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피 열매’, 혈압 낮추는 효과 뛰어나

‘오가피 열매’, 혈압 낮추는 효과 뛰어나

  • 기자명 박상건 기자
  • 입력 2019.09.3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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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원료수급 총력ㆍ농가 소득증대 기대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오가피는 주로 복통, 가려움증, 골절상 등에 쓰이는 약용작물이다. 열매의 경우, 각종 혈전 관련 증상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데 사용한다.

‘본초강목’에서는 오가피나무의 열매를 ‘추풍사(追風使)’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는 ‘풍을 몰아내는 사자’라는 뜻으로, 오가피나무 열매가 어혈, 풍증 등의 각종 혈전 관련 증상의 치료나 예방에 효과적인 소재임을 의미한다.

오가피 열매
오가피 열매

이처럼 식품 원료이면서 한약재로도 사용되는 ‘오가피 열매’가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음을 인체적용시험과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농촌진흥청은 오가피 열매의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경희대학교와 양지병원, 산업체와 3년간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고혈압 전 단계 증상을 보이는 만 19세 이상 75세 이하 남녀 80명을 대상으로 인체적용시험을 한 결과, 오가피 열매 추출물을 하루 2g씩 먹은 집단은 가짜 약(위약)을 먹은 집단보다 혈압이 유의적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정상 혈압인 120mmHg에 도달한 대상자 비율을 보면, 오가피 열매 추출물을 먹은 집단은 48%였지만, 가짜 약을 먹은 집단은 15%에 그쳤다.

동물실험과 활성 성분 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오가피 열매 추출물을 4주간 먹인 고혈압 쥐는 202mmHg에서 142mmHg로 고혈압 처방 약과 비슷한 수준으로 혈압이 떨어졌다.

이러한 효과는 오가피에만 함유된 ‘세코-사포닌계 화합물’이 혈압을 높이는 효소(안지오텐신 전환 효소)의 활성을 억제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실제 고혈압 약(캡토프릴)도 이 효소를 억제해 혈압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코-사포닌계 화합물’은 식물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포닌 성분의 일종으로, 혈전용해, 항염증 등이 알려져 있다. 양성대조군으로 사용된 캡토프릴(Captopril)은 고혈압 처방약으로, 대표적인 ACE 억제제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Oxidative Medicine and Cellular Longevity(산화의약 및 세포수명)’ 등 2곳에 실렸으며, 원천 기술은 국내 특허등록과 함께 국제특허 출원을 마쳤다. 또한, 오가피 열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혈압조절’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인정을 받았다.

이번 연구는 국내 고혈압 환자가 750만 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부작용 없는 안전한 식품소재를 활용해 기존 고혈압 치료제들을 보완하고, 예방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농촌진흥청은 원활한 원료 수급을 위해 강원도 정선군과 기술이전 업체 간의 계약재배 등에 협력하고 있다. 앞으로 국산 원료를 이용한 제품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최인명 인삼특작부장은 “많은 약용작물이 있지만, 높은 혈압을 낮추는 기능을 인정받은 것은 오가피 열매가 유일하다. 앞으로 약용작물을 이용한 기능성 소재 발굴과 원료 개발을 활성화해 국민 건강 증진과 농가 소득 증대에 보탬에 되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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