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견제 속 대기록' 김현수, 부동의 키 플레이어

'집중견제 속 대기록' 김현수, 부동의 키 플레이어

  • 기자명 조인식 기자
  • 입력 2015.10.0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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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인식 기자] 김현수(27, 두산 베어스)는 타율을 제외한 많은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상대의 집중견제를 뚫고 만든 기록이라 더 값지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키 플레이어가 될 수밖에 없다.

김현수는 팀이 치른 정규시즌 144경기 중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6리, 28홈런 121타점 103득점 101볼넷 11도루로 시즌을 마감했다. 타점은 구단 신기록이고, 두 자릿수 도루는 13도루를 기록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100득점 역시 개인 최초다.

이번 시즌 그가 만든 가장 큰 기록은 100타점-100득점-100볼넷 동시 달성이다. 이는 지난해까지 장종훈(빙그레, 1992), 이승엽(삼성, 1999, 2003), 심정수(현대, 2003)만이 해냈던 기록이다. 올해는 140타점-130득점-103볼넷을 얻어낸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와 김현수가 가세했다.

100타점-100득점-100볼넷은 항상 대기록들과 함께했다. 장종훈과 이승엽(2회)은 이 기록을 달성한 시즌에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12년 전 심정수는 이승엽을 넘지 못했지만 가장 위대했던 2인자로 기억되고 있다. 테임즈는 103볼넷이 동반된 출루 능력을 바탕으로 최초의 40홈런-40도루의 주인공이 됐고, 김현수는 베어스 프랜차이즈 한 시즌 타점 기록을 바꿨다.

좋은 시즌을 보내며 여러 기록들을 조금씩 바꿔 나간 것에 대해 김현수는 항상 "경기 수가 늘어나서 그런 것 같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김현수의 한 시즌 최다 볼넷은 80개(2008, 2009)였는데, 이 시즌의 페이스로는 144경기 체제라고 해도 100볼넷은 불가능했다. 타점을 쌓는 속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상대의 집중견제를 극복한 모습에서 비결을 찾는 것이 옳다. 장종훈, 이승엽, 심정수, 테임즈가 많은 홈런을 친 동시에 볼넷으로도 많이 출루한 것은 이유가 있다. 모든 투수는 장타자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이 두려움으로 인해 투수는 정면승부를 하기가 어려워진다. 이것이 타자가 지닌 선구안과 결합되면 볼넷이 크게 불어난다.

3번 타순에 위치하다 시즌 중 4번으로 옮겨간 김현수는 장타력 면에서 크게 달라졌다. 3번에 있을 때는 305타수에서 13홈런을 날렸지만 4번에서는 207타수 동안 15홈런을 쳤다. 장타력이 훨씬 향상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서 볼넷도 3번일 때 49개였던 것이 4번 타순에서는 52개로 늘었다. 3번타자로 나온 것이 100타석 가까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볼넷도 많이 늘어난 것과 같다. 장타가 늘면서 투수들이 공을 까다롭게 던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뒤쪽에 위협적인 타자가 적었던 것도 김현수에 대한 집중견제를 가능케 했다. 4번에 배치됐을 때 5번 양의지는 괜찮은 활약을 했지만, 3번일 때 4번타자들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잭 루츠부터 홍성흔, 데이빈슨 로메로까지 올해 두산의 4번타자들은 투수들을 위협하는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두산을 만나는 투수들은 때로 김현수만 잘 막으면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을 이겨냈기에 팀의 페넌트레이스 3위는 물론 풍성한 개인 기록까지 챙길 수 있었다. 144경기 내내 이러한 투수들의 공세를 버텨냈으니 포스트시즌에서도 키 플레이어가 될 수밖에 없다. 자신도 그런 점을 잘 알고 있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김현수는 "지금껏 내가 가을에 잘 하지 못해서 이번에도 키 플레이어가 될 것 같다. 차분하게 준비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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