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서성자의 추억열차] 1970~1990 교단일기

[동화작가 서성자의 추억열차] 1970~1990 교단일기

  • 기자명 서성자 기자
  • 입력 2019.07.1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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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서성자 기자] 평생 초등학교 교단에서 아이들과 동고동락하며 교육자로서 아름다운 동행을 해온 동화작가 서정자 선생이 집필한 ‘동화작가 서성자의 추억열차’를 연재한다. ‘1970~1990 교단 일기’라는 부제를 단 이 연재 동화는 작가 자신이 생생하게 경험한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교육현장의 이야기이다. 현재 우리교육과 당시의 교육현장을 비교하고, 7080세대에게는 아름다운 학창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추억여행이 될 것이다.(편집자 주)

<연재를 시작하며>

나는 29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퇴직 후 동화공부를 시작했다.

그동안 ‘봉홧불을 올려라’(2014), ‘내 맘대로 부대찌개’(2016), ‘동화쓰는 고양이 똥꼬’(2017), ‘슈퍼방귀를 날려라’(2017), ‘돌 던지는 아이’(2018) 동화책을 냈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을 만나게 될 연재동화

‘동화작가 서성자의 추억열차-1970~1990 교단 일기’는 내가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던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추억을 더듬어 쓴 ‘교단일기’이다.

인간이 가장 범하기 쉬운 오류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라 했던 말이 기억난다.

나에겐 아름다움으로 기억되고 있는 추억이 학부모나 아이들에겐 아픔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어쩜 내 기준에서 미화되었을 수도 있다. 인간은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는 말도 있으니까.

나는 오만하게도 내가 괜찮은 선생인 줄 알았다. 그러나 퇴직 후에 알게 되었다. 내가 결코 괜찮은 선생이 아니었다는 걸.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찌 그리도 후회할 것이 많던지. ‘이것도 해주고, 저것도 해 줄걸. 아니 그것은 절대 하지 말걸’ 등 30년부터 40년 전 이야기도 있다.

‘응답하라 1988’ 같은 드라마처럼 독자들이 그 시절의 이야기에 빠져 들었으면 좋겠다. 요즘의 아이들과 비교하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엔 이런 일도 있었구나’ 라고 생각하고 읽었으면 한다.

저와 함께 했던 아이들에게 사랑과 미안함을 전하며…

여기 연재하는 교단일기에 등장하는 우리 아이들의 이름은 대부분 가명이다. 자랑스러운 경우에만 실명을 썼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바란다. 그리고 지면을 통해 전국의 수많은 제자와 학부모님들의 건강과 행운을 빈다.

<종욱이의 땡땡> - 1

80년대에 3학년 담임을 할 때 일이다.

나는 그해 도서 업무를 맡고 있었다. 도서실을 교실로 사용했기에 그 어느 해보다 아이들이 책과 가까이 지낼 수 있었던 한 해이기도 했다.

그때는 요즘처럼 책이 흔하지 않았다. 따라서 학교에 비치된 책도 그리 많지 않았다.

내 어릴 적 소원이 책을 마음껏 읽는 것이었기에, 책을 읽히는 데도 욕심이 많았다. 전교생에게 책을 좀 더 많이 읽히기 위해 도서실의 책을 각 반으로 나누어 주었다.

2-3개의 책꽂이에 책을 꽂아 각 학급으로 빌려주고 한 달이 되면 다른 책으로 바꾸어 주었다. 책꽂이에 목록을 적어 붙여 각 교실로 보내 주었다. 매월 한 번씩 천 여 권의 책을 골라 꽂고 목록을 붙이는 일은 쉽지 않았다.

더구나 학급에서 파손되어 온 책을 풀칠하고 테이프로 붙이는 일은 고된 작업이었다. 월말이 되면 마치 전쟁을 치루 듯 교실은 엉망이 되곤 했다.

25학급에 책꽂이 2개씩만 보낸다 해도 책꽂이는 50개나 되기 때문이었다.

말이 책꽂이 50개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수업이 끝난 뒤에 다른 업무 또한 많았기에 그 일이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 날도 마침 책을 바꾸어 주어야 하는 월말이어서 3학년 아이들과 함께 작업을 하게 되었다. 책을 되돌려 받을 때를 위해 책 이름과 출판사를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했다. 그래야 분실 했을 때나 다른 반으로 책을 옮겨 줄 때 관리하기 쉬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 번이고 확인하며 꼼꼼하게 목록을 쓰게 되었다.

요즘처럼 컴퓨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복사기도 없었기에 등사기로 일일이 모든 양식을 프린트해야했다.

한참 일을 하는데 직원회의 시간이 되었다.

데일리스포츠한국 7월 18일자
데일리스포츠한국 7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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