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황태자’ 삼성 윤성환 “아직 힘 많이 남았다”

‘돌아온 황태자’ 삼성 윤성환 “아직 힘 많이 남았다”

  • 기자명 이한주 기자
  • 입력 2019.04.1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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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이한주 기자] “마지막까지 열심히, 자신있게 던지고 싶다. 아직 힘도 많이 남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황태자’ 윤성환이 부활했다. 윤성환은 지난 13일 대구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 위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동안 80개의 볼을 투구하며 8피안타 2삼진 3실점으로 잘 막았다.

윤성환은 앞서 열린 7일 SK 와이번스전에서도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아직 첫 승을 올리진 못하고 있지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있다.

지난해 윤성환은 추운 겨울을 보냈다. 2014년 11월 26일 당시 투수 프리에이전트(FA) 최고액인 4년 80억원에 사인했던 윤성환은 2018시즌이 끝난 뒤 다시 FA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4년 전과 상황은 달라졌다.

2015∼2017년, 3시즌 동안 40승 27패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하며 'FA 모범생'으로 불렸던 윤성환은 2018년 5승 9패 평균자책점 6.98로 부진했다.

결국 윤성환은 스프링캠프(2월 1일) 시작 일을 사흘 앞두고 1년 10억원에 사인했다. 보장 금액 4억원에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6억원이다.

윤성환은 지난겨울을 떠올리며 "많은 게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 솔직히 '윤성환은 끝났다'라는 말이 들리면 서운했다. 올해는 그런 평가가 나오지 않게, 꾸준히 잘 던지고 싶다"고 밝혔다.

윤성환은 KBO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투수였다.

2013∼2017년, 5시즌 동안 141경기에 선발 등판해 889⅓이닝을 던졌다. 이 기간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투수다. 5년 연속 170이닝 이상을 던지기도 했다.

2004년 삼성 입단 후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은 윤성환은 개인 통산 127승으로, 삼성 구단 최다승 기록도 보유했다.

중간 계투로 뛸 때 시속 140㎞대 후반의 빠른 공을 던졌던 윤성환은 선발 전환 후 직구 구속을 시속 140㎞대 초반으로 낮췄지만, 커브와 슬라이더, 포크볼 등을 섞어 빠르게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만들고 대담한 승부를 펼쳤다.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 김진욱 전 kt wiz 감독 등 많은 지도자가 젊은 투수들에게 "윤성환처럼 던져라"라고 조언했다. 많은 투수 유망주들도 윤성환을 롤모델로 꼽기도 했다.

윤성환은 "다 옛날이야기가 됐다"고 했지만, 그의 '정면승부'는 여전히 젊은 투수들의 교과서로 통한다.

윤성환은 앞선 두 경기에서의 호투로 삼성의 선발진 자리를 되찾았다. 더 고무적인 건, 윤성환의 구위가 점점 올라오고 있다는 점이다.

윤성환은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FA 계약에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예전보다 몸을 늦게 만든 건 사실"이라며 "시즌 초 2군에서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걸, 나부터 느낀다"고 했다.

이어 "출발은 조금 늦었지만, 시즌을 완주하고 싶다. 지금은 6회쯤 되면 힘이 떨어지는 걸 느끼는데, 이 문제도 경기를 치르고 보강훈련을 하면서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다. 윤성환도 "한창 좋았을 때보다는 힘이 떨어졌다. '분필이론이 결국 맞구나'라는 생각도 한다"고 했다.

'분필이론'에 따르면, 투수의 팔은 닳는다. 트레이너들은 "사실 사람의 팔로 시속 140㎞ 이상의 공을 던지는 것 자체가 굉장히 무리한 행동"이라며 "다양한 보강훈련을 통해 부상 시점을 늦추는 게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많은 공을 던진 윤성환의 팔에도 무리가 왔다. 하지만 윤성환은 착실한 운동으로 '닳는 속도'를 늦춰왔고, 여전히 자신 있게 공을 던진다.

윤성환은 "예전에는 '은퇴 시점은 내가 정한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힘이 떨어져서 어쩔 수 없이 은퇴할 수도 있겠다'는 걸 알게 됐다"며 "그래도 마지막까지 열심히, 자신 있게 던지고 싶다. 아직 힘도 많이 남았다" 라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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