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에서 온 문화테러리스트’ 백남준의 런던 전시

‘동양에서 온 문화테러리스트’ 백남준의 런던 전시

  • 기자명 한민정 기자
  • 입력 2020.03.0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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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 감각으로 재해석…미래지향적, 명상적 비디오 아트” 평가

[데일리스포츠한국 한민정 기자, 하채연 대학생 기자] 한국의 대표적인 비디오 아트 예술가인 백남준의 작품들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문화 예술의 중심지 런던에 위치한 현대미술전시관 테이트 모던에서 지난해 10월 17일부터 지난 9일까지 열린 ‘NAMJUNPAIK’ 전시는 전시기간 내내 관람객의 발길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이처럼 백남준의 작품이 전 세계의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의 예술성과 더불어 문화와 기술성이 가미된 특이한 작품 세계로 평가된다.

TV 붓다(TV BUDDHA)
TV 붓다(TV BUDDHA)

비디오 아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백남준은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한국전쟁 때 일본으로, 독일로 유학을 떠났고 미국에서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이러한 백남준의 여정은 문화적 장벽을 무너뜨리고 세상과 마주하는 기회가 되었고 동서양의 철학과 문화를 아우르는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백남준의 과감하고도 철학적인 정신세계는 당시 서양에 충격적이었으며, ‘동양에서 온 문화테러리스트’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다.

그의 예술세계는 불교와도 연관이 깊다. ‘TV Buddha’라는 작품은 붓다가 자기 자신의 이미지를 응시하는 것을 표현한 작품으로써 텔레비전 회로를 연결하여 창작했다. 백남준의 명상적이고 불교적인 세계관은 백남준의 작품 전반에 걸쳐 영향을 주었으며, 이러한 정신은 서양의 이성 중심 사고에 반전을 가져다주면서 이목을 끌었다. TV Buddha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처음에 배치되었으며, 모니터 화면을 통해서 관람객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여 관람객의 참여도를 높였다.

또 백남준은 자연과 기술의 공생에도 관심을 기울였는데 그 대표적인 작품이 ‘TV GARDEN’. 풀숲들 사이로 위치한 텔레비전을 통해 자연과 기술의 조화를 표현했다. 이러한 작품들 또한 불교적 철학의 큰 주제인 연결과 상호 의존성에서 영감을 받았다.

TV 가든(TV GARDEN)
TV 가든(TV GARDEN)

백남준은 미디어 산업을 작품으로도 승화시켰으며 1960년대 후반 공중파에 내보낼 비디오 아트를 창작, 왜곡된 이미지와 더불어 비틀즈의 노래를 합성시켜 창작했다. 이러한 시도는 지리적인 한계를 넘어 전세계의 연결이라는 의미를 가져다주었으며 작품 Video Comune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번 전시가 뜻깊은 또 다른 이유는 백남준이 1970년대 창작한 작품들이 현대적 의미로 다시 해석되었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감각을 자극하는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는 미래지향적인 동시에 명상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70년대에 창작했다고는 믿을 수 없는 창의력과 미래를 예견한 작품들 덕분에 21세기에도 여전히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시각적인 정보에 많이 노출되는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백남준의 작품은 런던에서 다시 해석되면서 더 많은 한국 예술에 대한 관심도도 드높일 전망이다. 한민정 기자, 런던=하채연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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