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도 무너뜨렸다…감 잡은 두산 타선, ‘왕조 재건’ 신호탄 쏠까

‘천적’도 무너뜨렸다…감 잡은 두산 타선, ‘왕조 재건’ 신호탄 쏠까

  • 기자명 한휘 기자
  • 입력 2024.03.28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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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경기 종료 후 두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모여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경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 경기 종료 후 두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모여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지긋지긋하게 괴롭히던 ‘천적’도 무너뜨릴 정도로, 두산 베어스의 타선은 시즌 초반 맹렬히 불타오르고 있다.

두산은 27일 경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주중 원정 3연전 2번째 경기에서 11-8로 이겼다.

두산은 3회 초 안타 5개를 몰아치며 무려 6점을 뽑아 일찌감치 점수 차를 7-0으로 크게 벌렸고, 이후 7회까지 매 이닝 추가점을 만드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승기를 잡았다.

비록 불펜진이 경기 막판 흔들리며 3점 차 추격을 허용한 점은 옥에 티로 남았지만, 장단 18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화력만큼은 엄지를 추켜 올릴 만했다.

이날 두산은 리드오프 정수빈을 비롯해 양의지, 김재환, 강승호가 3안타 경기를 펼쳤고, 헨리 라모스와 양석환도 4안타 5타점을 합작했다. 하위 타선에서도 허경민과 김인태가 도합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위력을 과시했다.

특히나 이날 두산 타선의 활약이 의미 있던 점은, 그간 두산을 지독히도 괴롭히던 ‘천적’ 고영표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2023년 9월 7일 경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kt 선발 투수 고영표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2023년 9월 7일 경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kt 선발 투수 고영표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고영표는 두산을 상대로 통산 27경기(15선발) 9승 5패 평균자책점 3.26으로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특히 선발로 나선 15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했고, 지난 시즌에도 2차례 맞대결을 펼쳐 14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는 등 ‘천적’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두산 타선은 고영표를 상대로 13개의 안타를 뽑아내며 무너뜨렸고, 고영표는 4이닝 9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고영표가 한 경기 9실점을 기록한 것은 2018년 8월 7일 이후로 5년 8개월여 만이다.

비단 이 경기에 그치지 않고 두산은 시즌 초 웬만한 투수들을 상대로는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카일 하트에게 틀어막힌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을 제외하면 3경기에서 37안타 25득점을 얻어냈고, 팀OPS(0.874)는 현재 리그 1위다.

지난 시즌 타선의 중심을 잡아 준 정수빈과 양의지가 건재한 가운데, 새 외국인 타자 라모스도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있다. 여기에 강승호가 타율 0.529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고, 부진하던 김재환도 27일 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쳐냈다.

두산은 지난 시즌 팀 상승세의 발목을 잡은 타선의 무게감 부족을 해결하고자 김한수 수석코치를 타격코치로 보직 이동하는 등 여러 변화를 시도했는데, 시즌 초반에는 그 효과가 어느 정도 드러나는 모습이다.

두산 베어스 정수빈. (사진=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정수빈. (사진=두산 베어스)

물론 방심은 금물이다. 타격은 사이클을 탄다는 말이 있듯, 체력 저하 등으로 선수단의 페이스가 처지면서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하는 모습은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아울러 타선의 선전과 달리 불펜진의 불안함은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도 걱정거리다. 선발진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지난 시즌부터 이어진 불펜진의 약점이 개선되지 않으면 중요한 경기에서 발목이 잡힐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지난 시즌 아쉽다고 평가받은 타선이 초반부터 불을 뿜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 ‘왕조 재건’을 노리는 두산에게 절실했던 것이 바로 당대 리그 최고로 꼽혔던 타선의 부활인데, 그 신호탄을 쏜 셈이다.

이제 관건은 이러한 퍼포먼스를 얼마나 이어가느냐다. 기존 주축 선수들의 활약, 부진했던 선수들의 반등이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는 지금의 모습을 오랜 시간 보여준다면, 우승을 노리는 두산에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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