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박월선 기자] “서둘러. 지각하겠다”
엄마가 재촉했지만 거울 앞에 서서 계속 비비크림을 발랐다.
“그만 발라!, 피부 상하면 어쩔 거야?”
엄마가 다락방 아래서 소리쳤다.
우리는 <24시 김밥> 다락방에 산다. 나는 재빨리 손거울을 가방에 넣고 학교로 향했다.
고개를 푹 숙이고 걷고 있을 때였다.
“땅바닥에 돈 있어?”
상현이가 등 뒤에서 알은체했다. 동그란 검은 안경테를 쓴 상현이는 전학생인 주제에 오지랖 넓게 참견이 많다.
“빨리 가자, 늦었어”
눈치코치가 없는 상현이가 내 팔목을 잡아끌었다.
“어, 뭐야?”
상현에게 이끌려 뛰다 보니 어느새 땀이 흠뻑 젖었다.
교실로 들어와서 내 자리에 앉자마자 손거울을 꺼냈다. 수건으로 땀을 훔치고 비비크림을 발랐다. 화장이 지워지면 흉터가 보이기 때문이다.
‘휴~’
3교시 벨이 울렸다. 재희가 내 어깨를 툭 쳤다. 오늘도 재희는 레이스 치마를 휘날리며 다가왔다.
“비비공주! 피구 한다고 운동장으로 모이래”
박월선(한우리독서토론논술 전주덕진구 학원,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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