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그림찾기] 작가 이창수, 투시적 접근으로 회화적 한계 탈피

[숨은그림찾기] 작가 이창수, 투시적 접근으로 회화적 한계 탈피

  • 기자명 유승철 기자
  • 입력 2019.03.08 09:40
  • 수정 2019.05.0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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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란도 62x45x15cm 유리판위에 아크릴 2014
부작란도 62x45x15cm 유리판위에 아크릴 2014

[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 기자]  3차원적 형식을 레이어를 이용해 구현하는 작가 이창수는 근본적으로 회화 장르에 대해 추구하거나 고민해왔던 지점을 첨예화한다.

이창수의 작업은 원근법적 레이어의 겹침 효과를 이용하기 보다는 파편적인 평면들의 연속, 위치적으로 계산된 이미지들의 순서, 레이어와 레이어 간 간격에서 비롯되어 다각도에서 발견할 수 있는 평면 이미지, 그리고 그것이 회화임을 강조하는 둣한 색면 표현 등에서 레이어를 활용한 기존 작업들과는 다른 느낌이다.

소재적으로 주변 배경을 제거하고 생물을 포함한 단일한 일부가 작품에 표현된다. 이 경우 관조로서의 방식이 아닌, 관찰로서 소재에 대해 접근하는 경우로 간주할 수 있는데, 실제 각 레이어는 사물의 전체가 아닌 부분들을 순차적으로 묘사한다.

자본은 허상이라도 달다, 33x20x16, 유리판위에 채색, 2014
자본은 허상이라도 달다, 33x20x16, 유리판위에 채색, 2014

투명한 유리라 하더라도 약간의 푸르스름한 색비침으로 인해서 우연적으로 공기원근법적인 효과가 보이는 점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의 계획은 이를 크게 부각시키고 있지 않다.

작가 이창수는 회화이길 절대 포기하지 않으면서 회화의 형식과 인식에 대한 한계를 실험적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태도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의 작품에서 정면이라고 생각하는 하나의 면이 그 소재를 쪼개어 객관적으로 묘사한 정물 형식을 갖추고 있고, 또 다른 면은 소재의 이면적 내용이나, 작가의 주관적인 상상의 영역으로 전혀 다른 풍경을 제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찍 일어난 벌레 51x50x22 유리판위에 채색 2014
일찍 일어난 벌레 51x50x22 유리판위에 채색 2014

이면의 내용들은 도덕적인 주관의 관념이건, 순수한 상상의 영역이건 실재적인 묘사 이면에서 작품이 지닌 과중한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단순한 형식실험에 그칠 수 있었던 위험에서 내용적으로 긴장완화를 시키며 이후 감상의 단계를 고려할 수 있게끔 열어둔 것이라고 판단한다.

여기서 떠올리는 것은 바로 '유머'이다. 정신적인 집중과 긴장의 상태가 어느 순간 어떤 표현방식으로 인해 우연히 풀리는 상황들이 존재하며, 이 상황들로 인해 집중의 에너지는 경제적으로 남는 잉여의 에너지로 전이된다. 이 상태에서 발산되는 감정들(잉여의 에너지)은 '쾌'를 가져온다는 것. 그렇다면 '유머' 내지 '유머러스한 태도'는 예술작품, 혹은 예술의 태도에 대한 제문제 등에 심리적인 과정에서 전제해야 할 하나의 가치로서 자리할 이유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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