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초대석] 평창올림픽 성공하려면? "시설유산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관건"

[월요초대석] 평창올림픽 성공하려면? "시설유산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관건"

  • 기자명 박상현 기자
  • 입력 2017.12.04 09:16
  • 수정 2017.12.0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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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현 기자] 이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까지 67일이 남았다. 2개월 뒤면 대한민국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그러나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은 마냥 고운 것은 아니다.

3수 끝에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따냈기에 그만큼 열망이 뜨거울 것 같지만 올림픽 시설 투자에 너무나 많은 금액이 들어갔고 이후 시설을 운영하는데 천문학적인 금액이 더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국민들의 여론은 냉담하기만 하다. 이에 대해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이 몇몇 오해에서 비롯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한국스포츠산업협회 회장인 김도균 경희대 교수는 스포츠산업 측면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확신하는 인사 가운데 한 명이다. 체육계와 체육학계에서도 평창동계올림픽이 과연 운영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이 나뉘지만 김도균 교수는 대한민국 스포츠가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동계올림픽에 대한 걱정도 많고 열기가 뜨거워지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많아요. 그러나 저는 올림픽 개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운영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봅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도 정치적인 악재가 여럿 있었지만 올림픽 개막 한 달 전부터 분위기가 살았거든요. 평창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올림픽 이후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무엇보다도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만들어놓은 시설을 대회 이후에 어떻게 관리하고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강릉에 지어진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은 올림픽 이후 운영방안이 세워지지 않은채 탁상공론만 거듭하고 있다. 김도균 교수는 여기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할 사항이 아니며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동계올림픽 시설은 하계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유산적인 측면에서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사실이예요. 그래서 서울올림픽 때와 같은 효과를 거두긴 어렵죠. 일단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고요.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 수준을 생각했을 때 너무 큰 걱정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럽이든 북미든 어디라도 동계올림픽 시설에 대한 고민은 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대회가 끝나면 적자 운영에 대한 비판 여론은 피해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평창동계올림픽 시설을 잘 유지하고 적자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김도균 교수는 '콘텐츠'를 얘기한다.

"동계올림픽은 '스포츠카'와 같은 것입니다. 스포츠카는 일반 자동차에 비해서 유지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경제성이 떨어지죠.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사람들은 낭비라고 생각하겠죠. 그러나 잘 사는 집은 스포츠카를 하나씩은 보유합니다. 스포츠카를 가지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그리고 인생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있거든요. 동계올림픽 시설도 경제성은 떨어질 것이 분명하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이 어떻게 이를 즐길 수 있을지에 대한 콘텐츠를 내놓는다면 분명 남는 것이 있을겁니다. 앞으로 콘텐츠를 잘 만들어내고 이를 잘 홍보할 수 있는 마케팅 능력이 관건이 되겠죠."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비판 여론 가운데 적지 않은 것이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자된 것과 최순실 국정농단이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까지 2년 동안 대한민국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최순실 게이트'는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한 시선을 더욱 싸늘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동계올림픽 투자에 많은 금액이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은 철도 같은 사회간접자본이거든요. 4년 전 소치 때보다는 훨씬 적게 들어갔다고 봐야죠. 역대 대회에 비해서 상당히 절약하면서 치르는 대회라고 봐야합니다. 다만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많네요. 평창동계올림픽이 실패할 경우 최순실 게이트가 원인이라는 말이 많은데 그건 변명에 불과하다고 봐요. 이제는 동계올림픽과 최순실 이름을 연관짓는 것 자체를 안했으면 좋겠어요. 그 이름을 꺼내는 것 자체가 너무나 큰 수치죠."

최근에는 티켓 가격과 숙박 문제도 이슈로 떠올랐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관람하기 위해 강릉이나 평창에서 숙박하려면 하룻밤에 30만 원 이상 내야 한다는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숙박업협회들이 절반으로 가격을 내리겠다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지만 비싼 티켓가격과 맞물려 4인 가족이 경기 하루를 보려면 150만 원이 든다는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사실 티켓이 저렴한 것도 있어요. 2만, 3만 원 티켓도 있거든요. 물론 수준이 높고 관심이 뜨거운 경기를 보려면 비싼 가격을 줘야 하죠. 하지만 서울에서도 콘서트나 오페라 같은 문화행사를 보는데 10만, 20만 원 훌쩍 넘어가는 것도 있지 않나요. 일반 스포츠 경기에 비해 비싼 것은 맞지만 올림픽이라는 특수성을 생각한다면 티켓 가격은 비싼 수준이 아니라고 봐요. 또 숙박 문제도 있는데 아무래도 강릉이나 평창은 숙박시설이 많이 없는 곳이니 가격이 올라가지 않을 수 없죠. 대신 속초 같은 곳에는 적지 않은 숙박시설이 있거든요. KTX가 있으니 서울에서 왕복하는 것도 나쁘지 않고요. 굳이 강릉이나 평창에서 묵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바가지 요금도 근절되어야겠죠.

앞으로 문제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대한민국의 스포츠와 스포츠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느냐에 있다. 김도균 교수는 여기에 대한 대비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산 관리죠. 그동안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우리나라에서 열면서 지상목표가 좋은 성적을 거둬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얼마나 잘 운영했느냐, 그리고 어떻게 잘 운영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요즘 북한 핵문제가 이슈여서 불안감에 휩싸여있는데 대회를 잘 치르면 세계가 우리를 보는 눈이 분명 달라질겁니다. 이를 바탕으로 올림픽 시설을 활용한 관광자원을 잘 개발해야겠죠. 솔트레이크시티 같은 경우는 올림픽 시설을 4계절 테마 파크로 만드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여기에 김도균 교수는 앞으로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가 유치하고 개최하는데 있어서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분명히 한다. 대회 이후 운영이나 관리에 대한 고민이 많은만큼 앞으로는 유치 단계부터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올림픽 유치를 목표로만 세웠다면 이번 기회를 계기로 명확한 기준을 세웠으면 합니다. 큰 대회를 열면서 개최도시 수준이 어느정도 되어야 하는가, 그리고 그 지역에 어떤 유산을 남길 것인가, 지역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어떻게 남길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동안 대한민국 스포츠는 이에 대한 기준이 없었어요. 앞으로는 그 기준이 만들어지고 지역 주민, 나아가서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호응을 얻어낼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부터 해야합니다."

과연 평창동계올림픽은 '성공 대회'가 될 수 있을까. 올림픽 원래 목적에는 성공이냐 실패냐 없겠지만 정작 많은 사람들은 올림픽 개최 효과와 흑자와 적자 계산에 관심을 쏟는다. 결국 경제적인 측면에서 성공인지 실패인지를 결정짓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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