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3위 팀 감독의 자진 사퇴

리그 3위 팀 감독의 자진 사퇴

  • 기자명 이상민 기자
  • 입력 2020.10.1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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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이상민 기자] 프로 스포츠에서 시즌 중 감독이 교체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성적이 좋지 못하면 교체되기 일쑤다. 시즌 말미가 돼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지난 8일 프로야구 리그 3위 팀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성적이 나쁜 것도, 그렇다고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야구계 역시 이 같은 구단의 발표에 깜짝 놀랐다.

키움 히어로즈의 이야기다. 키움은 지난 8일 보도 자료를 통해 손혁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키움은 “손혁 감독이 김치현 단장과 면담을 갖고 감독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라며 “내부 논의를 거쳐 손 감독의 자진 사퇴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손 감독 역시 구단을 통해 “최근 성적 부진에 대해 감독으로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기대한 만큼 성적을 내지 못해 죄송하다. 기대가 많았을 팬들께 죄송하고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사퇴 이유를 전했다.

그러나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다. 최근 성적이 부진하긴 했지만 여전히 상위권을 달리고 있고 2위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야구계와 팬들도 키움의 발표에 황당해 했다. 때문에 ‘자진 사퇴가 아닌 경질이 아니냐’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아니나 다를까 몇 시간 후 손혁 감독이 구단과 마찰 때문에 경질 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구단 고위층이 현장을 간섭하는 것은 물론 지방 원정 중 서울로 호출 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야구계 역시 사퇴보다는 경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이유도 있다. 감독이 자진 사퇴를 하면 구단은 잔여 연봉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키움은 손 감독에게 잔여 연봉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키움이 손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이 있다고 하더라도 재정이 풍족하지 않은 구단이 감사의 표시로 연봉을 지급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다수다.

김창현 감독 대행. (사진=키움 히어로즈)
김창현 감독 대행. (사진=키움 히어로즈)

또한 감독이 물러나면 보통 수석 코치가 감독 대행 권한을 이어받지만 키움은 김창현 퀄리티컨트롤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했다. 지도자 경험이 없고 검증되지 않은 젊은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앉힌 건 일반적이지 않다. 홍원기 수석 코치, 강병식 타격 코치 등 대행 역할을 소화할 코치는 여럿 있지만 키움은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키움은 이전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했다. 지난 시즌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끈 장정석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고 손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준우승 팀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당시에도 구단 고위층의 입김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다. 키움은 또 다시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를 단행했다. 모두가 의아해했고 의구심만 가득이다. 하지만 여러 논란 속에 이미 모든 것이 결정이 난 상태다. 김창현 감독 대행은 “무거운 책임감 느끼고 있다. 전임 감독님이 순위를 잘 유지해줬고 큰 틀을 잘 잡아준 만큼 이를 유지하면서 좋은 경기를 하는 게 목표”라고 남은 시즌 계획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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