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현장] ‘구위 A급, 제구 S급’ NC 하트, 승리 빼고 다 얻어간 데뷔전

[데일리현장] ‘구위 A급, 제구 S급’ NC 하트, 승리 빼고 다 얻어간 데뷔전

  • 기자명 한휘 기자
  • 입력 2024.03.23 17:21
  • 수정 2024.03.2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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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NC 선발 투수 카일 하트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NC 선발 투수 카일 하트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창원=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뛰어난 구위에 훌륭한 제구까지. KBO리그 데뷔전을 개막전에서 치른 NC 다이노스 카일 하트의 첫 경기는 완벽에 가까웠다.

하트는 23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섰다.

앞선 시범경기에서 2경기 나와 1승 1패 평균자책점 5.00(9이닝 5실점)을 기록했던 하트는 삼진 13개를 따낼 정도로 좋은 구위를 선보였지만, 볼넷(4개)이 다소 많고 장타 허용이 잦아 불안감도 남겼다.

그러나 개막전의 하트는 달랐다. 시범경기에서 붙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훌륭한 투구로 이날 관중석을 가득 채운 NC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과정이 순탄친 않았다. 1회는 잘 마무리했으나 2회 들어 다소 불운하게 안타 2개를 내주더니, 박준영에게 홈런이 될 뻔한 좌중간 3루타를 맞고 두 점을 내줬다. 데뷔전 두 이닝 만에 내준 KBO리그 첫 실점이었다.

1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NC 선발 투수 카일 하트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NC 선발 투수 카일 하트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수비 덕을 보며 3회 초를 삼자범퇴로 정리한 하트는 5회까지 연속 삼자범퇴 행진을 이어갔고, 6회 초 2사 후 양의지에게 안타를 맞기 전까지 12타자를 연속으로 잡아냈다.

7회 초 1사 후 강승호에게 2루타를 맞으며 다시금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허경민과 박준영을 범타로 돌려세우며 7회도 실점 없이 마쳤다. 8회부터 임정호에게 마운드를 넘긴 하트는 이렇게 KBO리그 데뷔전을 마무리했다.

이날 하트의 기록은 7이닝 91구 5피안타 5탈삼진 2실점. 2회의 불안한 모습을 제외하면 시종일관 안정적인 모습으로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최고 시속 147km의 포심 패스트볼과 함께 투심, 커터,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졌는데 비록 3종의 패스트볼에서 장타 2개를 포함해 5안타를 내주는 등 약점도 없진 않았지만, 대개 안정적인 결과물을 냈다.

특히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은 헛스윙 4번, 삼진 2개, 범타 6개를 유도하며 두산 타선의 타이밍을 제대로 빼앗았다. 이날 하트가 결정구로 쓴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결과물은 8타수 무안타였다.

1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맞대결에 등판한 NC 카일 하트. (사진=NC 다이노스)
1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맞대결에 등판한 NC 카일 하트. (사진=NC 다이노스)

더 고무적인 건 제구였다. 하트는 이날 던진 91개의 공 가운데 ⅔ 이상이 스트라이크일 정도로 제구가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우타자 몸쪽을 찌르는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여러차례 잡아내는 등, ‘칼제구’를 보여주며 사사구도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여기에 더그아웃에서 투구 내용과 결과 등에 관한 내용을 노트에 꼼꼼히 적어서 정리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는 등, 한 번의 등판을 향한 철저한 준비성은 NC 팬들을 미소짓게 했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이렇게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하며 호투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날 NC 타선은 상대 선발 투수 라울 알칸타라에게 6회까지 단 2개의 안타만 얻어내며 꽁꽁 묶였다. 그나마 7회 말에 김택연을 공략해 동점까진 만들었지만, 역전에는 실패하며 하트에게 데뷔전 승리를 안겨주진 못했다.

1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NC 선발 투수 카일 하트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NC 선발 투수 카일 하트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승리만 빼면 거의 모든 점이 완벽했다고 해도 좋을 만큼 하트의 데뷔전은 인상적이었다. 충분히 A급으로 부를 만한 구위는 물론이고, 코너웍이 제대로 된 ‘S급 제구’는 특히 빛났다.

경기 후 하트는 “홈 개막전 첫 경기를 매진으로 채워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팬들의 에너지를 많이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던지는 날 팬들이 자주 매진 경기를 만들어 주시면 좋겠다”라며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상대 타선이 너무 좋아서 찬스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결과가 좋았지만 보완해야 할 점도 확인했다. 계속 준비를 잘해서 좋은 선수들과 좋은 시즌 보내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NC는 지난해 KBO리그 MVP를 따낸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를 미국으로 돌려보내며 새 외국인 투수 2명을 데려왔다. 그 가운데 하나인 하트가 이런 퍼포먼스를 이어간다면, 페디를 향한 NC 팬들의 그리움도 조금은 무뎌질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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