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서의 픽업] '준비된 사령탑' 김병철 감독대행, 7년 간의 경험을 활용했던 데뷔전

[최정서의 픽업] '준비된 사령탑' 김병철 감독대행, 7년 간의 경험을 활용했던 데뷔전

  • 기자명 최정서 기자
  • 입력 2020.02.27 14:35
  • 수정 2020.02.2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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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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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최정서 기자] 갑작스럽게 맡은 자리지만, 준비는 되어 있었다. 추일승 감독에게 얻은 가르침을 토대로 자신 만의 색깔을 입히는 과정이 진행 중이다. 김병철 감독대행은 사령탑으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고양 오리온은 지난 26일 고양체육관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와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5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대표팀 휴식기 후 첫 경기에서 오리온은 68-64로 승리했다. 

연패를 끊은 기쁨과 함께 김병철 감독대행이 사령탑으로서 첫 승를 거뒀다. 7년 간의 코치 생활을 지나 다소 갑작스럽게 사령탑을 맡게 됐고 감독대행 신분으로 첫 경기에서 승리를 따냈다. 데뷔전에서 무관중 경기를 치르는 생소한 경험에도 침착하게 자신의 농구를 펼쳤다. 

김병철 감독대행은 지난 19일 추일승 감독이 자진사퇴를 하면서 사령탑을 맡게 됐다. 그리고 데뷔전까지 8일 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김병철 감독대행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김병철 감독대행이 경기 전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도 "자신감"이었다. 김 감독대행은 "연패를 하면서 선수들 스스로 힘이 많이 들어갔다. 훈련 중에 여유있게 하고 힘을 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선수들이 경기를 자신감있게 풀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리온 주장 허일영은 "코치님 이셨을 때와 감독님일 때와 차이는 선수들을 독려하는게 많아졌다. 자신감을 불어 넣으려고 하신다. 적응은 잘 안 되는데...(웃음) 으쌰으쌰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치 시절 때로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지만, 현재는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을 위해 달라졌다.

조언하는 자리에서 선수들에게 직접 지시를 해야 한다. 어색하지만 준비는 하고 있었다고. 김병철 감독대행은 "막연하게 내가 나중에 감독이 된다면 하고 생각을 했었다. 작년부터 추일승 감독님이 '기회가 올 것이다. 준비해라'고 말하셨다. 그래서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어떤 농구를 해배고 싶다는 생각은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7년 간의 코치 생활동안 지도자 수업을 받은 덕분일까. 데뷔전이었지만, 긴장감은 보이지 않았다. 차분하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상대가 '만수' 유재학 감독이었지만, 경험이 기반이 됐다. 이날 오리온은 평상시보다 3점슛 시도를 줄이고 2점 싸움을 했다. 돌파도 적극적이었다. 김병철 감독대행은 "현대모비스와 경기를 많이 해봤는데 외곽슛을 잘 주는 팀이 아니다. 그래서 안에 공간을 파고 들었다. 그 부분이 초반에 주효했다. 사보비치가 골밑에서 득점이 나왔다. 아기자기한 플레이가 많이 나왔고 그런 부분을 공략하면서 시작한 것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외곽슛은 골밑 수비가 무너지면 찬스가 나길 마련인데 끝까지 내주지 않더라. 공간을 만들어내는 연습을 더 해야겠다"고 돌아봤다.

이제 막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침착함이었다. 경기를 풀어가는 밑바탕에 자신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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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승 감독이 사전 준비에 대한 가르침도 큰 역할을 했다. 김병철 감독대행은 "추일승 감독님이 준비를 정말 많이 하신다. 그것을 배웠다. 코치 수업의 중요성이다. 수업을 받지 않았으면 몰랐을 것이다. 미리 준비하는 습관이 익숙하지 않아서 처음엔 힘들었는데 이제는 오랜 시간 같이 하면서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오랜 코치 생활에서 쌓은 경험과 가르침은 김병철 감독대행을 준비된 사령탑으로 만들었다. 첫 승에 대한 기쁨보다 다음 경기에 대한 걱정, 4쿼터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을 느낄 수 있었던 것도 어느정도 여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병철 감독대행은 "솔직히 저는 경기 끝나고 아무 생각이 없었다. 경기가 끝났을 때 이기긴 했는데 다음 경기가 생각이 나더라. 4쿼터에 분발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들었다. 지금에서야 이긴 것에 대한 기쁨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팀을 떠났지만, 추일승 감독과의 인연은 계속된다. 김병철 감독대행은 "최근에 같이 식사도 하고 연락도 드렸다. 추일승 감독님이 '이렇게 됐으니 너가 주인공이 되고 팀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하며 편하게 말씀해주셨다. 제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때 저를 가르치신 스승님에게 전화를 드릴 생각이다. 지금 쉬고 계신데 전화를 드려서 얘기도 듣고 할 생각이다. 감독님도 언제든지 전화해도 좋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첫 경기에 섣부른 판단을 할 수는 없다. 그래도 김병철 감독대행은 새내기 사령탑으로서 안정적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고양=최정서 기자 adien10@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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