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오시리스화를 통한 샤먼의 무력 획득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오시리스화를 통한 샤먼의 무력 획득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10.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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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에리히 노이만(1905-1960)은 <의식의 기원사>에서 자아와 의식의 발달단계를 구분하여 설명했는데, 중생(重生) 또는 재생과 부활의 모티브를 갖는 변환신화를 일컬어 ‘오시리스화(Osirifizierung)’라고 명명했다.

이집트 신화의 오시리스는 생산의 신이자, 이집트의 왕으로 군림한다. 그는 ‘자기완성을 하는 자’로, 명계(冥界)를 다스리는 왕이자 죽은 자를 재판하는 신이다. 그는 세트에 의해 이중으로 살해되어 육신이 갈가리 조각났다가 다시 합쳐지는 ‘정신-신체적 파멸과 소멸의 위험’을 극복하며, 완전한 존재(신적인 영혼)가 되기 위해 영적인 상승과 부활을 거듭한다.

노이만은 그의 책 265쪽에 오시리스의 상승과 부활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오시리스의 상승과 부활은, 하위의 지상적 오시리스와 상위의 오시리스와 결합, 신체적으로 죽음에 이르도록 갈가리 조각났다가 다시 합쳐 이루어진 오시리스와 상위의 정신의 혼(魂)과 정신의 몸체와의 결합으로서, 신화적으로 투사된 정신적 변환을 나타낸다. 이러한 자기변환, 부활, 그리고 고양은 동시에 자기 자신과의 합일인데, 이는 또한 지하세계의 신인 오시리스와 태양신인 라(Ra)의 결합으로 묘사되었다”

오시리스는 여러 번의 죽음과 인격의 변환을 통해 완전한 초월의 경지에 이르러 명부를 다스리며 죽은 자를 다시 깨울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한다.

무당후보자가 신령의 택함을 입어 무당으로 입문하는 통과의례 의식도 이와 유사한 도식을 가지고 있다. 엘리아데는 <샤마니즘, 고대적 접신술> 50쪽에 다음과 같이 썼다.

“통과 의례의 역할을 하지 않는 ”신병-무병“은 없다. 왜냐하면 이것에 의한 고통은 통과의례적 고통에 해당되고 ”택함을 받은 자“의 심적 고독은 격리와 성무의례의 고립, 격리와 의례적 독거(獨居)에 상응하며 신병에 걸린 샤만 후보자가 느끼는 죽음에 대한 절박감(고통, 무의식 등)은 바로 모든 통과의례에 나타나는 상징적인 죽음을 환기시키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무당 후보자는 신병 체험 당시 그의 몸이나 장기가 갈가리 찢겨지고 해체되었다가 다시 재생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무당 후보자의 “인체의 내부기관과 장기의 재생이 뒤따르는 육신의 해체”는 그가 향후 무업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강력한 육체적인 힘과 정신의 능력을 신령으로부터 부여받게 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전 세계 샤머니즘에서 샤먼의 입문 의례의 도식은 육신의 해체를 통한 무력의 획득-천상계로의 상승-지하계로의 하강인 것이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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