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그녀의 방문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그녀의 방문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20.01.06 09:10
  • 수정 2020.01.0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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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개밥 주는 별(금성: 저녁나절 서쪽 하늘에 금성이 나타나면 개가 밥 주기를 기다리는 때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벌써, 저 탁한 하늘에 떠올라 있어요” 그녀가 그에게 한 첫 이야기는 그것이었다. 그녀가 그에게 두 번째로 건넨 말은 “돌아가면 이제 난 한번 실컷 울려고 한답니다”였다. (<죽음의 한 연구(하)> 280쪽)

그는 오열로 인해 떨리는 그녀의 음성을 들으며, 어렴풋하게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가 “변방 관리로 간 낭군께 인편으로 보내는 아낙의 소식” 같다고 생각했다. (281쪽)

그녀는 “이 저녁엔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이에요”라고 하며, 주인공의 머리를 자기의 품에 싸아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조금도 스스럼없이 그에게 “난 스님의 수분을 받으러 왔답니다” 그렇게 말했다. 그에게 그녀의 이 이야기는 “바람도 없는 산그늘 삼월에 깊은, 어느 으슥한 저녁때 나귀 타고 술벗 떠나버린, 처사네 빈 마당으로 흩어지는 두견이 울음”처럼 들렸다.

그녀는 그동안 그녀가 꾸었던 여러 꿈들을 그의 귀에다 대고 속살거렸다. 그녀는 화제를 돌려, “글쎄 스님은, 절 쓰러눕혔었죠? 저 호반에서 말예요.”라고 말하며 그의 기억을 상기시켰다. (282쪽)

그가 잠자코 있으려니, “제 검은 치마폭에 어렸던 저 수분에 의해서 저는, 다 자란 계집의 결핍이 어떤 것인지를 눈떴던 것이에요. 목이 말랐었어요. (중략) 저 호숫가에 서 계셔서 물방울을 말리시던 사내를 꿈꾸기 시작하던 중이었거든요”라고 고백했다.

그녀는 그를 향한 타오르는 욕망을 그렇게도 거침없이 드러냈다.

“글쎄. 저 목욕 끝낸, 짐승 같은 사내의, 야만스러움에 움켜잡혀져 상처를 입고 싶어서, 난 늘 가슴이 미어지고 있었거든요. 저 흐린 청황색의 한 둥어리의 빛은 그리고 말예요, 저 검은 치마폭에 어렸던, 누르스름히 흐린 수분이, 검은 바탕 위에서 거의 푸르게 보이며, 조금 흘려내렸던, 그것이었을지도 몰라요. 몰라요. 전 글쎄 몰라요”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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