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네 가지 자질

스포츠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네 가지 자질

  • 기자명 김응철 교수
  • 입력 2024.02.2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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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시안컵에 출전한 선수들이 유감스러운 일을 벌여 많은 국민들의 걱정과 분노를 유발시켰다. 일의 선후나 잘잘못을 떠나서 스포츠 선수들은 자신을 절제하여 분노나 격정을 순화시키고 운동에 집중하는 자질과 태도를 지녀야 마땅하다. 그렇지만 젊은 혈기를 지닌 청년들이 격렬한 운동을 하면서 평정심을 유지하고 자신의 에너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선수들을 육성하는 지도자가 있고, 선수들의 실력은 물론이고 인성과 윤리, 감정조절과 체력 등을 관리하는 감독과 다양한 코치들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필요성 때문에 스포츠 분야별로 다양한 코칭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선수들 중에서도 전문성을 갖춘 코치들이 배출되었으며 세계 각국의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양궁, 쇼트트랙, 축구, 태권도 등을 비롯하여 여러 분야에서 우리나라 출신 감독과 코치들이 해외 진출이 비교적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외국인들도 우리나라의 여러 스포츠 분야에 들어와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전수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스포츠 진흥을 위해 엘리트 체육을 집중 육성하였으나 점차 일반인들이 즐기는 생활체육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스포츠 지도자들이 필요해졌지만 체계적인 지도자 양성 과정이 만들어진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그렇다 보니 스포츠 지도자들이 갖추어야 할 자질과 역량, 역할 등에 대한 연구는 주로 기술 분야 등에 치우치는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스포츠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은 관점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제시될 수 있으나 이를 종합해 보면 네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스포츠 지도자의 네 가지 자질은 해당 분야의 전문적 역량, 지도자로서의 자각, 선수들을 이익 되게 하는 지혜, 그리고 스포츠 현장에서 발휘할 수 있는 실천력 등이다.

첫째, 스포츠 지도자는 자신이 지도하는 분야에서 지식과 기술, 그리고 실력을 포함하여 최고의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스포츠 지도자가 해당 분야에서 반드시 최고의 선수로써 경험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지도하는 선수들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전문적 역량은 반드시 갖출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전문적 역량을 갖춘 지도자는 자신 보다 더 뛰어난 선수들을 발굴하고 성장시키는데 일조함으로서 청출어람의 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둘째, 스포츠 지도자는 자신이 선수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자각(自覺)이 필요하다. 그런 자각이 없는 지도자는 선수들을 이끌어줄 만한 올바른 자질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파벌을 만들거나 승부를 조작하고, 부정부패에 휘말리고 각종 추문을 일으키는 지도자들은 자신의 위치, 행위, 영향력 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잘못된 일에 가담하게 된다. 잘못된 행동을 막기 위한 제도나 규칙 등도 당연히 갖추어져야 하지만 동시에 스포츠 지도자 개개인의 지도자로서의 자각도 필요하다. 세계적인 선수들 뒤에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자각하고 헌신하는 지도자들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셋째, 스포츠 지도자는 지혜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여기서 지혜란 선수들을 이익되게 하고, 그들의 실력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과 그들의 경기를 보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능력을 말한다. 스포츠 지도자들도 각자의 역량에 부합하는 적절한 보수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지도자의 지혜는 금전적 가치로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선수와 많은 사람들을 이익되게 하고, 향상의 길로 인도하고 행복한 마음을 갖게 한다.

넷째, 스포츠 지도자는 현장에서 선수들이 최고의 실력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실천력이 있어야 한다. 선수들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상황과 환경을 고려하여 전략과 전술을 수립하고, 그것을 선수들이 수용하여 실전에 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지도자의 실천력이다. 스포츠 지도자는 경기 현장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실천적 지도자여야 한다.

스포츠 지도력은 감독이나 코치 등 개인에 의해서만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대한체육회를 비롯하여 각종 분야의 협회, 단체, 팀 등을 중심으로 한 조직적인 지도력이 체계적으로 형성되어 있을 때 산하의 감독과 코치들의 지도력이 발휘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훌륭한 선수들이 발굴되고 성장하며, 그들 중에서 또 다른 지도자들이 배출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아시안컵에 참여한 대한축구협회는 2011년부터 승부조작, 금전비리, 폭력과 폭언, 실기테스트 부정행위, 부정선수 출전 등 각종 추문에 휩싸였었다. 여기에 근절되지 않는 파벌싸움 등이 겹치면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다수 배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유능한 선수들을 발굴하고 훌륭한 선수로 육성하는 지도자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스포츠 분야가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생활체육이 활성화되면서 여러 분야에서 관중이 늘어나고 선수들의 연봉도 증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적절한 대우도 받지 못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대다수의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소수의 뛰어난 선수들이 고액의 연봉을 받을 수 있고,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이 나오는 것임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스포츠는 모두에게 건강한 육체와 건전한 정신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원천이다. 이러한 정신을 선수들에게 투영하고 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스포츠 지도자들이다. 스포츠 지도자들은 최고의 전문성, 확고한 자각, 서로를 행복하게 하는 지혜, 그리고 현장에서 발휘되는 실천력이 결합할 때 최상의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스포츠 지도자와 선수들이 좌고우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여 경기에 열중하고, 그런 경기를 보면서 열렬한 환호를 보내는 관중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김응철(중앙승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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