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심의 슬라이더’ 박종훈 새 어뢰 장착

‘회심의 슬라이더’ 박종훈 새 어뢰 장착

  • 기자명 김태우 기자
  • 입력 2016.04.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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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패스트볼-커브에 슬라이더로 재미
구위-안정감 향상, 마지막 관건은 볼넷

[OSEN=김태우 기자] 박종훈(25, SK)은 각 구단 전력분석팀들이 가장 까다로워 하는 투수 중 하나다. 릴리스포인트가 워낙 낮은 데다 구속도 비슷해 구종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종훈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포심과 커브만 던지는 투수였다. 적어도 전력분석팀에서 제공한 투수분석만 놓고 보면 그랬다. 하지만 박종훈은 “패스트볼 계열도 여러 가지로 던진다. 오히려 똑바로 가는 공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미소 짓는다. 올해부터는 각 구단 전력분석팀도 투심패스트볼에 대한 부분은 체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또 하나 일이 늘었다. 슬라이더 때문이다.

박종훈은 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잡으며 2실점으로 호투했다.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8개의 탈삼진은 의미가 컸다. 이날 SK와 kt의 전력분석원들은 8개의 탈삼진을 모두 커브로 분류했다. 그런데 평소 박종훈의 커브 낙폭보다는 다소 적은 공들이 눈에 띄었다. 이에 대한 물음에 박종훈은 “슬라이더였다”라고 대답했다.

박종훈의 커브는 크게 솟구친다. 이에 비해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존 낮은 쪽을 향해 비행하다가 마지막 순간 살짝 솟구쳐 존에 들어간다. 당시 kt 타자들은 이 공을 볼이라고 미리 판단했다 무더기 루킹 삼진을 당하기도 했다. 박종훈은 “8개의 탈삼진 중 5개 정도는 슬라이더였다. 슬라이더 비중을 조금 더 높였다”라면서 “아무래도 커브와 구속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다보니 구분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커브와 짝을 이루는 변화구 연마에 공을 들였던 박종훈이다. 투구 유형상 존을 찌르는 빠른 공, 그리고 우타자 바깥쪽 높은 곳으로 도망가는 커브 두 가지로도 타자를 상대할 수 있지만 또 다른 구종에 목말라 있었다. 이에 지난해에도 던졌던 슬라이더의 비중을 좀 더 늘였고, 새롭게 체인지업이나 다른 구종도 익히기 위해 겨울 동안 땀을 흘렸다.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경험(33경기 6승8패 평균자책점 5.19)을 통해 한층 성장한 박종훈이다. 마운드에서 안정감이 생겼다는 호평을 받는다. 성적을 보면 그런 점을 느낄 수 있다. 시즌 3경기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4.15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5회 이후 다소 부진한 것이 걸리기는 하지만 3경기 모두에서 5⅓이닝을 소화했고 경기당 자책점은 3점 이하였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도 2번이나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2할2푼2리다. 궤적이 독특한 박종훈의 공을 때려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이제 마지막 과제는 볼넷을 비롯한 사사구다. 박종훈은 올해 볼넷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시즌에 들어왔다. 지난해보다 영점은 많이 잡힌 상황이지만 존에서 살짝 빠지는 공이 결국 볼넷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좌타자 상대에서 몸쪽으로 붙이려고 하다보니 몸에 맞는 공도 나오는 상황. 구위는 힘이 있는 만큼 이 문제까지 해결한다면 생애 첫 10승 도전도 결코 꿈은 아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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