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김자연 기자] 갑자기 뎅이가 앞발로 대장 개미를 공격했다. 개미들이 몸을 떨었다.
“살려 준 것만으로 감사해. 알았어?”
대장 개미는 크게 다쳐 자리에 눕고 말았다.
평화롭던 개미굴에 공포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러나 개미들은 굴을 떠날 수 없었다. 뎅이가 굴 가운데에 떡 버티고 앉아 개미들을 감시했기 때문이다.
먹이를 구하러 나갔다 돌아오지 않으면 다른 개미들을 잡아먹겠다고 겁을 주었다. 개미들은 다른 개미가 죽임을 당하지 않도록 굴로 다시 돌아와야 했다. 개미들은 웃지 않았다.
뎅이가 잠을 자고 있을 때다. 흰점개미가 다른 개미들을 가만히 불렀다.
“우리 개미굴에 웃음이 사라졌어. 뎅인가 풍인가가 개미굴을 다스리다니. 정말 억울해”
“하지만 대장 개미도 다쳤는데 우리가 어떻게 뎅이를 이길 수 있어?”
“뎅이는 우리가 싸울 상대가 아니야”
눈이 큰 개미가 몸을 발발 떨었다.
“우리가 계속 뎅이 뱃속만 채워 줄 순 없잖아. 뎅이는 혼자이고 우린 여럿이야”
발이 큰 개미의 말에 개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작전을 짜요. 그래서 함께 뎅이를 몰아내요”
“좋은 생각이야”
개미들의 결심이 하늘을 찌를 듯 높아졌다.
“뎅이는 밤에 움직이고 아침에 잠을 자니까 이때를 이용하는 거야. 잘못하면 우리가 당할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해. 공격은 세 곳에서 하자. 머리, 몸통, 팔과 다리 어때?”
“좋아, 나는 머리를 공격할 거야”
발이 큰 개미가 나섰다.
“난 몸통!”
짝눈개미가 외쳤다.
“우린 팔과 다리!”
흰점개미가 팔을 흔들었다.
“좋아. 그러면 우리는 머리 공격 부대, 몸통 공격 부대, 팔, 다리 공격 부대로 나눈다. 내가 신호를 보내면 한꺼번에 달려드는 거야”
“알았어!”
개미들은 다른 날과 똑같이 열심히 일을 했다.
모두 뎅이를 공격할 날만 기다렸다.
“하하! 귀여운 것들. 언제 보아도 열심히 일한다니까. 난 일하는 게 싫어. 하지만 이젠 걱정할 필요 없어. 개미들을 평생 종으로 부리면 되니까. 예쁜 풍뎅이와 이곳에서 알을 낳고 내 왕국을 넓히는 거야.”
뎅이는 눈을 끔벅이며 희망에 부풀었다.
드디어 개미들이 기다리던 아침이 되었다. 뎅이는 살찐 배를 내밀며 잠이 들었다.
“작전 개시!”
흰점개미가 신호를 보냈다.
“움직이자!”
하지만 개미들은 뎅이 곁으로 가까이 가지 못했다. 제 자리에서 주춤거리며 발발 떨기만 했다.
“뭐해? 빨리 움직이라니까!”
그래도 개미들은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흰점개미가 다시 신호를 보냈다.
“그럼 내가 먼저 머리로 올라갈 게”
개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뎅이가 몸을 뒤척였다.
개미들은 깜짝 놀라서 바닥에 얼굴을 바짝 엎드렸다. 주위가 곧 잠잠해졌다.
“휴! 우리가 잘할 수 있을까?”
“뎅이는 혼자고 우리는 수가 많아. 용기를 내자”
개미들이 눈빛을 반짝였다.
“지금이다. 자, 공격! 뎅이에게 달려들자!”
순식간에 개미들이 뎅이 주위를 둘러쌌다. 모두 빠르게 뎅이 몸으로 기어올랐다.
뎅이 몸은 금세 개미들로 옷을 입은 것 같았다.
“등은 딱딱하니까 머리를 물자”
“팔과 다리는 나에게 맡겨”
“난 똥꼬를 공격한다”
개미들은 뎅이의 머리와 입과 발, 콧구멍과 똥꼬까지 몸 구석구석을 사정없이 깨물었다.
“아야. 아야야야야!”
뎅이는 꼼짝도 못 하고 버둥댔다. 개미들을 몸에서 떼어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그럴수록 개미들은 뎅이의 몸에 더 달라붙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