매직'이 또 한 번 빛을 발할지도 관심사다. 김 감독은 지난 나고야전에서 철저한 분석을 통한 맞춤 전략으로 상대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강한 압박을 통해 측면에서 시작되는 상대 1차 빌드업을 방해했고, 3선 전진을 통해 공격에 힘을 더했다. 2선에 배치된 신진호와 제로톱을 소화한 이승모의 움직임도 볼거리였다. 더군다나 울산은 리그에서 수차례 맞붙은 팀이기에 더욱 정교한 맞춤 전략을 구사해 낼 수도 있다.

다만, 주전 골키퍼 강현무의 공백이 아쉽다. 대신 골키퍼 장갑을 낀 이준이 나고야전에서 여러 차례 선방을 선보이며 클린시트를 기록하긴 했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크로스 및 롱볼 낙하지점을 포착하는데 있어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고, 공 처리 과정에서 아군 수비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아 아찔한 장면이 발생하기도 했다. 선수 간 호흡은 경기를 치르고, 연습을 거듭할수록 좋아질 수 있겠지만 준비할 시간이 짧은게 문제다.

양 팀은 그동안 K리그에서 170번 맞붙어 포항이 62승 51무 57패로 근소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포항은 승부처마다 울산을 괴롭힌 경험이 있다. 2013시즌 최종전 맞대결에서 울산을 잡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었다. 2019시즌 역시 최종전에서 4-1 대승을 거두며, 전북의 역전 우승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울산으로서는 과거 기억을 떨치고, 현재에 집중할 때다. 올 시즌 리그 상대 전적은 울산이 2승 1무로 확실히 앞선다. 첫 번째 맞대결에서 1-1로 비긴 뒤 두 번째와 세 번째 맞대결을 모두 1골 차 승리로 장식했다. 14년 만의 우승이 눈앞까지 왔던 2019년의 최종전 패배를 큰 무대에서 제대로 갚아줄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결승 무대에 이름을 올릴 최후의 K리그1 팀. ACL 2연패를 노리는 울산일까, 아니면 2009년 영광 재현에 나선 포항일까. 이제 단 한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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