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잘 차는 우등생’ 키우는 김희태축구센터

‘공 잘 차는 우등생’ 키우는 김희태축구센터

  • 기자명 서정환 기자
  • 입력 2015.12.2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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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포천, 서정환 기자] ‘축구만 잘하는 선수가 되지 말아라. 인성이 먼저 되어라!’

안정환(39)과 박지성(34)의 스승으로 유명한 김희태(62) 이사장의 가르침이다. 경기도 포천 이동면에 위치한 김희태축구센터는 한국축구 유망주 발굴의 산실이다. 2002년 처음 문을 연 김희태축구센터는 숱한 선수들을 발굴, 한국축구의 젖줄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B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승우가 바로 이곳에서 일동초등학교시절 5년 동안 가르침을 받았다. 2014년 명지대 축구학과를 개설하고 K3 의정부FC까지 창단한 김희태 이사장은 꾸준히 좋은 선수를 배출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있다. 그는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지도하며 발로 뛰고 있다. 아직도 선수들과 어울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그다.

김희태 이사장이 성적이나 기량향상보다 더 중시 여기는 것은 인성이다. 모두가 1급 프로선수가 될 수는 없다. 선수들이 프로가 되지 못하더라도 올바른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 김 이사장은 “아무리 공을 잘 차도 인성이 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런 선수는 가차 없이 센터를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태축구센터에는 중학생부터 의정부FC 성인선수까지 수 백 명의 선수들이 함께 살을 맞대고 생활한다. 온 종일 축구로 짜진 바쁜 생활이지만 선수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를 마음껏 할 수 있기 때문. 운동을 하면서 적극적인 성격을 가진 학생들은 학업성적도 우수한 편이다. 김희태축구센터에서는 선수들에게 공부를 적극 권장한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센터로 과외지도를 올 정도로 학업에 열성적이다. 공도 잘 차고 학교에서도 우등생인 선수들이 즐비하다고.

이동중학교에서 전교회장을 맡고 있다는 이수돈(15, 이동중2) 군을 만났다. 2013년에 김희태축구센터에 왔다는 그는 요즘 부쩍 기량이 좋아져 축구에 푹 빠져 있었다. 그는 “가평에 살다 축구를 하기 위해 전학을 왔다. 요즘 센터에서 전문클리닉을 받고 있다. 체계적으로 배우다보니 재미가 있으면서도 습득력이 빠르다. 축구가 느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너무 재밌다”며 웃었다.

최근 출전한 고양컵에서 이수돈 군은 5경기 3골을 넣으며 맹활약했다. 하지만 8강전서 백마중에 1-0으로 패해 우승에는 실패했다. 그는 “아쉽게 졌다. 5게임에서 3골을 넣었다. 클리닉을 받고 이제 양발로 슛을 다 찰 수 있게 됐다. 생각하고 볼을 차니 슈팅 정확도도 높아졌다”고 기뻐했다.

어린 학생선수지만 이수돈 군의 꿈은 굉장히 구체적이었다. 그는 “청소년대표도 되고 국가대표도 되고 싶다. 중동이나 중국에서 뛰다 독일에서 뛰는 것이 꿈이다. 은퇴 후에는 축구행정가나 사업가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축구선수와 행정가의 꿈 둘 다 놓칠 수 없다. 그래서 이수돈 군은 매일 새벽운동을 나가고, 밤에는 공부에 매달린다. 학업성적도 늘 최상위권이라고. 그는 “다들 11시에 자는데 난 시험기간에 밤을 새기도 한다. 좋아하는 축구를 할 수 있으니 잡생각이 없다. 매일 5시 40분부터 새벽운동도 거르지 않는다”며 활짝 웃었다.

어린 나이에 당차게 꿈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중학생임에도 듬직하게 보였다. 이수돈 군은 “좋아하는 선수는 로벤이다. 손흥민의 플레이도 좋아한다. 이영표 선수처럼 영어공부도 열심히 하고 싶다”며 축구선수와 행정가의 꿈을 모두 꾸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이수돈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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