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홍원기 감독이 꺼낸 ‘필승조상우’ 카드…‘전력 약화’ 키움에 묘안 될까

키움 홍원기 감독이 꺼낸 ‘필승조상우’ 카드…‘전력 약화’ 키움에 묘안 될까

  • 기자명 한휘 기자
  • 입력 2024.03.0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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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2024시즌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조상우. (사진=키움 히어로즈)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2024시즌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조상우. (사진=키움 히어로즈)

[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이 꺼낸 ‘필승조상우’ 카드가 전력이 약화된 키움에 새로운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키움 선수단은 6일 미국 애리조나와 대만 가오슝에서 진행했던 스프링캠프를 모두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난 홍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에 구상한 투수 운용 방식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런데 그 가운데 눈에 띄는 내용이 하나 있었다. 조상우의 보직이었다.

지난해 12월 23일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한 조상우는 곧바로 키움의 차기 마무리 투수로 꼽혔다.

키움은 지난 시즌 마무리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임창민이 FA 자격을 얻어 삼성 라이온즈로 떠났고, 김재웅은 큰 변수가 없다면 6월 중으로 상무 야구단으로 떠난다. 필승조들이 하나둘 이탈한 만큼, 비게 된 마무리 자리에 조상우가 안착할 것은 그 누구도 의심치 않았다.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그러나 홍 감독의 판단은 달랐다. 조상우를 필승조 중간 계투로 기용하겠다는 것이다.

홍 감독은 “2022년에는 7~9회에 뒤집힌 경기가 별로 없었고 지난해에는 경기 후반에 뒤집힌 경기가 많았다. 그래서 우리는 올해 9회보다 8회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려고 한다”라며 “조상우는 제일 중요한 이닝에 나가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홍 감독의 판단이 아주 놀라운 것은 아니다. 이미 메이저리그(MLB)에서는 2010년대 이후 세이버메트릭스 지표의 발달과 함께 최고의 불펜 투수를 굳이 마무리 투수로 고정해서 기용하는 것보다 중요한 시점에 유연하게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크게 늘었다.

심지어 키움과 조상우 본인조차도 이러한 기용으로 재미를 본 사례가 있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던 2019시즌 키움은 6월 초 마무리 조상우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임시 마무리 오주원이 기대 이상의 좋은 활약을 보이자, 7월 중순 돌아온 조상우를 필승조로 돌렸다.

키움 히어로즈 조상우. (사진=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 조상우. (사진=연합뉴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조상우는 마무리로 25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60에 피OPS 0.665를 기록했는데, 필승조 전환 후 22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61, 피OPS 0.540으로 훨씬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팀도 조상우가 마무리로 뛰던 6월 8일까진 35승 31패로 5할 승률을 살짝 웃도는 데 그쳤지만, 조상우가 복귀한 7월 16일 이후로 30승 1무 18패로 선전하며 시즌 최종 승률 0.601(86승 1무 57패)에 안착하고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준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꺾은 키움은 플레이오프에서 2위 SK 와이번스(現 SSG 랜더스)를 ‘스윕’하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섰다. 비록 한국시리즈에서 오주원이 공략당해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충분히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물론 올해도 5년 전의 좋은 기억을 그대로 반복하리란 보장은 없다. 무엇보다도 당시 풍족했던 키움 불펜진과 달리, 현재 키움 불펜진은 상황이 많이 좋지 않다.

2019년 키움은 조상우와 오주원 외에도 리그 정상급 셋업맨이던 김상수와 한현희(이상 現 롯데 자이언츠)가 건재했고, 윤영삼과 김성민, 양현(現 삼성 라이온즈) 등 추격조 투수들도 선전했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 한현희. (사진=키움히어로즈)
키움 히어로즈 시절 한현희. (사진=키움히어로즈)

그러나 올해 키움은 조상우 외에는 확실히 믿고 맡길 수 있는 구원 투수가 없다. 그나마 가장 믿음직한 김재웅은 6월에 전력에서 이탈한다.

이렇게 되면 조상우에게 모든 부담이 쏠리면서 자칫 조상우가 과하게 등판할 수도 있다는 점도 문제다. 안 그래도 키움 팬들은 연이은 혹사 피해로 고생한 조상우의 경력을 알고 있는 만큼, 혹사 문제에 더더욱 예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홍 감독의 ‘필승조상우’ 카드가 성공하려면 조상우 외에 다른 구원 투수들의 분발도 절실하다. 특히나 조상우를 대신해 9회를 맡을 마무리 투수 발굴도 시급하다.

지난 시즌 미진한 활약을 보인 원종현을 비롯한 베테랑 구원 투수들의 반등, 김성진을 비롯해 가능성을 보여준 젊은 투수진의 성장 등 지난 시즌에 비해 확실히 ‘플러스’가 되는 요소를 찾아야만 한다.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이탈로 전력이 약화된 키움 히어로즈. 홍 감독의 ‘필승조상우’ 카드가 묘안이 되기 위해서는 오히려 조상우가 아닌 다른 투수들의 각성이 ‘키’가 될 것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2024시즌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조상우. (사진=키움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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