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영국 칼럼> 한국의 아름다운 등대를 찾아서

<석영국 칼럼> 한국의 아름다운 등대를 찾아서

  • 기자명 석영국
  • 입력 2018.11.08 10:31
  • 수정 2018.11.0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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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등대로 115년의 역사를 간직한 '팔미도 등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등대로 115년의 역사를 간직한 '팔미도 등대'

넓은 바다에 점점이 떠있는 섬에 하얀색, 홍색, 녹색, 황색 등대. 그 등대의 불빛들이 밤바다를 비춘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등대를 찾고 있다.

우리나라 해안가 또는 섬에는 대형등대 49곳, 등대관리원이 상주하는 유인등대 38곳이 있다. 이러한 등대 가운데 일반인들이 찾아가기 쉽고 풍광이 매력적인 등대 16곳이 있다. 해양수산부가 ‘아름다운 한국의 등대 16경’으로 선정한 등대다. 해양수산부는 여행자들이 꼭 가보고 싶고, 다시 찾고 싶은 해양체험 공간으로 등대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아름다운 등대 풍광과 해양문화와 역사의 발자취가 서린 등대 16경을 소개하고자 한다.

팔미도는 모래로 연결된 두 개 섬이 여덟 팔(八) 자처럼 뻗어 내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 위치한 팔미도등대는 우리나라 최초 근대식 등대로 115년의 역사를 간직한다. 인천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1시간 남짓 걸리는데 인천항 진출입 항로 입구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 100여 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소나무가 울창하고 육지에서 접할 수 없는 동식물들이 무수히 서식한다. 한국전쟁을 승리로 이끈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등대로서 최초로 콘크리트를 사용한 해양건축물이 보존되고 있다.

소청도등대는 인천항에서 여객선으로 4시간 남짓 걸리고 우리나라 서해 최북단 등대로서 110년 역사를 자랑한다. 등대 아래 바닷가는 긴 세월 해풍으로 깎인 기암괴석과 바다표범을 볼 수 있고 공룡화석 발자국과 철새 도래지가 있다.

옹도는 섬 모양이 옹기와 같이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수심이 얕고 조류가 강해 해난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이 섬의 옹도등대는 태안반도 관장목 부근에서 111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주변 경관이 수려하다. 충남 태안 안흥항에서 유람선으로 1시간 남짓 걸리는 무인도인데 봄이면 200여년 이상 된 동백 군락이 장관을 이루고 가파른 절벽에 천남성이, 찔레꽃, 산벚나무 등이 자생한다.

어청도는 물 맑기가 거울과 같다하여 이름 지어졌다. 군산항에서 여객선으로 2시간 남짓 걸리는 섬에 있는 어청도등대 등탑은 한옥 양식의 서까래를 이용하여 건축했고 낮은 돌담장과 어울리는 빨간 지붕의 등대와 주변의 해송이 잘 어우러졌다.

홍도는 섬 전체가 홍갈색 규암질 바위로 이루어져 해질녘 섬 전체가 붉게 보여서 그리 부르는데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이다. 목포항에서 3시간 남짓 걸린다. 대엽풍란은 그 향기가 10리 밖까지 풍긴다고 알려질 정도로 독특한 향이 일품이다. 이 섬 끝자락에 홍도등대가 있다.

마라도등대는 멀리서 바라보면 섬 전체가 군함 형태 조타실 같이 우뚝 솟아 있는데 국토 최남단 최고봉에 마라도등대가 있다. 제주도 신수이동에서 여객선으로 30여분 소요된다. 우도등대는 제주도에 딸린 섬 우도에 위치하는데 소가 드러누워 머리를 내민 모습과 비슷해서 우도라 불린다. 제주도 성산포에서 30여분 소요된다. 등대 아래는 기암괴석과 산호가 부서져 형성된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산호해수욕장 등 청정해역을 자랑한다. 우도등대는 우도 8경중 하나. 한라산의 아름다운 자태와 산호초 바다를 볼 수 있는 유일한 조망지이고 인어공주, 시월애, 연리지 등 영화촬영 장소로 유명하다.

오동도등대는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무성한 동백나무 터널을 지나며 우뚝 서 있다. 11월부터 빨간 꽃망울을 터트려 3월에 절정을 이루는 동백나무 풍광이 일품이다.

소매물도등대는 형상이 메밀처럼 생겨서 붙여졌는데 통영에서 여객선으로 2시간 소요된다. 등대는 썰물시간을 맞춰 바다가 갈라지는 길을 걸어가야 하는 무인도에 있다.

영도등대는 신라시대 태종무열왕이 태종대를 지나다 절경에 반해 잠시 머물며 활쏘기를 했다는 전설에서 태종대라고 이름 붙여졌다. 태종대는 200여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등대 아래 신선대바위, 모자상, 망부석, 거북바위 등 기암괴석과 공룡발자국 화석과 해식동굴로 이루어진 바위섬이다. 영도등대는 해운대 풍경과 멀리 대마도를 볼 수 있다.

부산 앞바다에 위치한 오륙도는 밀물과 썰물에 따라 바위섬이 5개 또는 6개로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용호동 선착장에서 유람선으로 20여분 거리에 위치하는데 육지와 가장 가까운 방패섬, 소나무가 자생하는 솔섬, 송곳처럼 뾰족하게 생긴 송곳섬, 독수리가 갈매기를 포획하기 위해 모여 들어 붙여진 수리섬, 식수가 나오는 큰 굴이 있는 굴섬, 육지에 가장 멀리 있는 등대섬에 오륙도등대가 있다.

간절곶은 긴 대로 만든 장대인 간짓대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에 위치하는데 우리나라 육지에서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으로 유명하다. 간절곶 등대가 위치하는 낭끝바위는 간절곶에서도 가장 돌출된 지역으로 해돋이 풍광이 일품이다.

울기등대는 제2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울산 울기공원에 위치한다. 등대 앞 바다 자연동굴에는 바닷물이 동굴 깊숙이 들어갔다가 빠져 나갈 때는‘그르륵’하는 용의 울음소리가 들린다하여 용굴이라고 불리는 전설이 깃든 곳으로 아름드리 해송 숲과 기암괴석의 빼어나다.

호미곶등대는 한반도 최동단에 위치하는데 영일만 해돋이 광경을 조선 10경 중의 하나로 꼽을 정도로 절경이다. 호미곶은 우리나라 지도 호랑이꼬리에 해당하는 천하명당이다. 등대는 110년 전 26.4m 높이를 철근을 사용하지 않고 벽돌로 건축했다. 건축학적 가치가 높아 경상북도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었고 등대 인근에 우리나라 유일의 국립등대박물관이 있다.

독도등대는 동해 우리 땅 화산섬 독도 봉우리에 위치한다. 천연기념물 366호로 지정된 독도는 쥐명아주, 번행초 등 유관 식물과 바다제비, 슴새, 괭이갈매기 등 조류의 집단서식지이다. 동도와 서도 사이의 바닷물은 자갈과 모래와 산호가 환하게 보일 정도로 맑다.

속초는 영금정 옆 솔산이 소나무와 풀을 묶어서 세워 놓은 형태라 하여 지어진 이름으로 속초시 영랑동에 위치한다. 40m 절벽 위 속초등대는 동쪽으로는 검푸른 색을 띄는 동해바다와 서쪽으로는 설악산 울산바위가 한눈에 들어오고, 북쪽을 보면 석호인 청초호와 남쪽으로는 아름다운 전경의 속초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 역할을 한다. 자, 이제 떠나보자 우리나라 아름다운 등대 열여섯 개의 풍경을 찾아서.

석영국(전 해양수산부 항로표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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