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눈물로부터의 치유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눈물로부터의 치유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20.01.0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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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앙금된 눈물이 주인공의 눈에서 흘러 시력을 잃어 암흑이 되어 버린 그의 눈을 번들거리게 했다. 그는 “살을 입은 슬픔, 그 배꼽에서 줄기를 빼올려 피우는, 저 번뇌의 흙탕 아래 도사린 몸, 업, 업이다, 업이다, 어비다, 어비다, 어버이다. 그래서 나 세상의 아들, 우니노라, 이 바람 찬 세상, 눈에 먼지 끼얹으며 우니노라, 우니노라”라고 탄식했다. (<죽음의 한 연구(하)> 277쪽)

그 때, 촛불중이 웬 낯선 여인(읍내 교회의 죽은 목사의 딸)하고 다가와 둘이서 떠들썩거리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주인공에게 말을 붙였다.

“아 그리고 대사 말입지, 들어서 눈치채셨겠지만 말입지, 장로의 손녀분께서 와서 말입지, 대사를 기다려 샘가에 계십지, 대사께서 괜찮으시다면입지, 그 숙녀로 하여금 여기로 오시라 해도 되겠느냐 입지”라는 말을 두서없이 쏟아놓고는 그 곳을 떠나는 듯 했다. (279쪽)

주인공에게 다시 발소리가 들리는데, 그에게 그것은 서투른 뜀박질인 듯 여겨졌는데, 그는 자신도 모르게 혹시 그녀가 아닐까 기대를 모았다. 그가 그러고 보니 꼭 하나의 몫으로 들리고 있는, 그것은 넘어지게 뛰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은 그에게 점점 가까워지더니 순식간에 그의 ‘얼굴을 향기’로 덮게 했다. (280쪽)

비록 그의 눈에는 투영되지는 않았으나, 그는 그녀가 머금은 향기를 통해 오매불망 그리던 그녀(장로의 손녀딸)가 자신을 찾아 온 것을 단박에 알아차렸다. 그런데, 그녀는, 그에게 비아냥거리기는커녕, 어깨만 들먹이고 있었다. 차라리 그녀가 눈물 대신에 비아냥거려주었더면, 그가 훨씬 더 그녀를 견뎌내기가 쉬웠을 텐데…

그는 이승에서 저승으로 방울져 내리는 눈물을 떨구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오, 드디어 네가 그러나 온 것이다.

내가 늘 한몫으로 하나의 동경으로, 거기 멀리 두고 되돌아보았던 것이, 그것이, 여자, 네가 내게 온 것이다.

흰 옷고름에, 네 눈물 짜안한 것 다 적셔서, 저 저승 어두운 데 펄럭여 보내, 타는 저승 입술에 이슬이 지게 한다. 저승 입술에 이슬이 진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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