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 "현진이 형, 후배에게 연락 한 번 주세요"

최지만 "현진이 형, 후배에게 연락 한 번 주세요"

  • 기자명 이대호 기자
  • 입력 2015.12.2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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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대호 기자] LA 에인절스 내야수 최지만(24)이 팀을 옮겨 빅리그 데뷔 직전까지 간 소감을 전했다. 최지만은 23일 인천 나은 병원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최지만은 "짧으면 짧고, 길면 긴 6년이었다. 운좋게 기회가 돼 가게 됐다. 한국에 있어서 실감이 안 난다. 스프링캠프 가서 메이저리그 선수와 함께 있다면 더 실감이 날 것 같다. 목표는 항상 하나다. 다치지 않는 것이다. 매 타석마다 집중해서 팀에 기회를 얻는 게 목표"라고 입을 열었다.

작년 큰 부상을 당했던 최지만은 "미국에서 열심히 재활해서 완쾌됐다. 그래서 여기(나은병원)에서 재활을 하고 있다. 아직은 몸을 끌어올린 건 아니다. 한국이 추워 웨이트를 하고, 야구는 방망이만 치고 있다. 1월 빨리 미국 들어가서 몸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스위치타자로 변신을 선언한 부분은 "원래 메이저리그에는 스위치히터가 많지 않다. 스목을 보고 장난으로 쳐봤다. 그게 담장을 넘어갔다. 코치님이 '한 번 해보자'라고 하시더라. 시작한지 2개월 됐다. 만족만한 정도는 아니다. 많이 배우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룰5 드래프트에서 에인절스를 고른 이유로는 "경쟁상대는 모든 선수다. 어떤 선수가 있을지 모른다. 러브콜 온 것은 에인절스가 확실히 줬다. 돈보다 기회를 줄 오리올스로 처음 선택했는데,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에인절스를 택했다"고 밝혔다.

또한 최지만은 "난 방망이가 자신있다. 내 장점은 파워보다는 컨택이다. 확실히 난 팬이 많이 없다. 그래도 타이밍에 맞게 SNS나 문자로 응원 해주시는 팬이 있다. 그게 날 강하게 해준다"고 팬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2013년 금지약물 적발에 대해 최지만은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대신 "약물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 이미 당시에 뉴스로 다 나갔고, 변명만 되기 때문에 반복되는 이야기일 뿐"이라면서 "마이너 생활은 즐겼다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하면 추억이다. 한 번쯤은 더 겪는다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택한 이유로 최지만은 "돈 보다는 많이 배우고 싶어서였다. 가서 보니 '이런 곳에서 뛰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며 내년 빅리그 데뷔를 다짐했고, "이제까지 야구를 하며 롤모델을 삼은 선수는 없다. 선수마다 장단점이 다 있다. 그래서 '따라가야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유명한 선수만 알 뿐"이라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최지만은 연봉 65만달러에 계약을 했다. 마이너리거 치고는 높은 우선 볼티모어에 감사한다. 그리고 매번 부담을 갖는다. 그런 관심에 감사 드린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은사님 덕분이다. 초중고 감독님 모두 지금까지 연락 주시며 좋은 말씀 해주셔서 겸손을 배웠다"며 고개를 숙였다.

에인절스로 가게 된 소감으로 최지만은 "눈물이 났다. 6년이라는 시간이 머리속에 지나갔다. 얼마나 힘들었고, 아팠고, 수술했고, 또 포기를 생각했나 싶었다. 스스로에게 대견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신기한 경험도 밝혔다. 최지만은 "에인절스 발표 전 5일동안 꿈 3번을 꿨다. 볼티모어 옷을 입으려고 하니 기자들이 '입지 말라'고 하더라. 일어나자마자 '불안하다, 볼티모어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그런데 그날 밤 12시 넘어서 에이전트로부터 룰5 드래프트로 간다는 연락이 왔다. 서부지역을 원했는데, 마침 LA로 가게 돼 다행"이라고 미소지었다.

최지만과 류현진은 동산고 선후배다. 축하인사를 받았냐는 질문에 최지만은 "(추)신수 형은 전화를 했는데 아직 (류)현진이 형은 연락을 안 하더라. 이제 LA에서 만나게 됐는데, 꼭 밥 한 번 사달라"며 농담을 던졌다.

추신수 이후 마이너리그를 통해 빅리그에 올라간 한국인 선수는 맥이 끊겼다. 최지만은 "마이너에서 시작했다는 데에 자부심을 느낀다. 저나 문찬종 선수나 이야기 하는 게 '한 명이라도 올라가야 마이너 선수들이 희망을 갖고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겠나. (한국) 돌아 갈 생각들을 많이 하나보다. 누구든 한 명이라도 올라가면 '저 형이 가는데 나도 가야지'라는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운 좋게 내가 돼서 고맙다. 연말에 모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최지만은 "저도 마이너생활을 했고, 고교때는 관심들을 가져주셨다. 가장 큰 모욕감을 느낀 건 날 외면했을 때다. 그 손길 하나가 마이너 선수들에게는 감사하다. 마이너 선수들에게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동산고 출신인 최지만은 최지만은 2009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시애틀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었고, 올 시즌이 끝난 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곧바로 룰5 드래프트를 통해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었다.

최지만은 마이너리그 통산 335경기 타율 3할2리 35홈런 211타점 OPS 0.886을 기록하면서 구단에서 손꼽히는 유망주로 자리잡았지만, 시애틀에서 메이저리그 승격에는 실패했다.

마이너리그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2014년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5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었다. 소변검사에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계열인 메탄디에논(methandienone)이 검출됐다. 2015년에는 시범경기 도중 오른 종아리뼈 골절상을 당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부상으로 23경기에만 출전, 타율 2할9푼 1홈런 18타점 OPS 0.793을 올렸다.

올해를 끝으로 마이너리그 FA 자격을 얻은 최지만은 볼티모어로 팀을 옮겼지만 그 직후 룰5 드래프트로 에인절스 부름을 받았다. 룰5 드래프트는 40인 로스터 밖에 있는 선수를 5만 달러의 보상금만으로 데려갈 수 있는 제도다.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유망주를 다른 팀으로부터 데려올 수 있지만, 반드시 1년 동안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등록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때문에 최지만으로서는 2016년이 메이저리그 데뷔를 이룰 절호의 기회다. /cleanupp@osen.co.kr

[사진] 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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