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이방인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장로와의 만남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이방인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장로와의 만남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09.0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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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그는 마치 고막이 터져 청각을 잃은 듯 웅얼웅얼한 막연한 느낌만을 감지하고 있었다. 그는 이 상황을 체념하고 눈을 감았다. 그래도 까무라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호흡에다 기를 모아 마지막까지 정신을 숨통에다 간신히 붙들어 매두었다.

소란스런 침묵이 지나고, “끌어 내리도록 하시오!”라는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그로부터 스물 너덧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들리는 한 스무남은 해나 걸려서 하는 소리였다.

말에 타고 있던 그 목소리의 주인공인 사내가 어느 덧 다가와 “대체 당신들이 하고 있는 짓들은 무엇이오?”라며 힐난하듯 물었다. 그는 읍의 판관이었다.

고자 목소리의 사내는 “헤, 보, 보아서, 헤헤헤, 아, 알고 계시잖은 개벼요이?”라고 비굴하게 대답했고, 판관은 그들에게 “무고한 객승에 베푼 사형(私刑)에 대해서는 나중에 법이 공정히 그 죄가를 다룰 것”이니, 우선 저 스님을 끌러내리도록하라고 명했다. 그때서야 비로소 주인공은 풀려났다.

그가 묶인 몸에서 자유로워지자 판관이라는 사내는 그를 깔보듯이 내려다보며 마을 주민들이 왜 그에게 사형을 가했는지 이유를 물었다.

그들은 변명을 늘어놓았고, 그는 말머리를 돌려 여유 있게 돌아갔다. 판관이 그 자리를 뜨자 그들끼리 잠시 말다툼이 이어졌다.

그때야 비로소 그는 그들에게 유리의 풍속으로 인해 자신이 장옷을 입고, 얼굴 가리개를 가리고, 스승의 두개골을 가지고 나타난 불찰을 그 곳 사람들에게 사과했다.

잠시 후에 다리 위에 백발의 등이 약간 휘인 장로를 부축하며 촛불승이 나타났다. 장로는 그들에게 다가와 “여러분께서는, 한 대사로 더불어, 한 마리의 고양이를 놓고, 무슨 뜻 깊은 말씀들을 나누고 계시오?”라고 물었다. 그리곤 주인공에게 연민의 눈길을 던졌다.

장로는 그의 상처를 보며, 상처가 그리 심하지는 않으나 속히 치료를 받는 것이 후환을 없애는 것이라며, 그들에게 들것을 하나 만들게 한 후 주인공을 자신의 집으로 모셔가겠다고 했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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