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이상민 인턴기자] 전 세계 스포츠계의 화두는 경기 시간 단축이다. 야구도 예외는 아니다.
야구 경기시간이 길다는 비판은 이전부터 여러 차례 제기됐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이 같은 비판에 지난달 26일(한국시간) 7이닝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MLB)도 시간 축소를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한명의 투수가 최소 3명 이상의 타자를 상대하도록 하는 제도다. 투수 교체 시간을 줄여 전체 경기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뜻이다. MLB 사무국은 '투수의 타자 최소 3명 상대 규정'을 2019년부터 도입하기를 바라고 있다.
반면 선수노조는 2020년 도입으로 맞섰다. 여기에 내셔널리그(NL)의 지명타자제 도입을 요구했다.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이 사안에 대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MLB 사무국은 로스터를 26명으로 늘리되 투수 수를 12명으로 제한하는 변경 내용을 선수노조에 제시했다. 이는 '투수의 타자 최소 3명 상대 규정'과도 맞물린 것으로 원 포인트 불펜 투수를 줄이고 대신 타자를 더 많이 로스터에 포함해 역동적인 야구를 펼치겠다는 의중이다.
이 밖에도 MLB 사무국은 광범위하게 규정 개정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용은 이렇다. 20초 투구 제한 시계 도입, 승률 높은 팀에 신인지명 우선권을 주고 승률 낮은 팀엔 벌을 주는 드래프트 개정안 등 다양한 내용을 현재 논의 중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제도는 승률 높은 팀에 신인지명 우선권을 주는 대신 일부러 낮은 승률을 기록하는 팀을 징계하는 제안이다.
이는 승률 낮은 팀에 드래프트 우선권을 주는 현 제도를 완전히 뒤집는 내용이다.
선수노조는 큰 수익을 내지 못하는 가난한 구단이 시즌 승률 0.500을 넘거나 포스트시즌에 출전하는 등의 성공을 거두면 신인지명에서 우선권을 행사하도록 제안했다. 이와 달리 2년 연속 시즌 90패 이상을 당한 팀은 드래프트에서 불이익을 받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선수노조는 구단의 '탱킹' 전략을 비판해왔다.
탱킹이란 구단이 이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유망주를 잡고자 그해 성적을 포기하는 전략을 말한다. 팬들의 비난에도 2∼3년 내리 최하위에 머물며 유망주를 영입한 뒤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휴스턴이 탱킹 전략을 펼친 대표적인 팀이다.
선수노조는 당장 선수단에 투자하지 않는 탱킹 구단을 강하게 질타해왔고 드래프트 규정 개정으로 이를 막아볼 심산이다.
메이저리그도 세계 흐름에 맞춰 제도를 변경하고 있다. 과연 이 같은 제도가 MLB 흥행을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