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구애비와 만신말명이란?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구애비와 만신말명이란?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03.0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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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는 무업을 이어받는 방법

[데일리스포츠한국] 얼마 전에 나랏무당 김금화 선생이 이승에서의 소명을 다하고 하늘의 부름을 받고 영혼여행을 떠났다.

한국의 샤머니즘에서는 무당이 죽으면 무조(巫祖) 신령이 된다는 믿음이 전해 내려온다. 이 신령을 ‘말명’이라고 부른다.

‘말명’ 신령은 자신과 영적인 사이클이 가장 잘 맞는 무당 후보자를 선택해 그에게 내린다.

말명 신령이 들린 무당 후보자는 다양한 형태의 영적인 체험(선몽, 환시, ESP(초감각적 지각) 등)을 통해 말명 신령과의 인연을 만나고, 그 신령의 과거의 행적에 따라 무구를 찾아 신물(神物: 신체구. 청신구. 점구)을 습득하여 과거 무당의 업(業)을 가지고 오게 된다.

이것을 무업계 전문 용어로 ‘구애비(鬼業)를 떠온다’라고 표현하는데, 귀신을 부리는 일을 업으로 삼는, 곧 무업(巫業)의 다른 표현이다.

(최진아, 새로운 신을 받아들이는 종교현상, 구애비 -中)

이 ‘말명’이란 단어는 ‘만명(萬明)’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조선총독부의 촉탁이었던 촌산지순(村山智順)은 ‘조선의 귀신’에 만명은 “신라 김유신 모친의 신호(神號)라 칭하며 동경(銅鏡)으로 그 신체(神體)를 나타내게 되어 있다”고 썼다. ‘조선무속고’를 집필한 이능화(李能和)는 만명은 신라 김유신의 어머니인데 신령이 되어 말명으로 불렸다고 보았다.

일제시대까지 중부지역 천신(薦新)굿의 마지막 거리인 뒷전 직전의 ‘말명거리’에 제가집의 조상 가운데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무당이었던 이들을 말명으로 모시는 거리가 있어 이 신령을 모셔 놀렸다. 지금은 굿의 중간에 잠시 말명의 이름만 거론하고 사라져 가는 추세이다.

중요무형문화재 104호인 ‘서울새남굿’을 포함한 중부지역의 무당들은 노란 몽두리에 방울과 부채를 든 할머니 모습의 무신도(巫神圖)로 모시고, 죽은 무당의 신복(神服)을 고리짝에 담아 굿당에 모시는데, 이를 ‘대신할머니’ 또는 ‘대신(大神)말명’이라 부르며 무조로 섬기고 있다. 대신말명은 무당으로서 죽은 이를 총칭한 것으로, 대개는 여성 신령으로 상징된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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