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혁 칼럼] 자연의 놀라운 치유력, 풀의 효능

[강혁 칼럼] 자연의 놀라운 치유력, 풀의 효능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09.19 07:33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흔하게, 온 사방에 널린 게 풀이다.

우리가 잡초라 부르는 풀들도 하나 하나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그 많은 풀들의 이름을 일일이 알기 어려워서 뭉뚱그려 그냥 ‘풀’이라 부른다.

그 풀 중에서 약효가 알려진 쇠뜨기 민들레 쑥 등 극히 일부의 풀들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

옛부터 논이나 밭에 나는 잡초는 거름기를 뺏어 먹어 곡식이나 채소의 성장을 저해하고 소출이 적어진다고 해서 사람들이 구슬땀을 흘려가며 풀을 멨다. 성경에서도 죄를 짓고 쫓겨난 아담과 하와는 이마에 땀을 흘리며 애써서 잡초를 메어야 소출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그렇듯 풀은 인류 역사만큼이나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공공의 적이 되었다.

그러나 정말 풀이 인류 공공의 적일까.

풀은, 우리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될 낙농업의 원천이다. 풀을 먹고 사는 소와 양과 염소는 사람들에게 고기와 젖을 제공하고, 또 풀이 죽으면 흙에 거름기를 채워주어 식량의 밑거름이 되어 준다.

또한 풀은 우리에게 건강과 생명의 상징이기도 하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이른 봄이 되면 산과 들과 길가에서 돋아나는 이름 모를 어린 풀과 작은 들꽃들을 우리는 경이의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차가운 겨울을 이겨내고 돋아나는 그 생명력을 보면서 우리네 역시 샘솟는 희망으로 그 풀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넓고 푸른 잔디밭을 보면 사람의 마음이 너나 할 것없이 아이처럼 설레인다. 그러면서 아이처럼 무작정 잔디 위를 걷고, 뛰고, 앉고, 누워보고 싶어진다. 굳이 잔디밭이 아닌, 이 풀 저 풀 섞인 잡초밭이라도 앉아보고 싶고 막상 앉으면 쾌적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우리가 몸이 아플 때 자연 속에서 편안히 쉬기만 해도 건강이 회복되는 건 자연에 위대한 치유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도시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은 자연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 주거환경이 아파트인 경우, 베란다나 거실 특히 식사하는 식탁 주변에 자연의 선물인 풀꽃이나 화초 같은 것을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들은 멋진 화초로 실내를 꾸미고 식탁 위에도 아름다운 꽃을 꽂아 두는 경우가 많다. 미관상의 아름다움을 넘어서, 우리의 원시본능을 충족시켜 주면서 자연 속에서 식사하는 포근한 감정을 불러오게 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실내의 일부라도 자연을 가까이 하도록 하고 그 곁에서 식사를 하면 먹는 음식이 보약이 되고 건강이 된다.

풀이나 나무 그리고 꽃들이 자리잡은 환경은 우리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준다. 그로 인해 스트레스가 풀리고 우울증이나 정서불안이나 불면증이 사라지는 것도 경험하게 된다.

꽃을 선물로 받으면 주는 이나 받는 이가 서로 기분좋은 이유는 우리의 몸과 마음이 자연으로 회귀하는 본능을 일깨워 주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병문안을 갈 때 으레 꽃을 가져갔다. 환자에게 자연 속의 느낌을 선사하면서 삶의 희열을 느끼게 하고 병 회복을 빨리 하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알레르기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병실 꽃 반입이 금지되었다. 오히려 환자의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조치인데, 이점을 깨닫는 병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얼마 전 TV를 보니 프랑스의 한 농가에서 풀을 베어 말린 뒤 그 풀을 창고에 가득 쌓아 놓고 방문객들이 오면 침구 대신 그 풀 속에서 잠을 자게 하는 여행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었다.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기발하고도 좋은 방법이 아닐 수 없다.

자연계의 동물들은 출산이나 산란이 다가오면 암수가 합심해서 둥지나 산란장을 만든다. 그때 모아오는 주재료가 풀이다. 사람도 원시시대에는 동굴의 안전한 장소를 택해 풀을 모으고 그 풀을 갈무리하여 푹신하게 쌓고 그 속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처음 접촉하는 물질이 풀이었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신분이 높은 사람은 거친 풀 대신 부드러운 목화 열매인 솜을 따다가 깔기도 했는데, 그 역시 풀이다

자연의 풀이든, 그 풀에서 얻은 재료로 만든 옷감이든 그것을 우리의 몸에 걸치고 다니던 우리의 조상들은 아토피 피부니 건선피부니 기타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 등으로 고생하지는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까지만 해도 아토피성 피부나 비염, 천식 등 알레르기성 질환을 앓는 사람을 거의 찾아 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불과 사 오십년 만에 석유화합물로 만든 가볍고 질긴 나일론이나 캐시미어 등 비닐수지가 나타나면서부터 우리의 옷과 이불이나 베개에서 자연소재가 쫓겨나고 화학물질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부터 각종 알레르기 질환이 증가했다는 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 섬유유연제 같은 화학물질을 단지 옷이나 침구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하고, 인공향료로 향기까지 나게 하고, 살균제나 탈취제까지 뿌려대니 그런 옷이나 이불을 상시 이용해야 하는 우리 몸이 과연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사람도 인체 구조상의 특성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일반 동물과 똑같다. 그런데 자연 속 동물의 생활과는 전혀 다르게 화학물질로 범벅이 된 재료들을 깔고 베고 입고 다니면서 건강을 유지하려 한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어떤 보약을 먹을지, 어떤 치료를 받을지 전전긍긍하기보다 가족이 일차 접촉하는 옷과 평생동안 하루 삼분의 일 이상의 시간을 머무는 침구부터 인공화합물 대신 자연소재로 바꿔보자.

천연소재가 무겁고 불편하고 다루기 힘든 건 사실이지만 자신과 가족의 평생 건강을 위해서라면 과감하게 바꾸어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자연건강연구가>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