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인-이민호가 보여준 명품 투수전

원태인-이민호가 보여준 명품 투수전

  • 기자명 이상민 기자
  • 입력 2020.06.03 13:17
  • 수정 2020.06.0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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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원태인. (사진=연합뉴스)
삼성 원태인.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이상민 기자] 결과는 달랐다. 그러나 명품 투수전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원태인(20, 삼성 라이온즈)과 이민호(19, LG 트윈스)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 번째 맞대결을 펼쳤다. 두 선수는 지난달 21일 한 차례 만난 적이 있다. 당시 경기는 LG의 2-0 승리로 끝났다. 팽팽한 투수전 속에 1회 터진 채은성의 투런 홈런이 결승점이 됐다.

승리 투수는 이민호가 됐다. 프로 입단 후 첫 선발 등판에 나선 이민호는 5⅓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까지 거뒀다. 150㎞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을 앞세워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원태인도 묵직한 구위와 정교한 로케이션으로 7이닝 2실점했지만 아쉽게 패전투수가 됐다. 결과를 떠나 어린 투수들의 명품 투수전은 야구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2일 후 두 번째 승부에서는 삼성이 2-0으로 승리했다. 이번에도 1회 득점이 결승점이 됐다. 삼성은 1회 김상수가 안타, 박찬도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고 살라디노의 2타점 2루타로 점수를 뽑았다. 이 점수가 이날 경기의 결승점이 됐다.

원태인은 복수에 성공했다. 7이닝 동안 5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1회를 삼자범퇴로 출발한 원태인은 7회까지 큰 위기 없이 무난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낸 적은 4회가 유일하다. 또 LG를 상대로 2경기 연속 호투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LG전 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0.61을 기록한 것과는 크게 대비된다. 원태인은 이날 호투로 시즌 3승을 챙겼고 평균자책점을 2.45까지 내렸다. NC 구창모, 키움 에릭 요키시에 이어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LG 이민호. (사진=연합뉴스)
LG 이민호. (사진=연합뉴스)

루키 이민호 역시 그냥 무너지지는 않았다. 1회 2실점하며 흔들릴 법도 했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으며 7회까지 투구를 이어갔다. 비록 데뷔 후 첫 패를 당하긴 했지만 7이닝 동안 100개의 공을 던지며 탈삼진 7개를 잡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자신의 최다이닝, 최다 탈삼진, 최다 투구 수 기록을 한 번에 갈아치웠다. 결과는 가져오지 못했지만 선발 투수로서 잠재력을 증명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경기 후 원태인은 안도감을 드러냈다. 승리 투수가 된 원태인은 "(이)민호는 후배지만, 배울 게 많은 투수"라고 평가하며 "지난 경기에서 승리를 빼앗겨 오늘 꼭 이기고 싶었다. 좋은 자극이 돼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것 같다"고 승리의 요인을 되돌아봤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젠 민호와 만나고 싶지 않다"며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 젊은 투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원태인과 이민호는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두 차례 선발 맞대결에서 명품승부를 벌이며 한국 야구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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