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대전의 아들 황인범, 15일 벤쿠버로 출국, 기자회견(종합)

'굿바이' 대전의 아들 황인범, 15일 벤쿠버로 출국, 기자회견(종합)

  • 기자명 유승철 기자 김민재 기자
  • 입력 2019.02.1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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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실에서 인터뷰하고 황인범(22) <사진=데일리스포츠한국DB>
미디어실에서 인터뷰하고 황인범(22) <사진=데일리스포츠한국DB>

[대전=데일리스포츠한국 유승철기자 김민재 대학생 기자] 지난 31일 황인범은 MLS 벤쿠버로 이적이 확정됐다. 

이에 대전은 2월 10일 오전 10시 대전 월드컵 경기장 1층 인터뷰실에서 황인범의 벤쿠버 이적 관련 공식 미디어데이(황인범 고별식)를 개최했다.

이미 언론을 통해 밝혀진 바와 같이 유럽 몇몇 클럽에서도 황인범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그중 벤쿠버가 가장 적극적인 태도로 협상에 임하면서 선수와 구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황인범은 대전 유스 출신으로 대전을 대표하는 선수인 만큼 이적 협상에 있어 선수 가치에 대한 합당한 평가, 미래의 비전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말했다. 낮은 금액에 이적해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이적료에도 명확한 상한선을 세웠다. 모든 점에서 벤쿠버가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출전 기회뿐 아니라 생활 환경에서도 한인 사회가 잘 형성되어 있는 벤쿠버의 장점을 활용해, 첫 해외 진출에 도전하는 황인범의 적응을 위해 세심한 배려를 보였다. 무엇보다 구단의 인프라를 활용한 비전을 제시하고 향후 유럽 무대 진출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MLS는 종전의 유럽 빅리그 은퇴 선수 영입을 통한 리그 활성화가 아닌, 외부의 젊은 피를 과감히 수혈함으로써 유럽 진출의 중간 플랫폼을 지향하는 리그로 진화를 추구하고 있다. 벤쿠버는 이러한 리그의 비전과 최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알폰소 데이비스, 뉴캐슬로 이적한 미구엘 알미론 등 MLS의 체계적인 선수 육성과 지원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플랜을 제시했다. 이에 황인범은 MLS 개척이라는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의 의미 있는 발걸음에 도전을 내밀게 됐다. 대전 또한 충분히 본인의 역량을 통해 유럽 리그 진출의 선례를 만들 선수라는 믿음을 가지고 이적에 합의했다.

또한 대전과 벤쿠버는 단순한 선수 이적이 아니라 구단 간의 마케팅 교류, 유소년 시스템 교류 등 지속적인 소통 창구 또한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선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재고뿐 아니라, 선진 시스템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다.

다음은 미디어데이 황인범 선수의 일문일답이다.

-유럽에서 많은 제안이 왔는데, 벤쿠버를 선택한 이유는?

물론 유럽 쪽에서도 관심이 있었다. 오퍼도 왔다. 개인적인 꿈만 갖고, 이기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구단의 이적료도 중요했다. 기준을 맞춰줄 수 있는 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유럽 팀들은 제 가치를 생각해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벤쿠버에서 간절하게 원한다는 모습을 보여줬다. 가족들과 저 역시 그렇게 느꼈다. 이 팀에 가서 실패할 확률이 적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성장 가능성도 봤다.

- 향후 벤쿠버에서 계획은?

휴식 취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 회복을 잘 한 상황이다. 축구 선수이기 때문에, 경기력적인 부분을 향상시킬 것이다.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은 언어다. 최대한 빨리 적응하는 게 목표다. 대전에서 이렇게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처럼 벤쿠버에서도 큰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

- MLS에 김기희 선수가 뛰고 있다. 이영표 해설 위원도 벤쿠버에서 뛰었다. 특별한 조언이 있었나?

김기희 선배님은 아직 만난 적이 없다. 이영표 선배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받았다. 대선배이고 연락하는 것도 조심스러웠는데, 먼저 연락을 주셔서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생활적인 부분, 구단 등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 벤투 감독에게 조언이 있었다고 들었다.

기사가 그렇게 나왔다. 구체적인 조언이나 추천은 없으셨다. 벤투 감독님이 벤쿠버 감독님과 아는 사이여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 거 같다. 두 분이서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는 모르겠다.

- 보완해야 한다고 느끼는 점은?

나의 단점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다. K리그에서도 어려웠던 부분이었다. 선수라면 더 힘든 리그에 가서 부딪혀 보고 성장해야 한다. 경기력 부분과 패스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느꼈지만 세트피스 키커 부분도 노력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언어적인 부분과 피지컬적인 문제다. 모든 부족한 점들을 생각하고, 고민했다. 훈련을 통해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 대전이 어떤 구단이 됐으면 좋겠나?

어떻게 보면 선수로서가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대전을 지켜봐왔다. 팬 입장에서 봤을 때, 조금 더 건강한 경영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최고 이적료를 경신한 걸로 알고 있다. 윈윈이라 생각을 한다. 과연 윈윈이 될 수 있는 상황인지는, 앞으로 구단의 몫이라 생각한다. 제가 남긴 이적료가 선수들을 위해, 팬들을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

- 대전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집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아산을 잠시 다녀왔을 때도 그랬다. 10개월이라는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는 벤쿠버에 가서 대전의 팬분들처럼 나를 사랑할 수 있는지 보고 싶었고, 증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도전을 선택했다. 대전이라는 구단으로 다시 돌아오겠다는 확신을 하게 됐다. 김은중 코치의 은퇴식을 봤을 때, 저런 모습이 성공한 선수의 길이라 느꼈다. 나중에 대전으로 돌아왔을 때는 김은중 코치보다 성대한 은퇴식을 했으면 한다. 그게 목표다. 나도 영구결번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좋은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 동료들에게 남길 말이 있다면?

동료들에게 할 말도 많지만, 팬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고종수 감독님께 죄송하고 고마운 마음이 크다. 나에게 감독님이 3개월의 시간 동안 주셨던 부분이 많다. 정말 감사하다. 그래서 더 죄송하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때 감독님이 출전시키지 않는 결정을 내렸을 때, 선수로서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다. 선수를 정말 아낀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믿어도 되는 감독님이다. 팬분들도 감독님을 믿어주면 좋겠다. 여러 가지 사안을 떠나, 감독님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선수들에게 전폭적 지지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정말 부탁드린다. 이번 시즌만큼은 선수들과 감독님에게 힘을 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 벤쿠버 경기를 직접 본 적 있나? 그리고 벤쿠버 감독님은 어떤 이야기를 해줬나?

아직 벤쿠버 경기를 확인하지는 않았다. 벤쿠버의 영상은 지금부터 확인할 계획이다. 감독님께서는 기쁘다는 말을 해주셨다. 저는 팀의 목표와 방향성을 물었다. 4-3-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높은 위치에서 압박하는 플레이를 할 거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플레이오프 진출과 캐나다 컵 우승을 목표로 한다고 하셨다. 최근 벤쿠버가 일본팀과 연습경기가 있었는데, 그 부분부터 영상을 체크할 계획이다.

- MLS에 즐라탄, 루니와 같은 세계적 스타가 있다. 어떤 부분이 기대되는가.

세계적 선수들과 한 경기장에서 뛸 수 있다는 점이 기대가 된다. 선수로서 기대가 안되면 이상한 거다. 나 역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다.

- MLS 진출에도 대표팀에 계속 차출될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 선수의 대체자로 평가받기도 했다.

성용이형, 자철이형은 한국 축구의 레전드다. 성용이형의 대체자, 후계자라는 말은 그 누구에게도 부담스러운 단어다. 꼭 제가 그 자리에 들어가는 게 아닐 수도 있다. 또 다른 스타일의 선수들이 나처럼 대표팀에 와서, 경쟁했으면 좋겠다. 만약 그 선수가 더욱 많은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꼭 제가 아니라도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대표팀에 소집되는 것과, 캐내다에서 소집되는 건 차이가 있을 것이다. 많은 분들이 비행시간을 걱정하시는데, 유럽에 있는 형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 MLS 구장은 인조잔디가 많다. 부상의 염려가 있는데? 

한국 선수의 경우 어릴 때 맨땅과 인조잔디에서 경기를 많이 했다. 인조잔디라 다치는 부분은 핑계라고 생각한다. 잘 적응해 최대한 많은 경기에 뛸 수 있었으면 한다. 오히려 동료 중 인조잔디를 회피하는 선수가 있다면, 나에게 더 큰 기회가 될 것이다.

- 출국은 언제하나?

5일 남았다. 2월 15일이다.

- 등번호는 확정됐나? 6번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미 30대 넘은 선배님께서 쓰고 있다고 했다. 성용이형 번호이자, 세스크 파브레가스 선수의 번호인 4번이 남아있었다. 4번을 쓰고 싶다고 말해 놓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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