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빛의 어머니, 호모 엠파티쿠스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빛의 어머니, 호모 엠파티쿠스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08.2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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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주인공은 유리에 들어온 지 11일 째가 되는 날, 바닷가 유년 시절 엄니가 ‘모든 추악함의 여성적인 덩이’로 보였던 때를 그리워하며 느시렁 느시렁 주류하며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지휘하라, 오 힘의 주여…

오 여자, 나의 어머니, 나의 실패가 무엇이며,

내가 반드시 따라야 할 길이 어디인지를, 내게 가르치라!

내 앞에 날으시라. 대로를 따라서,

나의 길을 예비하시라!

오, 빛의 어머니여, 질투를 아는 자여,

내 너에게 간청하노니, 그대의 세 그늘을 높이

하늘 아주 높이 남기라”

살불살조의 완성을 위해 두 명의 조사를 살해했던 예의 지혜의 샘물 앞에 당도한 그는 항아리에 물을 길어 부지런히 늪으로 돌아갔다. 그는 음허(陰虛)에 음황(淫荒)이 들어 ‘혼으로부터 방출되는’ 에너지가 고갈되었다. 하야, 그의 기진맥진해진 육신은 그 자리에서 고꾸라졌다.

그가 눈을 다시 떴을 때, 그는 누이로만 여겨지는 여자(수도녀)가, 자신의 시체를 놓고 통곡하며 초혼(招魂)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촛불을 한 구석에 켜놓고, 저 시체의 머리를 자기 무릎 위에 받쳐 놓은 채, 저 시체의 주인이 돌아오기를 빌고 있었다. 그 순간 그는 “나의 신부여, 나는 드디어 업보의 무거운 곳 바르도로 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시체를 안고 있는 그녀에게서 천 개의 눈을 가졌다는 인도의 신 인드라·비슈누·쉬바의 얼굴을 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공감하는 인간’의 의미이자 빛의 어머니로 상징되는 ‘호모 엠파티쿠스(Homo empathicus)’의 대명사인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공감(Empathie(독)/Empathy(영))’이라는 단어는 독일어의 ‘감정이입(Einfuhlung)’에서 유래되었다. 독일의 의사이자 철학자인 헤르만 로체(Hermann Lotze: 1817~1881)는 1848년 처음으로 예술작품을 감상할 때 경험하는 최상의 감정이 내면화되는 과정의 표현으로써 공감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 단어는 그리스어 ‘empatheia’에서 파생되어 ‘외부에서 감정 속으로 스며들어 가다’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고, 샤먼은 인류 최초의 원초적 공감을 지닌 호모 엠타피쿠스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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